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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의 시대를 넘어 공의의 시대로: AX 시대의 새로운 사회적 계약
공정의 시대를 넘어 공의의 시대로:
AX 시대의 새로운 사회적 계약
사회평론 아카데미 출판사에서 나올 신간 <#공의로운_정의(가제)>가 지향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단순히 비전만을 제시하던 DX(Digital Transformation) 시대를 넘어, 전문성이 민주화되고 효율성을 극단적으로 최적화하는 AX(AI Transformation) 시대에는 개인 간 기여도를 중심으로 차별적 분배의 문제를 다루는 공정성을 넘어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타진하는 공의를 실현하는 새로운 사회적 계약에 대한 합의가 요구된다는 점이다.
지금 AX의 쓰나미가 거세다. 현대자동차가 도입하려는 ‘피지컬 AI’를 둘러싼 노사 갈등은 단순한 진통이 아니다. 이는 노동의 종말과 인간 소외를 예고하는 서막이자, 효율성이라는 이름 아래 진행되는 기술 혁신이 초래할 불투명한 미래를 상징한다. 문제는 생산 라인만이 아니다. 화이트칼라, 의사, 변호사 등 이른바 ‘전문직’들 역시 AI라는 거대한 대체재 앞에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우리는 노동의 종류를 막론하고 ‘대체 가능성’이라는 절벽 앞에 서 있다.
공정(Fairness)의 한계와 공의(Righteousness) 이슈의 등장
인간 노동이 AI와 로봇에 의해 대체되는 지금, ‘노력한 만큼 가져간다’는 공정(Fairness)의 논리는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인간이 기계의 효율성을 결코 앞지를 수 없는 시대에 과거 방식의 공정성은 더 이상 유효한 작동 원리가 될 수 없다. 이제 우리는 ‘나의 몫’을 따지는 공정을 넘어, 기계에 의해 대체 가능성 앞에 서 인간의 존재우위를 확보하는 공의에 대한 문제로 초점을 옮길 시점이다. 지금 우리에게 시급한 이슈는 인간사이의 경쟁에 초점을 돈 공정성이 아니다. AX가 초래할 기계의 경쟁우위 앞에서 공동체의 생존과 인류의 지속가능성라는 인간의 존재우위를 어떻게 지킬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지금은 AX를 인간의 존재우위 역량을 살리기 위해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의 이슈인 공의(Righteousness)에 대해 논의할 시점이다. 논의 수준을 넘어 공의를 실현하기 위해 전통적 사회적 계약을 개정할 시점이다.
그 이유는 자명하다. 피지컬 AI가 인간 노동을 완벽히 대체해 극단적 효율성을 달성했다고 가정해 보자. 노동자가 사라진 공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제품은 과연 누가 소비할 것인가? 구매력을 상실한 대중 위에서 자본가들만이 부를 독점하는 ‘초양극화’는 결국 최상층, 기계, 기계보다 못한 인간노예라는 신노예제 사회를 예고한다. 인류의 운명은 배가 고파 자신의 꼬리를 먹어치우다 결국 죽음에 이르는 ‘우로보러스(Ouroboros)’의 운명을 예정하고 있다.
기업의 책무와 전문가의 비전 재설계
과거 신자유주의 시대에는 기업이 단순히 이윤 창출을 위한 수단에 머물러 있어도 나름 인간 노동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고 노동 가치를 중심에 두고 여기에 기술을 부가해 나름의 경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AX로 무장한 지금의 기업은 다르다. ‘공동체 목적 달성을 위한 플랫폼’이라는 책무를 잃는다면 기업은 그 자체로 사회적 재앙이 된다. 현재의 노사 갈등이 기술 혁신의 부가가치를 누가 독점하느냐는 ‘밥그릇 싸움’에 매몰되어 있는 것은 비극이다. 지금과 같이 자신의 밥그릇을 위해 노사 모두 인간인 서로를 배제하는 방식으로는 결코 인류 공멸의 위기를 벗어날 수 없다.
전문가 집단 역시 마찬가지다. AI는 전문 지식을 민주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자격증을 따기 위한 노력과 수고가 고액 수임료의 근거였으나, 이제 AI가 그 수고를 훨씬 저렴하고 더 전문적 서비스로 대신한다. 자격증이라는 제도적 장벽을 세워 저항하는 것도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런 전문가들을 설득할 유일한 방법은 기득권 수호가 아닌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새로운 비전이다. 누구나 인간이 기계를 넘어설 수 있는 가치를 위해 머리를 맞대지 않는다면 모두의 운명은 공멸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AI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도구로 삼아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진성리더십’ 기반의 공의로운 목적에 동참하도록 시스템을 재설계해야 한다.
새로운 사회적 계약
정부와 시민 사회는 자신의 노력에 대한 보상인 공정성을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기여인 공의를 중심으로 새로운 계약의 조항을 개정해가야 한다.
기술 배당과 기본 소득:
AI와 로봇이 창출한 부가가치가 특정 자본가에게 귀속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AI 기술의 근간인 데이터와 인프라는 인류 공통의 자산이다. 따라서 기업의 초과 이익 일부를 ‘공의 펀드(Righteousness Fund)’로 적립하고 이를 시민에게 배당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는 시혜적인 복지가 아니라, 공동 자산에 대한 주주로서의 당연한 권리다.
미래 세대를 위한 수탁자 책임(Stewardship):
생계를 보장받은 시민은 단순 소비자에 머물지 않고,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지구를 물려줘야 할 책무를 이행해야 한다. 우리는 지구의 주인이 아니라 산 동안 지구를 대신 관리해주는 위탁 관리인이다. 기본 소득을 받는 대가로 환경 보호, 돌봄 노동, 지역 사회 기여 등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것이 새로운 계약의 핵심이다.
AX를 인류의 미래를 위한 기회의 플랫폼으로 삼다
AX는 인간을 노동에서 해방시키는 축복이 될 수도, 존재 가치를 말살하는 재앙이 될 수도 있다. 그 갈림길은 기술이 아닌 ‘인간의 존재 우위에 기반한 사회적 합의’에 달려 있다. 현재의 풍요가 미래 세대의 자원을 당겨 쓰는 것이라면 그것은 공의롭지 못하다. 기업은 AI 효율성으로 얻은 수익을 환경 부채를 갚는 데 우선 투입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누가 더 많이 가질 것인가’를 다투는 시대를 지나, ‘어떻게 함께 지속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공의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AX는 인간을 배제하는 기술적 사건이 아니라, 인간이 생계의 굴레에서 벗어나 진정한 공의를 실천하게 하는 기회의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세대 갈등을 넘어 미래 세대에게 부끄럽지 않은 지구를 물려주는 것, 그것이 이 시대 우리가 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하고도 숭고한 계약이다.
과거의 계약이 “내가 이만큼 일했으니 이만큼 달라”는 일차원적 공정에 머물렀다면, 새로운 계약은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각자의 공의로운 역할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우리가 직면한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는 인간이 AX를 올라탈 수 있는 인간이 될 수 있는지 AX와 경쟁하다 소멸할 인간인지의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