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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이란 무엇인가?
비전이란 무엇인가?
비전에 대한 오해
많은 사람들이 비전은 미래의 큰 목표에다가 멋진 옷을 입혀 놓은 것으로 생각한다. 성장동력이 충분한 호경기의 경제 상황에서는 실제 목표를 정하고 구성원이 모두 일사불란하게 뛸 수는 환경만 조성하면 이런 비전이 실제로 달성되는 희열을 느낄 수 있었다. 신자유주의 시대 이야기다.
지금처럼 성장의 동력이 무너져 경기 침체가 삶의 본질이 되어 버린 L자 불경기 시대에 리더가 더 담대한 목표을 설정하고 구성원들을 일사분란하게 뛰도록 독려한다면 이 리더는 갑질하는 리더로 파국을 맞는다. 지금과 같은 시대에 자신의 생존만을 위해 큰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희생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경제는 지속되는 L자 불경기가 한 축을 차지하고 있지만 다른 한 축을 차지하는 것은 생성 AI, 로봇, 다양한 어내리틱스 등 디지털 혁명이 추동하는 변화다. 이런 디지털 혁명이 가속시키는 변화를 일반 사람들은 따라 잡기 힘들다. L자 경기로 장기적으로 경기에 대한 희망도 보이지 않고 다른 한편으로는 디지털 혁명이 가속화되어 변화도 따라 잡을 수 없는 진퇴양란이다. L자 경기와 디지털 혁명이 만들어낸 진퇴양란이 우리를 블랙홀로 끌어내리는 세상이 <초뷰카(Hyper VUCA)> 이다.
초뷰카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사막 여행과 비슷하다. 사막에서 하룻밤만 지내고 나면 사막을 여행하기 위해 가지고 갔던 지도와 모든 준비물이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밤이 되면 모래바람이 불어와 사막의 지형을 바꾸어 놓기 때문에 공들여 그렸던 지도가 무용지물이 된다. 지도가 없으니 모두가 맨붕에 빠진다. 동원했던 자원도 바람에 날라가 버리고 생존을 위해 허둥지둥하는 통에 고갈되었다. 한 마디로 사막에서 길을 잃었다. 출구가 안 보이는 아포리아와 막상 출구를 찾아 길을 떠났지만 길을 찾을 수는 없는 디아스포라가 겹쳐서 나타난 국면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초뷰카시대라는 뉴노멀이다.
초뷰카 세상의 본질은 <길 잃음>이다. 모두가 길을 잃었음에도 자신만은 길을 잃지 않았다고 주장해가며 숨기고 살 뿐이지 길잃은 삶에 대한 불안은 초뷰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 기업, 리더의 현실이다. 길잃은 상황에서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길을 찾지 못한 사람이 느끼는 상태가 아노미(Anomie)다. 아노미에 시달리면 결국 사는 것이 모두 부질없다는 것을 깨닫고 삶을 줄을 놓는다. 아노미 자살이다. 아노미 자살은 삶의 근력이 떨어진 노인들이나 청소년들을 제일 먼저 강타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예외는 없다. 근력과 힘이 있는 사람들에게 좀 늦게 찾아올 뿐이다.
길잃은 아노미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누구인 지를 물어보면 답하지 못한다. 아무리 눈이 2.0.의 시력을 자랑해도 자신이 누군지를 모른다면 진정한 의미의 비전을 상실한 것이다. 아노미는 삶의 진정한 비전을 상실한 상태이다.
초뷰카 시대를 살아내기 위해 리더는 어떻게 제대로 된 비전을 회복할 수 있는지를 규명하는 <초뷰카시대 비전이란 무엇인가? : 비전의 회복>이라는 책을 시작했다.
비전은 큰 목표에다 멋진 옷을 입혀놓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세상을 보는 정신모형에 대한 지도를 마련하고 이 지도에 대한 믿음의 눈으로 못보던 세상을 보는 것을 뜻한다. 최근 뇌과학에서는 이런 정신모형에 대한 믿음을 훈련된 직관(Disciplined Intuition)이라고 부른다.
직관(Intuition)이란 어떤 것을 보고 의사결정을 내렸는데 마음 한 구석으로 찜찜함을 직감하고 이 찜찜함을 해결해줄 수 있는 보이지 않던 요소를 포함시켜 온전하게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찜찜함에 대한 직감은 못보던 것이 미치는 힘이다. 훈련된 직관이란 이런 못 보던 것에 대한 직감과 기존에 보이는 것을 서로 통합해 연결된 전체라는 실체를 찾아내는 통찰의 눈이다.
이런 리더의 훈련된 직관을 통해 만들어낸 통찰의 안경이 정신모형이다. 제대로 된 정신모형과 이 정신모형에 대한 믿음의 지도를 만들면 누구나 훈련된 직관을 체험한다. 우리가 비전을 상실했다는 것은 생존에 급급해 보이는 것만 보게 되고 결국 눈에 안 보이는 것들에 대한 직관(直關)을 상실했다는 뜻이다. 직관이란 감각, 경험, 연상, 추리, 판단 따위의 사유 작용을 거치지 않고 대상을 직접 볼 수 있는 눈을 의미하지만 이런 직관은 통합된 정신모형 없이는 가능한 영역은 아니다.
훈련된 직관은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고 결론을 내리는 상황을 극복해 각자의 통찰을 협업해 코끼리 전체를 볼 수 있는 개안된 안경을 제공한다.
정신모형으로 훈련된 직관을 체험하는 리더는 자신의 경계를 넘어서 볼 수 있는 외적 통찰(Outsight), 자신의 내면을 더 깊게 볼 수 있는 내적통찰(Insight), 미래를 미리 볼 수 있는 선견지명(Foresight), 과거를 깨닫는 경험인 후견지명(Hindsight)이 모두 정신모형에 의해 매개된 경험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훈련된 직관이 가능한 정신모형으로 무장한 리더는 마치 코끼리 전체를 보기 위해 네 명의 통찰력이 뛰어난 장님을 협업의 파트너로 거느리고 있는 형국이다. 각자의 장님은 코끼리를 놓고 내적통찰, 외적통찰, 선견지명, 후견지명의 지팡이로 견해를 내리지만 직관을 훈련시키는 운동장인 정신모형은 이들을 통합해서 온전한 코끼리를 볼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한다.
최근에 발전된 뇌과학에서도 비전을 훈련된 직관으로 정의하고 연구한다. 이런 직관은 리더 스스로가 정신모형을 통해 설계하고 훈련할 수 있다는 것이 책의 요지다. 훈련은 각자의 통찰에 내재하는 끊어진 피드백 고리를 연결하고 더 나아가 통찰과 통찰 사이의 피드백 고리를 연결하는 근력에 집중된다. 내적통찰은 내면의 성찰적 자아를 만들어내기 위해 안으로 깊이 뛰기하는 자아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다. 외적통찰은 밖으로 멀리 뛰기하는 자아훈련을 통해 만들어진다. 선견지명은 미래를 현재로 가져와서 현재를 통해 실험하는 훈련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후견지명은 과거의 단서를 이용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길을 업데이트하는 훈련이 핵심이다. 이런 훈련으로 현재에 임재한 자아를 통해 미래와 현재가 연결되고 밖으로 멀리 뛰는 자아와 안으로 깊이 뛰는 자아가 더 긴장감이 있는 피드백 루프를 연결하면 가장 높은 수준의 훈련된 직관의 눈 즉 비전을 경험한다.
각자의 피드백 고리를 복원하는데 훈련된 직관이 사용하는 두 도구가 목적과 긍휼이다. 목적은 이 일을 하는 이유를 구성하는 북극성이고 긍휼은 이 북극성을 찾아 나선 나침반이다. 피드백 고리를 복원하지 않을 때 생기는 아픔에 대한 직시와 사랑이 긍휼이고 이 긍휼에 대한 긍극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목적이다. 내적통찰은 내면적 자신과의 피드백 고리가 끊어진 아픔을 긍휼로 감싸고 목적에 맞게 복원하는 일이다. 외적통찰은 자신과 연결된 타자의 아픔을 받아들여 목적에 맞게 복원하는 일이다. 후견지명은 과거의 토굴에 갇혀 현재와의 피드백이 끊어진 아픔을 직시하고 목적에 맞춰 복원한다. 선견지명은 미래에 취해 현재와의 피드백 고리가 끊어져 점점 사막화 되어가는 아픔을 직시해 목적의 진북에 맞춰 달아난 미래를 복원하는 작업이다. 이런 피드백을 복원함을 통해 중심자아(Self)는 외적경계, 내적경계, 미래경계, 과거경계를 확장한다. 중심자아의 경계는 지속적으로 확장되지만 현재를 살고 있는 중심 자아와의 피드백을 통한 긴장관계는 유지된다. 현재를 살고 있는 자아를 중심으로 내면, 외면, 과거, 미래와의 피드백 고리가 살아 있는 긴장이 보이지 않던 세상을 더 멀리, 더 깊이 보게 하는 훈련된 직관(비전)을 만들어내는 창조적 에너지다.
초뷰카 시대에는 자신의 눈으로 경험한 편협된 세상을 세상의 모든 것이라고 주장해가며 요한계시록을 따르는 잘못된 선지자들이 판을 친다. 진정한 비전인 훈련된 직관의 눈 없이 이런 리더를 따르는 추종자는 장님이 되어 싱크홀에 빠진다. 훈련된 직관의 눈을 갖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이런 요한계시록을 따르면 싱크홀은 블랙홀로 전환된다. 세상의 종말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긍휼의 나침반도 없고 진북(True Purpose)도 잃은 오로지 과거의 영광에 빠진 권력자들이 파놓은 싱크홀이 블랙홀로 전환되고 있는 형국이다. 나름의 통찰과 비전을 가진 사람들이 결사적으로 버티고 있지만 이들도 제대로 훈련된 온전한 비전을 가진 것은 아니어서 위태롭기 짝이 없다.
조만간에 완성될 책 <비전이란 무엇인가>를 많이 응원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