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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릴 것과 줄일 것

Oct 27, 2020 ·3분 ·admin · 2,999
사회적 거리 늘리기는 잠재적 재앙의 원천
늘려야 할 것과 좁혀야 할 것
추석기간 감염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자 정부가 주도하는 거리두기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이런 압력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지금의 2단계를 소폭조정할 것을 고민하고 있는듯하다. 일전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국감 답변을 통해 “방역체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추진할 시기”라고 말했다.
이번 방역에 대한 근본적 변화를 추진하는 데 있어서 문제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의에서 시작할 수 있었으면 한다. 제대로 된 문제해결은 상황에 대한 제대로된 정의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가 정확하게 정의되고 규정되지 못하면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문제를 덮는 것을 해결책으로 생각하는 우를 범한다.
먼저 정부당국이 사용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용어는 문제의 본질을 근본적으로 왜곡하는 잘못된 상황정의를 만들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물리적 거리두기이지 사회적 연대감을 줄이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아니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의 본질은 물리적 거리두기와 사회적 거리좁히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어야 한다. 방역에 대해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끼는 것도 따지고 보면 물리적 거리두기를 사회적 거리두기로 잘못 상황정의해서 잘못된 용어를 전파한 정책당국의 책임이 크다. 지금이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용어가 가진 잘못된 상황정의의 문제를 솔찍하게 시인하고 이를 시정해야 한다.
물리적 거리가 멀어지고 지속될수록 사회가 제대로 작동하고 기능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거리를 좁히는 새로운 방안을 만들어 사회의 유대감을 창출해낼 수 있어야 한다. 유대감이 사라진 사회는 윤활류가 없이 달리는 자동차이다. 윤활류없어도 자동차가 얼마간은 가겠지만 상태가 지속된다면 차자체가 망가지는 파국을 초래한다. 대한민국이라는 사회가 무너진다면 물리적 거리두기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또한 정부당국이 정책적으로 고민하는 바를 보면 물리적 거리두기와 사회적 거리좁히기라는 두 문제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처럼 접근하는데 이런 접근법은 잘못된 정책으로 종결된다. 개념을 현실으로 오해하는 과정에서 생긴 정책적 오류이다.
사람들은 논리의 세계와 실제의 세계를 혼동하는 과정에서 실제에서도 이것 아니면 저것이 맞는다는 이원론적 입장을 견지한다. 이원론은 논리의 세계의 도구인 반면 실제 세계에서는 논리적으로 이율배반적인 것이 결합할 때만 새로운 가치가 창출된다. 동양에서의 음과 양이 서로 결합하여 조화와 질서를 창출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서양에서는 변증법적으로 정반합의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질서가 창출되는 과정도 이 같은 원리를 담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물리적 거리두기와 사회적 거리좁히기 중 하나를 택하여 올인하는 것이 아니라 이 둘을 결합하는 양자택일의 천재성 (genius of both)이 필요한 시점이다. Fitzgerald도 지적하고 있듯이 “인간으로 최고의 지능수준을 보이는 것은 반대되는 두 극단의 생각을 마음속에 담고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해 나가는 것이다.”
지금처럼 코로나의 문제를 보건복지부만의 문제로 생각하는 차원을 넘어서 다른 정부부처와 협업해서 물리적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유대감을 증진시킬 수 있는 해결책을 도출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물리적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힘은 사회적 거리좁히기를 통해 사람들이 유대감의 잔고를 유지할 수 있을 때이다. 물리적 거리두기와 사회적 거리좁히기는 하나를 선택해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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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