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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진거북이 일인칭 리뷰

Jan 15, 2026 ·5분 ·jkyoon · 219

나만의 속도로 사부작 사부작 목적의 길을 가보자!
급진거북이 일인칭 리뷰
최근 또래 집단, 즉 내가 속한 MZ 세대와의 대화를 통해 한 가지 명확하게 느낀 점이 있다. 2025년의 청년 세대는 주체적이며 똑똑하다. 적어도 자신이 편안하다고 여기는 환경 속에서는, 자신의 1인칭 내러티브를 비교적 주저 없이 말할 줄 안다. 감정과 의견을 명확하게 피력할 수 있으며, 손익 계산에도 능하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불편한 진실이 도사리고 있다.
이 세대는 유년기부터 극단적인 경쟁 구도, 일명 제로섬 상황에 노출되어 왔고, 중장년층이 설정한 성공의 기준에서 벗어난 삶은 ‘실패’로 간주한다.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때로 타인을 딛고 올라서려는 잔인한 본능으로 이어진다. 또한 어떤 이는 공과 사의 분리가 뚜렷해 공적인 자리에서는 자신의 부정적인 아픔과 감정을 최대한 숨기는 것이 미덕이며, 이것이 즉 손해 보지 않는 태도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청년 세대가 어린 시절부터 학습해온 하나의 강력한 멘탈모델, 즉 ‘정신모형1’의 존재를 드러낸다. 과거의 성공 공식이자 가스라이팅으로부터 파생된 이 사고방식은, 개인을 효율적 경쟁의 단위로 취급하며 타인을 도구화하거나 개인의 성공에 대한 위협 요소로 바라보게 만든다. 하지만 현재 청년 세대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공동체 속 이웃을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인식하며 긍휼의 감정을 회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신모형2’, 즉 삶의 목적의식에 기반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나는 『급진거북이』에서 이 전환의 실마리를 발견했다.
급진거북이는 리더십을 단순한 성과의 도구가 아닌, 공공선을 향한 존재의 태도로 재정의한다. 급진거북이는 자신의 생이 끝나기 전 반드시 이뤄야 할 ‘목적’에 대해 단호하며, 그 목적을 향한 실행 방식에서는 거북이처럼 신중하고 느린 자기만의 속도로 접근하는 방식을 선택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것은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이 ‘느리게’ 가도 되는 이유를 제공해주었고, 또한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 앞에 멈추게 만들었다. 우리 세대가 잃어버린 긍휼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산성화된 토양’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적어도 내가 속한 구성원들이 어떤 개인적인 아픔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해 보고, 목적의 씨앗을 뿌리기 위해 우보천리의 자세로 서서히 산성화를 회복시켜야 한다. 이는 조용한 반역, 뒤집기 전략, 지렛대 전략, 스파링 파트너 전략 등 미시적 전략에 반영되어 있다.
시간이 흘러 그 변화의 동력이 충분히 축적되었을 때, 이웃을 가족처럼 사랑하고 나누는 것이 손해가 아닌 자발적 선택으로 여겨지는 집단적 인식 전환, 즉 멘탈모델의 근원적 변화를 일으키는 선승구전, 베이스캠프, 숨은 결사대, 동적역량 등 거시적 전략이 뒤따라야 한다.
내가 선택한 급진거북이 전략은, 구성원의 아픔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먼저 신뢰 잔고를 축적하는 데 있을 것이다.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고, 나의 실패와 한계를 드러내는 과정을 통해 오히려 그들의 긍휼감을 일깨우게 될 것이다. 그들이 나를 ‘타인’이 아닌 ‘이웃’으로 받아들이게 될 때, 진짜 관계의 기반이 형성될 것이다. 나는 느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구성원의 곁에 머물 것이다. 신뢰가 쌓이는 속도에 조급해하지 않아야 한다. 초반에는 순진한 모습이라고 외면당하고 오해받을지라도, 그것 또한 긍휼의 싹이 자라는 과정이라 믿을 것이다. 그렇게 언젠가는 황폐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도 누군가의 고통 앞에 먼저 손을 내미는 사람으로 성장해갈 것이다. 그리고 나는, 적어도 내가 속한 조직이 사랑을 손해로 여기지 않는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갈 것이다.
나는 원래 구성원의 아픔을 이해하고 신뢰 잔고를 먼저 쌓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나 역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 세대 중 하나로, ‘모범생’으로 사는 것이 성공의 필요 조건이며, 명문대에 진학해 존경받는 직업을 가지는 것이 인생의 성공이라는 강력한 신호 속에서 자랐다. 그렇게 나는 주변 어른들의 말에 복종해 정신모형1에 철저히 순응했고, 그 틀에서 벗어난 사람을 은근히 내려다보는 오만한 시선을 갖고 있었다. 동시에 나 자신도 어디서든 책잡히고 싶지 않아 항상 완벽한 척, 부족하지 않은 척, 강한 사람인 척 연기했다. 허술한 모습은 사적인 관계에 있는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한 번도 실수한 적이 없는데 공적 공간의 구성원들이 나를 대하기 어려워하는 이유에 대해 곱씹게 되었다. 그리고 나 스스로가 먼저 마음을 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성원들에게 진심을 준 적이 없었고, 아픔을 공감해보거나 생각하려고 해 본 적도 없었으며, 무의식 중에 타인을 경쟁자로 인식하며 살아왔다는 사실에 마주했을 때, 큰 공포를 마주할 수 있었다. 내가 이웃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건, 결국 이웃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명한 진리를 마주한 순간이었다. 이렇게 살다간 분명 외로워질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완벽함이라는 틀 안에서 ‘연기하며’ 살아가는 동안, 나는 한 가지 중요한 감정을 놓치고 있었다. 바로 긍휼이었다. 타인의 실수에 관용을 갖기보다, 내 기준에서 벗어나면 자동으로 평가부터 내렸다. 정답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게으르거나 미성숙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내가 어릴 때부터 주입받은 사고방식이었고, 사실은 나 자신조차 그런 기준에 숨 막혀 하고 있었다. 점차 지쳐갔고, 일터의 인간관계는 피로했다. ‘왜 사람들과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반복하던 중, 나는 내가 먼저 다가가지 않았다는 사실, 아니 어쩌면 그럴 용기가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내가 얼마나 타인에게 계산적으로 접근했는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신뢰란 주고받는 게 아니라, 먼저 내어주는 용기라는 말이 깊이 와닿았다. 비단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서로가 서로에게 긍휼을 가지는 운동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내가 급진거북이가 되어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시작은 나의 진심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 책을 만난 것은 나의 삶에 대한 각성사건으로 다가왔다. 책을 읽은 지금 나는 삶의 방향을 틀기로 했다. 더 이상 완벽한 타인이 아닌, 인간적인 이웃이 되기로 했다. 실패하고, 서툴고, 상처받은 나의 이야기를 구성원에게 숨기지 않기로 했다. 최근 적당한 거리감을 가지고 있는 아르바이트 동료가 고객 응대에 실수했을 때, 나는 과업 지향적인 피드백을 주는 대신 내 과거의 유사한 실패담을 먼저 꺼내며 말문을 열었다. 놀랍게도 그날 이후, 그 팀원은 사소한 고민이라도 나를 먼저 찾아와 의견을 나누었다. 그리고 나와 똑같이 또 다른 동료에게 먼저 손을 내밀기 시작하며 화기애애한 일터 분위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것이 내가 선택한 급진거북이 전략이다. 나는 구성원의 아픔을 먼저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고, 신뢰 잔고를 내가 먼저 쌓을 것이다. 실수와 약점까지도 드러내며 진짜 관계를 만들어갈 것이다. 급진거북이는 목적에 있어 단호하지만, 방식에 있어 신중하고 단계적이다. 나는 이미 그 걸음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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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저희 학생이 쓴 #급진거북이(#잉걸북스) 리뷰입니다. 급진거북이 출간이후 저에게 많은 분들이 소소하지만 귀중한 거북이 굿즈를 보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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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