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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따라 잡을 수 없는 인간 고유지능? 실용지능과 창의지능

Jan 15, 2026 ·6분 ·jkyoon · 376

인공지능이 따라 잡을 수 없는 인간 고유지능?
실용지능과 창의지능
로버트 스턴버그(Robert Sternberg)가 1985년에 출간한 <지능지수를 넘어서: 인간의 삼중지능이론 (Beyond IQ: A Triarchic Theory of Human Intelligence)>은 지금과 같은 인공지능 시대 인공지능과 인간이 가진 지능이 어떻게 다른 지를 알아보기 위한 좋은 책이다. 인간지능의 삼중이론은 삼중지능 중 인공지능에게 넘겨주어야 할 지능과 인간만의 고유지능으로 더 개발해야 할 지능의 유형에 대한 통찰력을 담고 있다.
스턴버그가 제시하는 삼중지능은 분석(인지) 지능(Analytical Intelligence), 실용지능(Practical Intelligence), 창의지능(Creative Intelligence)이다.
분석지능은 우리가 공부할 때 쓰는 지능으로 정보를 기억하고 분석하고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문제를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능력이다. 소위 학교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지능이고 IQ로 평가한다. 실용지능은 경험적 암묵지를 이용해서 일상생활 환경에 잘 적응하게 도와주는 지능이다. 현실에서 직면하는 문제를 해결해가며 환경을 관리하고 필요하면 조금씩 변화시키는 암묵지 기반의 지능이다. 소위 인간이 가진 직관력과 관련된 지능이다. 진화론자들은 이런 직관적 실용지능이 뛰어난 사람들이 가장 지능이 높은 사람으로 생각한다. 창의지능은 새로운 아이디어, 방법, 해결책을 고안하는 능력이다. 소위 말하는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발휘하는 능력이다.
인공지능은 이미 충분히 인간의 뇌를 해킹해서 인지분석적 지능의 수준에서는 인간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최근 Test에서 인공지능의 IQ는 130정도인 것으로 판명되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아직 해킹하는데 성공하지 못한 지능이 실용지능과 창의지능이다. 결국 인간이 호모 사피언스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지분석지능에 관련된 문제는 인공지능에게 위임해주고 실용지능과 창의지능을 더 개발하는 것이 나름대로 지능과 관련해 경쟁우위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실용지능은 인간이 가진 암묵지의 직관력을 이용하는 능력이다. 인간의 뇌의 직관은 따지고 보면 시냅스를 격자형태로 구성해서 만든 매트릭스다. 이 매트릭스 셀에 많은 데이터가 담긴 것의 상관을 보고 유형을 판단하는 것이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분석적 지능의 일이다. 하지만 매트릭스 셀에 빅테이터가 아닌 아주 작은 경험적 데이터만 있어도 셀과 셀 사이에 시간에 따라 데이터가 흘러가는 방향을 찾아낼 수 있는 안목이 직관능력이자 암묵적 실용지능이다. 실용지능은 빅데이터와는 상관없이 매트릭스에 담긴 작은 경험적 데이터라도 직관을 통해 읽어내는 능력이다. 매트릭스를 활용하는 직관이 작동하지 못하면 실용지능은 가능한 일이 아니다.
실용지능은 이런 뇌의 매트릭스에 내재한 직관을 통해 얻어낸 가설을 즉각적으로 검증해서 특정 맥락에서 작동되는 답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이런 실용지능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 상황을 잘 읽어내는 맥락지능과 이런 맥락지능에 적용할 가설을 행동으로 검증하는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가설이 기각되면 맥락 속 데이터를 반영해 가설을 바꾸고 지속적으로 검증해 맞는 답을 찾아낼 때까지 가설 검증을 포기하지 않는 능력이다. 이런 능력은 디자인 사고에서 Prototyping 능력이라고 부른다. 또한 상황 맥락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우리 몸을 안테나로 이용해서 암묵적 스몰 데이터를 이용하는 것도 실용지능에 결정적이다. 몸이라는 안테나로 받아들인 데이터는 대부분 뇌에 느낌이라는 형태로 저장되는데 이런 느낌이라는 데이터를 직관이라는 매트릭스에 적용해 맞는 답을 찾아내는 능력도 모두 실용지능이다. 최근 앵거스 플래처(Angus Flechter)가 발간한 근본지능(Primal Intelligence)라는 책도 대부분 이런 실용지능의 중요성을 지적하는 내용이다.
인공지능이 일반인공지능(AGI)에 도달했다는 것은 뇌를 완전히 해킹해서 실용지능과 창의지능까지 따라 잡은 것을 의미한다.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은 인지분석지능을 따라 잡았는지 모르지만 여전히 실용지능과 창의지능을 해킹해내기는 힘들 것이란 생각이다. 특히 창의지능까지 따라 잡는 것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다.
인간지능 중 가장 고도 수준의 지능인 창의지능은 실제로 체험한 것과 상상적으로 체험한 것을 구별 못하는 뇌의 약점을 역으로 이용해서 인간이 훈련시킨 지능이다.
뇌는 지금 현재 체험하는 것과 미래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을 상상해서 체험하는 것, 혹은 과거에 벌어졌던 일을 다시 불러와서 체험하는 것을 구별하지 못한다. 이런 뇌의 한계점 때문에 인간은 미래와 과거를 독립적으로 체험해가며 자유롭게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 뇌는 시간여행을 통해 한 체험도 현재 체험과 같은 데이터로 받아들여 뇌의 시냅스 지도를 그려낸다. 창의적 지능이란 미래로 먼저 가서 미래에 답이 실현된 현재 세상을 염두에 두고 마치 지금 답을 만든 것처럼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인간의 뇌는 이런 미래의 답을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 현재의 답을 벗어나 미래의 답도 실제인 것처럼 구성해내고 실험을 통해 미래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 미래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창의성의 본질이다. 이런 창의성은 과거를 상상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능력과도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과거에 해결하지 못한 문제의 원인을 불러내고 더 깊숙하게 추적해 근원적 원인을 찾아서 개입할 수 있는 창의능력도 과거를 현재처럼 상상할 수 있는 능력 때문에 가능하다. 또한 찾아낸 원인을 미래에 도달할 결과와 연결시켜서 답을 만들어내는 지능이 창의지능의 본질이다. 실제 과거의 기억을 상실한 사람들은 미래를 그려내지 못한다. 인간의 뇌는 과거와 미래를 현재로 연결할 수 있는 시간여행자의 능력 때문에 높은 수준의 창의력을 구사한다.
다른 한편으로 인간이 창의지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고통에 대한 인지능력 때문이다. 인간에게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 고통이고 고통을 해결하는 답을 찾아 실현했을 때 고통이 창조의 희열로 바뀐다. 고통은 창의성으로 이어지는 비밀 문의 열쇠다. 문제를 푸는데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시가 없다면 스스로 창의적이 될 방법이 없다.
인간의 고통은 두 종류다. 과거 문제를 잘못 해결해서 제대로 문제를 해결하는 길에 결석이 고통을 만든 경우이거나 결석을 해결해서 돌파구를 뚫어냈어도 여기에서 답까지 끊어진 길을 연결해는데 써야 하는 힘든 노고 때문에 생긴 고통이다. 고통 없이 주인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인공지능이 창의성에 도달할 수는 없다. 인간은 죽음을 미리 상상해가며 존재목적이라는 궁극적 답을 현재로 가져오고 존재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솔루션을 찾아 고통을 감내한다. 결국은 존재목적을 실현하는 것만큼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삶은 없다. 오직 인간만이 창의적일 수 있다.
창의적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존재목적이라는 인생의 궁극적 숙제를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이 숙제에 대한 해결은 지금 직면하고 있는 고통이나 과거에 해결하지 못하고 숨겨 놓은 고통을 직면할 수 있는 긍휼의 용기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존재목적이라는 인생의 궁극적 가설과 이 가설을 해결할 수 있는 근원적 원인인 고통에 대해 용기 있게 직면하는 긍휼, 이 둘 사이를 이어줄 수 있는 길을 만들기 위해 삶을 통해 끊임없이 가설들을 실험적으로 검증해보려는 노력이 창의적 지능의 본질이다. 한마디로 헌신할 수 있는 삶의 목적과 이 목적에 도달하는 고통을 직면할 수 있는 긍휼의 용기를 가진 사람만 인공지능이 도달할 수 없는 창의적 지능을 가진 사람이다.
시대는 위기와 변화가 상수인 초뷰카 시대다. 초뷰카 시대에 살아남는 지능은 과거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적 지능이 아니라 지금 직면한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실용지능이거나 미래로부터 오는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창의지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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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