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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대추구의 삼각편대 투기는 전염된다

Sep 26, 2020 ·5분 ·admin · 6,047

지대추구의 삼각편대
투기는 전염된다
사회의 혁신과 변화에 가장 큰 암적 요소는 지대추구(rent seeking)을 통해서 생존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지대추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사회는 급속하게 노령화되어 쇠퇴하는 숙명의 길을 가게된다.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으로 고통의 길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도 지대추구를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대추구를 이해하려면 요즈음 조물주 위에 거주한다고 알려진 인물인 건물주를 생각하면 쉬울 것 같다. 건물주는 말그대로 건물을 담보로 임대업(rent)를 해가며 안정적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건물주가 땀을 흘려가며 일하는 모습은 건물주를 모독하는 것이다. 건물주를 선호하는 이유는 굳이 자신의 땀을 흘리는 수고를 들이지 않고 안정적 수입을 확보해서 노후까지 보내겠다는 뜻이다. 땀의 가치보다는 땀자체가 필요없는 극도의 안정을 추구하는 삶을 살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부동산에 대한 지금의 열병은 이런 건물주가 되려는 전국민적 로망이 아파트 쪽으로 전염된 경우다.
우리나라에서 rent seeking 번역을 <임대추구>가 아닌 <지대추구>로 한 이유는 우리나라에서는 소작농들에게 지대를 받아서 생활하던 지주와 맥락이 더 맞아서 그렇게 한 것으로 보인다. 요즈음은 지주행세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없다. 건물주는 근대시대의 지주가 21세기 디지털 초연결시대에 다시 부활한 것이다.
건물주들에 대한 로망이 아파트 투기로 전이되어 불을 붙인 것으로 문제가 끝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지대(임대료)를 추구해서 먹고 살겠다는 건물주나 아파트 투기꾼들을 넘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전문적 자격을 기반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도 전염시키고 있다.
겉으로는 가치추구를 주장하면서 속으로는 지대추구에 몰입하는 대표적 세 가지 직업은 공무원, 법조 법률가들, 성공한 기업가들이다. 코로나로 전국민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요즈음 의료파업의 목소리를 높히는 의사들도 이 삼각편대에 가세하는 형국이다. 이들은 공공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전문적 자격증을 자신이 투기한 부동산이라고 생각하고 사적이익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서 사용한다. 이들은 자신이 투자해서 얻어낸 자격증이나 학위증에 담긴 기득권을 어떤 방식으로든 자식들에게까지 전수해서 자식들도 건물주 마인드를 전염시키고 있다. 지대추구는 나라를 공멸로 이끄는 코로나보다 무서운 감염병이다.
요즈음 젊은이들 사이에 공무원 광풍이 불고 있는데 선호하는 이유가 국민들의 세금을 지대로 생각해가며 정년 때까지 안정적으로 지대를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공무원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고 가치추구에 매진하는 공무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지대추구라는 공무원의 지배적 정서를 모르고 바위에 가치의 계란을 던지는 사람으로 전락한다. 몇번 던져보다 상대가 자신이 깰 수 없는 바위라는 것을 알고 계란던지는 일을 포기하고 자신도 바위가 되기로 결정한다. 이들은 법과 규제를 적용하고 운영하는 기술을 습득해서 월급을 받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혁신이나 변화를 극도로 싫어한다. 자신이 습득했던 운영과 규제에 대한 지식을 여기에 맞춰 업그레이드하는데 다시 땀을 흘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가치를 추구하는 국민들을 성공적으로 자신들의 규제의 박스안에 넣어놓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관리할 수 있어야 안정적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경제학자 Murphy는 자신의 논문에서 논문에서 공대생보다 법대생이 많은 나라는 급속하게 보수화 되고 노령화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부는 아니지만 법조인을 열망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은 가치추구가 아니라 지대추구 정신으로 무장한다. 또한 이들은 사람들을 성공적으로 법에 가두어놓을 수 있는 규제박스자체를 만들고 이를 적용하는 것을 가르치는 직업이다. 법조비리를 분석해보면 이들은 항상 과거의 잘못된 사건이라하더라도 질서가 바뀌지 않는 쪽을 옹호하다가 문제가 불거진 것들이다. 이들은 법율가인 국회와 결탁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는 법을 만들고 이를 운영하는 첨병이 된다. 이들은 여의치 않으면 자신이 직접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던 공직에 임명되던지의 방법으로 영향력을 동원해 법으로 통치되는 이상세계를 꿈꾼다. 이들이 자신의 지대추구를 위해서 사용해온 가장 강력한 무기는 전관예우다.
마지막 세력이 청년기업가 마인드를 잃어버린 성공한 기업가들이다. 청년기에는 기업의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 땀을 흘리고 고군분투했지만 일단 성공한 기업가가 되면 자신이 일궈온 사업을 건물처럼 생각해가면서 여기서 지대(배당)를 받아 안정적으로 살고 싶어한다. 이들은 청년기업가들이 만든 회사를 빼앗기도 하고 중소기업의 아이디어를 취해서 자신들이 특허를 내기도하고 하청업체를 쥐어짜서 지대를 올리기도 한다. 이들은 법과 규제의 도움을 받아서 자신의 사업영역으로 새로운 세력이 들어올 수 있는 진입잡벽을 높이는 법을 만드는 로비에 목숨을 건다. 이들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영역에서는 규제 혁파를 외치지만 진입장벽을 높히는 일에도 가장 큰 로비세력이다. 가치창출이라는 목적을 잃은 기업가는 알고보면 사회의 가장 큰 적폐세력이 될 수도 있다.
차에다 비유하면 법률가들과, 법을 입법하는 국회의원들이 정치가들과 결탁해 운전대로 방향을 잡고 있는 형국이고, 기업가들이 차의 기름값을 대거나 엔진을 책임져가며 차가 움직이게 만들고, 마지막으로 공무원들이 이 차를 뒤어서 밀어주거나 바퀴역할을 수행하는 꼴이다. 이 차는 기득권을 내세워 지대추구만으로 먹고 살 수 있는 규제의 왕국으로 내닫는 형국이다. 공무원들은 정년 후 낙하산을 타고 기업으로 들어가거나 정치가로 변신을 시도하고, 법관이나 검사들도 정치가로 변신하거나 기업의 법률자문역으로 자리를 바꿔가며 충실하게 자신들이 만든 규제의 세상을 만든다. 지대추구의 삼각편대 법조인, 공무원, 기업인의 연대가 깨지지 않는다면 우리나라는 규제천국의 오명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이미 우리나라는 규제천국의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는지도 모른다. 국민들은 공무원들만 바뀌면 규제가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큰 오해다. 강력한 삼각편대를 보지 못한 것이다.
이들이 꿈꾸는 세상은 아마도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일 것이다. 소설에서 오웰은 몇 명의 빅 브라더스가 지배하는 전체주의가 극도화된 미래사회를 상정하고 있다. 여기서 빅 브라더스들은 기록을 조작하고, 개인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며, 언어와 사고를 통제하여 영구적인 집권을 기획한다.
국민들의 대다수가 목적과 가치추구라는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하여 이들 빅 브라더스에 대항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는 이들에 의해 장악되어 규제공화국이라는 신전체주의의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될 것이다. 이들은 나라전체를 급격하게 노령화 시킬 것이다. 나라에 가치가 창출되지 못한다면 나라전체가 무너질 수 있고 그런 파국이 온다면 이들이 가져갈 수 있는 지대도 없어진다는 것을 이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급선무이다.
이들이 의사, 변호사, 판사, 공무원 등이 전문가로 인정받은 것은 이 전문성이 가지는 공공적 가치에 근거한 것이다. 처음 직업을 시작할 때는 이 공공적 가치를 지키겠다고 선서도 할 것이다. 이들이 선서할 때의 초심을 회복할 수 있었으면 한다. 또한 이들의 공공성을 배반하고 이것을 자신의 사적 기득권으로 삼아 지대추구 노력을 보일 때는 국민들이 나서서 준엄하게 경고하는 모습이 우리 사회를 시민사회로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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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