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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스승은 어느날 제자에게 하산하라 말하는가?

Oct 29, 2008 ·3분 ·admin · 5,979

이창준 http://www.gurus.co.kr

왜 스승은 어느날 제자에게 하산하라 말하는가? 

당대 최고의 무림의 고수… 
그는 어느날 갑자기 그가 진실로 아끼던 제자에게 말한다. 

“이제 고만 하산하거라” 

어쩌면 그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된 복선일 뿐이었다. 
그의 지그시 감은 눈가로 장엄한 기운이 흐른다. 

제자는 결국 눈물을 머금으며 무거운 걸음으로 산을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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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승의 하산결정에는 적어도 두 가지 사실이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이제 여기에서 배운 그 무공으로 저 어두운 세상의 혼란을 평정하고 평화의 깃발을 세우거라’는 스승의 당부다. 어지러운 세상에 악을 물리치고 선과 정의의 사도가 되어야 한다는 그의 마지막 가르침은 이 ‘하산하거라’의 말 속에 함축되어 있다. 하여 스승의 가르침은 그 마지막에도 빛난다. 

두번째는 ‘더 이상 가르칠게 없다’는 그의 진실한 고백이다. ‘그러니 이제 너는 산을 내려가 나보다 더 큰 스승을 만나 그로부터 더 많은 무공을 쌓거라’라는 메시지다. 무림의 고수는 제자의 출중함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그가 더 큰 무예를 쌓을 수 있도록 다시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그게 그의 역할이며 본분이라는 것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나는 기업현장에서 많은 리더들을 만나면서 이 무림의 고수와 제자사이 숨겨진 오늘날 멘토와 프로테제의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가짜 고수(멘토)는 절대 부하를 하산시키지 않는데 그 첫번째 이유는 자신의 이해를 위하여 정치적으로 그의 제자(프로테제)를 활용하려 하기 때문이다. 
“너는 이제부터 내새끼다”.
“내 말만 믿거라, 다른 곳에는 가지마라”, 
“내 줄에 서거라”. 
부하(프로테제)의 영민함은 이 정치적 멘토(리더)를 통해 함께 패거리를 형성하고, 조직의 혼란 속에서 세력을 넓히려는 음모를 키운다. 하여 가짜 스승은 무예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술수와 잔꾀를 가르친다. 제자에 대한 그의 통제는 처벌과 응징, 달래기와 꼬시기가 전부다. 제자는 결코 스스로 자라나는 것이 아니라 눈치보기와 야합의 틈새를 넘나들고 결국 그의 숨겨진 무예의 재능은 결코 피어나지 않는다. 

가짜 고수(멘토)가 절대 부하를 하산시키지 않는 두번째 이유는 제자가 자신보다 나아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스승은 그의 신기의 무예를 절대 가르쳐 주지 않는다. 제자가 자신보다 우수해진다면 결국 자신을 배신하고 떠나갈 것이라는 두려움이 잠재되어 있다. 이 가짜 멘토(리더)는 끝내 제자가 자신을 뛰어넘지 못하도록 정보를 움켜쥐고, 매우 제한적으로만 제자의 능력을 육성한다. 스승의 가르침은 게으르며 제자의 학습은 더디고 느리다. 결국 이 멘토의 그늘에 숨겨진 제자는 정작 세상의 정의를 세우는 일에 그의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제자가 자신을 밟고 올라가 더 큰 세계의 평화를 구현해야한다는 그의 본분을 망각한 채 어리석인 욕심과 두려움에 빠져 사는 멘토는 때문에 절대 하산결정이 없다. 그는 시종 제자의 게으름과 무능만을 탓한다. 

이 무협의 세계는 결국 다음과 같은 종말을 보여준다. 

가짜 멘토는 제자가 그를 떠날 것이라는 사실을 두려워한 나머지 하산결정을 하지 않게 되자, 결국 제자는 산을 탈출하고, 악의 무리와 타협하여 세상을 어지럽힌다. 그리고 먼 훗날 제자는 그의 정치적 승리 앞에 자신을 가르쳤던 스승이 장애물임을 깨닫고 결국 스승의 가슴에 복수의 칼을 꽂는다. 

진짜 멘토는 제자를 그렇게 하산시키고, 떠나간 제자는 평화의 사도가 되어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위대함을 성취한다. 그러나 그는 어느날 홀연히 다시 입산하여 그 무한한 존경과 신뢰감으로 다 늙은 백발 스승 앞에 머리를 조아리며 무릎을 꿇는다. 

어리석은 멘토(리더)들은 이 신파의 끝을 끝내 깨닫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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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