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pe Diem

어른의 정의

Jul 4, 2026 ·4분 ·jkyoon · 1
대한민국 다시 세우기 프로젝트
어른(Elder)이란 누구인가?
김장하 선생님 사례는 “사회평론 아카데미” 출판사에서 발간될 책 <공의로운 정의: 지속가능성의 비밀코드> 4장 “정당성의 등고선” 파트에 지혜의 샘으로 소개되어 있다. 김장하 선생님은 대한민국 어른(Elders)의 개념을 재정립하신 분이다.
<공의로은 정의: 지속가능성의 비밀코드>는 “지속가능한 대한민국 미래 만들기” 프로젝트의 시발을 알리는 첫 도화선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협업 프로젝트에 동참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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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샘
어른 김장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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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MBC에서 방영한 <어른 김장하>라는 다큐멘터리가 영화로 개봉되어 대한민국에 어른 김장하의 열풍을 만들었다.
김장하 어른은 진주에서 19살에 한약방을 시작해서 60년간 남성당이라는 이름의 한약방을 운영했다가 최근에 은퇴하신 분이다. 외모는 동네 어디에서 마주칠 수 있는 평범한 80대 노인처럼 보이지만 삶의 면면을 보면 전혀 평범하지 않다. 한 마디로 유전자 복권 카르텔 세력에 의해 추락을 거듭하던 대한민국 정당성의 등고선을 사부작사부작 더 높은 곳에 올려놓으신 어른이다.
김장하 선생은 1944년 경상남도 사천시에서 태어났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중학교만 졸업하고, 18세에 한약방 직원으로 세상의 여정을 시작했다. 열아홉 살 때 한약업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1963년 사천시 용현면 석거리에 한약방을 개업했다. 10년 뒤인 1973년 진주시 동성동으로 한약방을 이전했다. 김장하 선생은 한 학자였던 할아버지로부터 남명 조식의 경의 사상을 전수받았다.
김장하 선생은 한약방을 운영하면서 번 돈을 유전자 복권을 타고 나지 못한 흙수저들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더 평평한 사회를 구현하는 각종 사업에 기부했다. 1983년 학교법인 남성학숙을 설립하고, 이듬해 100억 원이 넘는 사재를 들여 명신고등학교를 설립했다. 10여 년간 이사장을 하면서 체육관과 도서관 등 모든 학교시설을 완비한 후에 1991년 국가에 헌납했다. 김장하 선생은 공부 잘하는 학생보다는 장학금이 없으면 학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형편의 학생들을 주로 지원했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도 김장하 장학생 출신이다. 실제 김장하 장학금이 없었더라면 문형배 재판관은 역사적 장면에 등장하지 못했을 것이고 대한민국 역사의 물꼬도 달라졌을 것이다.
김장하 선생은 한약국으로 큰돈을 벌었지만, 번 돈 대부분을 장학금과 교육사업에 희사했다. 인터뷰를 보면 김장하 선생이 교육사업에 모든 재산을 헌신하는 이유가 나온다.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서 번 돈을 마치 내 돈처럼 막 쓸 수는 없었다.” “돈은 똥과 같아서 모아두면 냄새가 지독하지만, 밭에 뿌리면 향기로운 거름이 된다.” 김장하 선생의 돈에 대한 철학이다. 김장하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은 지금 유명인이든 아니든 하나 같이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헌신하는 진실한 삶을 산다.
김장하 어른은 일제 강점기 백정의 신분 해방 운동이었던 형평운동(衡平運動)을 현대적으로 부활시키는 형평운동기념사업회 초대 이사장(1992-2003)이다. 형평운동은 갑오경장으로 신분에서는 자유인이 되었으나 실제 삶에서는 여전히 노예보다 못한 취급을 받던 백정들이 시작한 운동이다. 1923년 진주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형평운동은 ‘저울(衡)처럼 평등(平)한 세상’을 꿈꾸던 백정과 시민들의 연합운동이었다. 김장하 선생은 한약업을 통해 번 돈을 더 높은 곳에 더 평평한 공의의 운동장을 세우는데 투자했다. 이렇게 만든 운동장에 학생, 시민, 여성을 협업의 주체로 세웠다. 이들을 형평운동을 계승할 주체로 생각했다. 김장하 어른이 꿈꾸던 형평이 실현된 세상은 태어난 수저의 색깔과 상관없이 모두가 인간으로 주인답게 살 수 있는 더 평평하고 공의로운 운동장이 있는 세상이다.
요즈음 세태를 비난할 때 젊은이들이 하는 말이 “요즈음에는 어른다운 어른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어떤 사람이 어른인지 아닌지는 자신이 존재목적으로 제시한 약속을 실행할 수 있는 근력이 결정적이다. 근력은 약속이 실제로 실행되었는지로 증명된다. 약속을 정산하고도 남는 유산이 있을 때 세상은 이분을 어른으로 불러드린다. 아이와 달리 어른은 공의로운 존재목적을 밀알로 삼아 정신, 마음, 몸을 온전하게 통합할 수 있는 근력을 갖추신 분이다.
김장하 어른이 장학금이나 기부금 등으로 세상에 갚은 빚의 금액에 대해서 언급하는 기자를 꾸중하시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어른(Elders)인지의 문제는 세상에 진 빚을 갚은 금액의 크기 문제가 아니라 신념의 문제로 생각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어른은 사람마다 존재 이유가 다르므로 크기로 비교할 수 없다는 훈계다. 어른 됨이란 각자의 삶 속에서 목적을 각성하고 목적을 약속으로 선포하고 이것을 실행할 수 있는 근력을 축적하고, 은퇴하는 시점에서 각자의 사정에 따라 각자의 사정에 맞게 정산하는 문제이다. 이런 목적에 대한 약속을 정산하는 어른들이 많아진다면 정당성의 등고선은 저절로 더 높고 더 평평한 곳에 세워질 것이다.
김장하 선생을 통해 찾아낸 어른의 정의는 공의에 대한 믿음의 부력으로 유전자 복권의 중력을 극복한 분들이다. 이들은 “공의로운 존재목적을 약속으로 선포하고 약속을 실행할 근력을 축적해 실제 삶을 통해 사회의 정당성 지평을 끌어 올린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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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