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열리는 신자유주의의 망령
다시 열리는 신자유주의 망령:
협상 책들에 현혼되지말자.
트럼프가 당선되자 이 사람의 인생을 재조명하는 책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지고 있다. 이 책들은 다 공통의 주제를 가지고 있다. 트럼프가 와튼 출신으로 협상의 명수라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크게 성공하면 그 사람의 잘못된 과거조차도 미화하기 시작 하는 현상이 생긴다. 성공으로 모든 것을 합리화시켜주는 신자유주의 망령이다. 어떤 책은 마치 힐러리가 협상을 못해서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한 것처럼 기술하고 협상만 잘 하면 모든 일에서 다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것처럼 떠들고 있다. 우리나라에 또 다시 협상-성공이라는 공식이 도래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생긴다. 정말 말리고 싶은 현상이다.
본인은 협상과정에서 모두에게 유리한 결정을 하는 과정과 권력관계라는 논문으로 박사를 받았고 박사이후에도 20년이 넘게 다양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협상을 연구했다. 지금까지의 우리의 연구를 종합해보면 사람들은 상대와 내가 경제적으로 완전하게 윈윈하는 상황에서 협상의 모든 기술을 동원해도 많게는 30내지 40%의 사람들이 합의에 이르지못한다. 합의를 못하면 서로에게 경제적 손해가 오는 것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합의를 거부하는 것이다. 시장이 아닌 일반 사회적 맥락에서 일어나는 협상은 경제적 이득이 협상의 성공을 좌지우지하는 비율이 더 떨어진다. 결국 경제적 영역에서의 협상은 경제적 요인이 협상의 성공을 결정해주는 비율이 그나마 유지되나 일반 사회적 협상에서는 경제적 협상의 비경제적 요인이 협상의 성공을 더 결정해주는 것이다. 비경제적 요인은 신뢰관계라든지 상대의 진정성 서로의 체면 나라와 문화 맥라에 따라서 다양하다. 문제는 우리의 삶에서 경제적 협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점이다. 우리의 삶의 성공은 더 큰 빙산의 밑둥에 의해서 결정된다.
트럼프가 지금까지는 시장에서의 경쟁과 성공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신자유주의를 신봉해가며 자기가 운영하는 회사의 세금도 안 내고 군대도 안가고 가끔 블러핑으로 사기도 치면서 경제적 영역에서 남들보다 협상을 잘해서 경제적으로 성공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 성공경험이 대통령으로서 다양한 사회적 영역에서 협상의 성공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큰 오산이다. 경제적 영역에서의 협상의 성공은 순전히 협상의 기술과 블러핑의 문제이다. 하지만 다른 사회적 영역에서의 협상의 성공여부는 한번 사기를 치고 빠지는 문제가 아니어서 다양한 사회적 자본을 동원할 수 있는 협상자의 인품과 협상에 임하는 진정성에 의해서 결정된다.
나는 트럼프가 이런 성품과 진정성을 가진 인물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자기이익에 따라 혹은 자국민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일개 장사꾼일 뿐이다. 이 장사꾼은 자기가 성공했던 경제적 방식으로 [YOU ARE FIRED]를 외쳐가며 모든 사회적 영역의 협상을 풀어 나가다 좌충우돌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질머지고 퇴장할 것이다.
대통령에 당선된 후 힐러리나 오바마가 당선인사로 트럼프에게 건넨 말이 있다. [대통령으로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과거의 성공경험으로 미래의 성공이 자동적으로 도출될 수 없음을 경고하는 말이다. 따라서 정말 성공하려면 지금까지의 인간을 버리고 먼저 존경받는 인간이 되라는 충고이다. 트럼프는 이번에도 사기행위로 기소되어 대통령에 취임하기도 전에 법원에 출두해야 할 신세이다.
트럼프는 신자유주의의 마지막 망령이다. 트럼프가 과거의 성공경험에 몰입해 협상의 기술을 밀고 나갈수록 미국은 한국의 대통령들이 한국 국민들에게 선사해온 신자유주의 경제의 쓴 맛을 답습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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