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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덕 할머니가 가르쳐 준 진성 리더십 김만덕 포럼 단상
만덕 할머니가 가르쳐 준 진성 리더십
김만덕 포럼 단상
만덕 할머니(金萬德, 1739년~1812년)는 조선 후기 거상(巨商)이자 우리 조상 중 최초의 여성 사업가다. 한국이 낳은 최초의 기업인다운 기업인으로 불릴 수 있는 인물이다. 제주도 출신으로,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생계 때문에 기녀(妓女)의 양녀 등록되어 기녀가 되었으나, 자신의 의지로 천출 신분을 극복하고 장사를 시작해 제주 최고의 부자가 되었다. 1795년(정조 19) 제주도에 대기근이 발생하여 많은 백성이 굶주리게 되자, 만덕 할머니는 자신의 전 재산을 기부하여 육지에서 쌀(진휼미)을 사서 제주도 백성들을 구제했다. 정조는 선행을 기려 내의원 의녀반수 벼슬을 내리고, 당시 제주 여성에게는 금지되었던 육지 여행(출륙)을 허락하여 소원이었던 금강산 유람을 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본인 발표문에는 만덕 할머니가 조선시대 어떻게 기업가 정신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를 현대적 #플랫폼_리더십 의 관점에서 설명했다. 김만덕은 객주를 플랫폼 운동장 (숙박업, 은행업, 창고업, 요식업, 유통업 등의 모쥴로 조합)으로 설계하고 운영해 플랫폼 거래의 핵심인 다면거래를 성사시켰다. 이런 다면 시장 기반의 플랫폼 거래에 제주민 뿐 아니라 육지의 상인들도 참여 시켜 네트워크 효과로 부를 일구었다.
공동체를 구하는 일에 리더십을 인정 받은 여성들에게는 여성이라는 사족이 붙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만덕 할머니는 우리의 유관순 할머니 훨씬 이전에 여성 리더십에 여성자를 붙이는 것이 무의미함을 증명한 진정한 의미의 여성해방운동가다. 제주와 조선 공동체에 대한 가치를 실현해 리더라는 지위를 얻는 일에 여성이라는 딱지를 붙일 필요가 없는 리더십 상태를 실현했다. 만덕 할머니는 여성리더라는 딱지가 아무 의미 없는 조건은 성별을 초월한 공동체의 공공선의 실현이 리더의 목적함수로 장착되고 구현될 때임을 가르치셨다.
리더십은 직책으로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기여한 바를 인정할 때 탄생한다. 설사 직책이 주어졌다면 이는 리더십의 초기값에 해당될 뿐이다. 진정한 리더로서의 영향력은 높은 직책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공동체의 생존과 번성에 대한 리더의 헌신과 기여를 인정할 때 구성원들의 마음 속에서 탄생한다. 아무리 높은 직책을 가지고 있어도 구성원들이 리더라고 마음으로 불러주지 않으면 유사리더(Psuedo leader)에 불과할 뿐이다.
만덕 할머니를 진성리더(Authentic Leader)라고 부르는 이유는 할머니와 동시대에 살았던 사람들도 마음 속으로 할머니를 시대의 리더라고 불렀고 지금도 우리는 마음 속으로 리더라고 불러드리기 때문이다. 공동체에 대한 공이 알려진 후에 만덕 할머니는 정조로부터 의녀반수(醫女班首)라는 여성들이 가질 수 있는 가장 높은 직책을 제수 받는다. 물론 명예직의 성격이 강하지만 만덕 할머니를 리더로 추앙하는 백성들의 마음을 읽은 정조 임금이 공식적 자리로 공인한 것이다.
만덕 할머니의 기업가 정신을 부활해 제주도와 연관된 사업을 벌리는 (주)앤스페이스 정수현 대표의 김만덕 앙트러프로너십 발표와 (주)엠와이소셜컴퍼니 김정태 대표의 발표도 인상적이었고 예술가와 사업가들의 조합으로 구성원 패널 토의도 인상적이었다.
패널토의 사회자가 포럼에 참여하면서 새롭게 느낀 점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다음 두 가지를 제시해봤다.
하나는 사업가 리더에게 “연결”이 주는 의미와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 요구되는 “고통”을 대면하는 용기에 관한 것이다.
요즈음 양자역학에서는 세상을 구성하는 가장 근본적인 단위가 무엇인지에 대한 탐구가 뜨거운 주제이고 실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주목되는 연구 중 하나는 초끈이론(Theory of Super String)이다. 세상을 구성하는 가장 미시적 단위는 전자나 양성자, 중성자, 혹은 더 작은 단위인 쿼크(Quark)가 아니라 이런 단위가 존재할 경우 이들을 지점을 연결하는 끈(Super String)을 가장 근본적 에너지 단위로 보는 입장이다.
지금과 같은 초뷰카 플랫폼 세상에서 모든 사업의 기회는 우리가 인지하지 못했던 지점들을 더 단순하고 쉽게 연결하는 연결에 숨겨져있다. 연결과 연결을 통해 한 단위가 만들어진 것이 모듈이고 모듈이라는 덩어리와 덩어리를 연결한 것이 플랫폼이다. 연결의 복합체인 플랫폼에 경계를 설계해서 만들어내는 것이 플랫폼 사업이다.
포럼에 참여해가며 누군가는 연결을 플랫폼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 의미 있는 경계를 설계하고 여기에 연결을 담아내는 노력이 만덕 할머니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교훈이라는 생각을 했다. 연결을 담을 수 있는 경계가 없는 상태에서 연결되면 사업이 되지는 않는다. 플랫폼의 울타리 경계도 연결을 연결로 존재하게 만든 연결의 한 형태다.
만덕 할머니는 조선 후기에 조선 땅에도 물류의 유통을 통한 상업자본주의의 맹아가 싹트는 것을 읽어내는 통찰력으로 연결을 담아 낼 수 있는 의미 있는 경계를 만들어 냈다. 만덕 할머니와 같은 사업가로 성장하려면 연결과 연결을 담아낼 수 있는 의미 있는 경계에 대해서도 훈련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다.
다른 한 포인트는 고통에 대한 해석의 문제다. 만덕 할머니는 고아 신분이었고 먹고 살기 위해 기녀에게 양녀로 입양되었지만 신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상업을 지렛대로 삼아 #급진거북이(잉걸북스 2024)의 자세로 자신이 세상에 태어난 사명을 사부작 사부작 실현했다. 자신에게 씌워진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자신의 고통으로 받아들이고 주체적으로 극복했기 때문에 결국 삶의 종결 시점에는 당신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에 대한 약속을 지키고 진성리더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자신의 공공성에 대한 존재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과정에서 직면하는 고통은 결국 진성리더의 근력을 만들어가는 필수적 과정이다. 고통의 과정에서 생기는 실패나 성공은 자신의 마지막 성공을 위한 전주곡에 불과하다.
김만덕 리더십이 K 리더십의 원형으로 한류 바람을 타고 글로벌에 전수되기 위해서는 만덕 할머니가 그냥 많은 착한 사람 중 한 사람이 아니라 고통스러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여 결국은 진성리더로 칭송받게 되었는지에 대한 고통 극복에 대한 기승전결 스토리를 만들어 전파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한민국의 한류가 뜨기 시작한 것은 단순히 고통에 대한 한풀이를 넘어서 이 고통을 새로운 에너지로 승화시키는 가능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진성리더가 된다는 것은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여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기반으로 한다. 삶의 개입이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고통 때문에 쓰러지고 넘어 진다해도 자신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일어서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시도가 자신의 근력을 만들고 결국 이 근력이 축적되면 성공은 저절로 따라온다. 패널토론 참여한 Jean-Pierre Polonovski 교수도 이렇게 고통을 담지해가며 하는 의도 있는 실패를 <우아한 실패(Graceful failure)라고 명명했다.
진성리더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고통의 원천을 직면하는 것이 무서워 고통에 거적을 덮어놓고 고통이 심해지면 진통제를 처방해가며 살던 삶을 벗어던지기 위해 자신을 덮였던 거적을 걷어내고 고통을 직면할 수 있는 만덕 할머니와 같은 용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제안했다. 고통을 해결하다가 넘어지면 일어서고 다시 넘어지면 일어서는 시도가 진성리더로서의 목적과 정렬된 회복탄력성 근력을 만들어준다.
김만덕 포럼을 기점으로 제주도에 많은 진성리더십의 맹아가 자라날 수 있기를 소망했다. 또한 김만덕 진성리더십을 통해 다양성이 실현되어 성별이 리더십에 더 이상 변수가 되지 않고 리더십 앞에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사라지는 세상을 소망해보았다.
이런 의미 있는 포럼을 시의적절하게 기획해주신 김만덕 기념관 강영진 관장님, 강민창 (Francis Minchang Kang) 대표님, 김은정 팀장님, 김만덕 연구회 박미성 대표님, 변영실 대표님, 유복순 대표님, 문외숙 대표님과 음으로 양으로 힘써 주신 숨은 천사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