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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 존재상실에 대한 극심한 공포 금값은 왜 이래 치솟을까?

Jul 4, 2026 ·6분 ·jkyoon · 2
인공지능 시대 존재상실에 대한 극심한 공포
금값은 왜 이래 치솟을까?
사람들은 미래에 창출할 가치에 대해 극심한 불확실성을 느끼면 현금과 자산을 신뢰하지 못하고 금을 투매하기 시작한다. 이런 집단적 불확실성으로 금값이 1년 새 80% 가까이 폭등했다. 전문가들은 관세 전쟁, 지정학적 리스크, 달러 약세를 불확실성의 원인으로 꼽는다. 모두 타당한 이유이기는 하지만 이런 경제학적 설명이 놓치는 결정적 사회심리학적 변수가 있다. 두려움이다.
캠브리지 사전은 올 1월 AI 시대의 새로운 불안을 뜻하는 FOBO(Fear of Becoming Obsolete, 쓸모없어짐에 대한 두려움)를 공식 등록했다. FOBO는 FOMO(Fear of Missing Out, 남들이 다 취하는 기회를 자신만 놓치고 있을지 모르는 두려움)에 대비되는 두려움이다. FOMO가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들이 AI로 인해 생기는 기회를 놓치는 두려움이라면 FOBO는 AI가 도입되기 시작한 회사에서 종업원들이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워하는 공포다.
FOBO는 ‘해고 공포’을 겪는 종업원들의 두려움에 착안해 만들어진 용어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해고공포를 넘어 존재자체를 부인 당하는 실존적 공포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전환되고 있다. FOBO는 내 기술과 경험이 실시간으로 퇴화하고 있으며, 머지않아 내가 설 자리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작은 공포에서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인공지능 시대 존재의 쓸모를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일반인이 느끼는 존재론적 공포를 상징한다.
불안이라는 감정은 ‘불확실성의 총량’에 비례한다.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감각이 뇌의 편도체를 자극하면, 실제 위험의 크기와 상관없이 강력한 공포 신호가 울려 퍼진다. 강한 공포의 신호가 울려 퍼지면 사람들은 이 공포를 줄이기 위해 행동하고 같은 공포에 대해 비슷하게 행동하면 집단행동이 유발된다.
FOBO에 대한 경고음은 이미 현실이 되었다. 2025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만 AI로 인해 5만 5천 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아마존과 세일즈포스의 인력 감축 소식은 해고된 당사자들만의 비극이 아니다. 남겨진 수억 명의 노동자가 자신의 자리를 되짚어보게 만드는 집단적 사건이다. Pew Research에 따르면 노동자의 52%가 AI로 인한 미래를 걱정한다. 이 ‘두려움의 통계’야말로 현재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실질적인 연료다.
청년 직장인들에게 FOBO는 더 현실적이다. 과거 세대가 업무의 기초를 다졌던 반복적 과업들(문서 초안 작성, 데이터 정리 등)을 이제 AI가 수행하기 때문이다. ‘배움의 사다리’ 자체가 무너지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AI 프레카리아트(AI Precariat)’라 부른다. 소득의 상실보다 무서운 것은 일이 제공해왔던 삶의 닻—목적, 구조, 소속감—이 흔들리는 정체성의 붕괴다.
집단적 불안과 금값 상승:
4가지 경로
미래가 불확실할수록 사람들은 ‘어떤 세상이 와도 가치를 잃지 않는 것’으로 숨어든다. AI 고용불안은 다음 네 가지 경로를 통해 금값을 밀어 올린다.
시스템에 대한 불신: AI가 GDP를 높여도 내 일자리는 위태로운 ‘이분화된 경제’에서, 사람들은 시스템이 나를 보호하지 못한다고 느낀다. 결국 시스템 밖의 자산인 금에 의지하게 된다.
소비 심리 위축의 악순환: 미래를 걱정하는 개인은 소비를 줄인다. 이 집단적 위축은 실제 경기 둔화를 초래하고, 이는 다시 안전자산 수요를 강화한다.
AI 거품 붕괴 우려: 막대한 자본 투입에 비해 생산성 향상이 더딜 경우 기술주 리스크가 커진다. 투자자들은 기술주 의존 포트폴리오를 방어하기 위해 실물자산인 금을 찾는다.
정치적 불안정 증폭: 생계가 흔들리면 극단주의가 싹튼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나 유럽의 보호무역주의 저변에는 AI 시대의 소외감이 흐르고 있으며, 이러한 정치 리스크는 금값을 자극하는 촉매가 된다.
FOBO, 어떻게 해지(Hedge)할 수 있을까?
현실적 경제적 이유로 금을 살 수 없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인가?
금 매입은 불안에 대한 소극적 회피일 뿐이다. 금 매입은 불안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불안과 상관없을 때 작동하는 방법이다. 불안에 대한 보다 적극적 대응은 우리가 가진 낡은 정신모형(Mental Model)을 전환하는데 달려 있다.
공포의 뿌리는 AI 그 자체가 아니라, 내가 세상을 이해하던 ‘낡은 지도’가 어느 순간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기인한다. 또한 자신이 암묵적으로 믿고 의지해왔던 기존의 정신모형을 버려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있다. 뇌의 편도체는 낡은 정신모형을 유지하려 하며 변화를 시도할 때마다 공포 호르몬을 내뿜는다. 하지만 진짜 무서운 것은 변화의 불편함이 아니라, 낡은 지도를 붙들고 있다가 결국 삶아 죽거나 급사하는 개구리가 되는 ‘더 큰 두려움’이다.
번성을 구가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정신모형을 달라진 세상에 맞춰 잘 선제적으로 적응하는 변화의 챔피언이다. 이들은 자신의 낡은 정신모형을 버리지 못하면 더 큰 죽음에 도달할 수 있다는 큰 두려움을 선명하게 인식한다. 낡은 지도로 살아가는 대가가 ‘미래의 소멸’임을 알기에 당장의 불편함도 기꺼이 감수한다. 이들 변화 챔피언은 전전두엽을 활용해 미래를 실험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공간을 구축하고 새로운 정신모형에 투자한다.
AI 시대의 불안을 해소하는 역설적인 전략은 AI를 경쟁자가 아닌 가치의 창출의 파트너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경쟁우의와 관련된 부분은 인공지능에게 위임하고 대신 AI가 할 수 없는 인간의 존재우위 영역—목적 설정, 관계적 판단, 맥락 이해, 창의적 통합—에 집중하는 사람들만이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경쟁우위의 말에 올라타는 Upskilling을 넘어 제대로 된 기수의 역할을 수행하는 대체불가능한 존재임을 증명한다.
신도 대체하지 못할 존재우위를 구현하는 인간은 AI가 접근할 수 없는 ‘고유한 경험 데이터’와 ‘관계적 자본’을 존재우위를 실현할 수 있도록 정렬할 수 있는 근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특정 조직의 암묵지나 목적에 대한 신뢰 를 기반으로 협업을 이끄는 능력은 AI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AI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는 인공지능을 전략적 스파링 파트너로 보고 자신의 존재우위를 구현하는 새로운 정신모형이 마련되고 구현되어야 한다.
맹목적 낙관에 빠져 파도를 외면하는 개구리가 될 것인가, 아니면 현실적 낙관주의자로서 변화의 조류를 직시하고 자신의 존재 목적을 새롭게 정의할 것인가. 낡은 정신모형을 내려놓고 AI에 올라타는 존재우위를 가진 기수가 될 때, 집단적 불안은 가라앉고 금값 또한 제자리를 찾을 것이다. 가장 좋은 금값 안정제는 우리가 자신의 미래를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만의 고유한 정신모형의 힘과 근력을 믿는 것이다.
나를 돈으로 살 수 없는 금으로 만드는 전략
금값은 세계인이 느끼는 불안의 총량을 보여주는 온도계다. 집단적 불안을 줄이는 정책적 안전망도 필요하지만, 더 근본적인 해결책은 개인의 변화에 있다. 이런 혼란과 불안을 감당할 수 있는 존재우위를 구현하는 정신모형이 자신만 보유할 수 있는 고유한 금의 채굴 광산이다.
‘어떤 세상이 와도 가치를 잃지 않는 것’은 금이 아니라 자신이 불안을 해지해가며 자신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는 정신모형 속에 담긴 존재목적이라는 밀알이다. 존재우위를 증명하는 고유한 존재목적은 돈으로 살 수 없는 황금이다.
인공지능시대 진성리더(Authentic Leader)가 된다는 것은 이런 존재목적을 담을 수 있는 정신모형을 스스로 디자인하고 자신들이 정의한 금보다 더 가치있는 금으로 가치 실현할 수 있는 존재우위를 구현하는 리더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성리더만이 인공지능시대 FOBO를 극복하고 AI 말을 원하는 목적지로 조정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기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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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