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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공정성에 관한 이슈

May 20, 2025 ·3분 ·admin · 334
사랑에도 황금률을 적용하라!
초뷰카 시대 공정성 이슈
공정성은 시대마다 다른 얼굴을 지녔다. 경기 호황기의 공정성과 L자형 장기불황기의 공정성은 서로 다르다. 과거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던 시대, 사회는 “기여한 만큼 보상받는 것”이 공정하다고 여겼다. 성장의 수혜가 비교적 넓게 분배될 수 있었던 경제 상황 덕분에, 분배적 공정성(distributive justice)이 공정성의 핵심 기준이 되었다. 이는 이윤과 성과가 명확히 존재하던 시기에 합리성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경제 시스템에 자연스럽게 부합하는 공정성 개념이었다.
지금은 경기가 붐을 일으키던 신자유주의 시대와는 다른 불확실성이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초뷰카 시대다. 초뷰카 시대는 ‘L자 불황’이라 불리는 성장 없는 장기 침체가 특징이다.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못한다면 모두가 죽음을 향해 달리는 지속가능성을 해결할 수 있는지가 초유의 관심사다. 또한 초뷰카 시대는 인공지능을 비롯한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일 자리를 위협하며 대체가능성에 대한 불안이 가중된다. 이런 초뷰카 시대는 성과 기반 보상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누가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계산해 배분하는 분배공정성은 오히려 분열과 불신을 초래한다.
초뷰카 시대 맥락에서 절실히 부상하는 것이 절차적 공정성(procedural justice)과 지위 공정성(status justice)이다. 본인은 오래 전 Social Justice Research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런 공정성 이슈가 시대에 따라 변화할 것이라는 가설을 제기했다. 조직 내 공정성 인식에 대한 연구를 통해, “절차의 공정성과 지위 공정성이 직무열의에 가장 강한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즉, 사람들이 결과 자체보다도 그 결과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공정했는지, 자신의 의견이 중요시 여겨지는지, 공정한 기준이 적용되었는지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환기 시켰다.
지위 공정성이라는 차원은 더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지속가능성 자체가 위협받고, 생존이 걸린 문제로 전환되고, 구조조정에 의해 대체가능성이 불가피한 시기에는 공정한 과정과 절차도 불충분하게 느껴진다. 이런 불확실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더 많은 분배, 투명한 절차가 아니라 조직이 나를 ‘도구’가 아니라 의미 있는 구성원으로 대우해주는가이다. 이것이 바로 지위 공정성(status fairness), 또는 인정의 공정성이다.
L자 불경기는 단순한 경기 침체가 아니다. 그것은 기존의 사회적 계약이 무너지고,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위치와 의미를 재정의해야 하는 시대적 전환기다. 인공지능이 인간 노동을 대체하고, 조직은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성과를 요구하며, 인간은 ‘쓸모’라는 기준으로 생존을 강요받는다. 이 시대의 핵심 질문은 “내가 얼마나 일 잘하는가”가 아니라, “내가 여전히 이 조직의 운명을 결정하는데 소중한 구성원으로 대접받고 있는가”이다.
지속가능성은 기술이나 전략만으로 달성되지 않는다. 인간은 언제든 대체 가능한 자원이 아니라, 조직의 의미와 문화를 함께 짓는 공동체적 주체로 대우받을 때 몸, 마음, 정신을 바쳐 기여한다. 자신들이 조직에 의해서 한 인간으로 인정받고 존중 받는다는 생각이 불확실성 속에서도 조직과 함께 걸어갈 이유다.
지금과 같은 초뷰카 시대가 요구하는 공정성은 단순한 보상의 형평성도, 형식적인 절차의 공정성도 아닌, 존재 자체를 인정받는 공정성, 즉 지위 공정성이다. 그것은 구성원의 의견을 듣고, 실수를 포용하고, 배움의 기회를 열어주며,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적인 연결성을 회복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지위공정성은 조직과 구성원간 황금률을 적용하는 문제다. 조직이 구성원에게 사랑받고 싶다면 마찬가지로 조직도 구성원을 인간으로 대접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월급을 준다는 명목하에 구성원을 물건으로 취급하고 계산기를 두드리는 오직 분배공정성에 신경 써가며 대우한다면 구성원도 조직을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이용해먹을 대상으로만 생각한다.
분배 공정성에 대한 지나친 강조는 계산하는 구성원을 만든다.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조직이 계산기만 두드리는 구성원에 의해 채워졌다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상황이다. 눈에 보이는 보상을 넘어 구성원과 조직 간의 관계를 사랑받는 인간으로 대우해주는 노력이 절실하다.
공정성은 그저 ‘제대로 보상하라’는 구호가 아니라, “구성원을 진심으로 사람으로 인정하고 사랑라”는 윤리적 명령이다. 그것만이 초뷰카 시대에서 조직과 사회가 지속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비밀이다.

📎 yoon1996 social justice research.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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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