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agement
약혼 대 결혼
요즈음 젊은세대 중에는 결혼에 자신을 옭아매려는 사람들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결혼생활의 의무감보다는 영혼의 자유로움을 지키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기도 하고 결혼은 엄청난 투자비용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다는 계산이 반영된 것인지도 모른다. 결혼은 제도로써의 존재가치가 점점 떨어지는 것이다. 결혼이 대안이 아니라면 다른 대안은 무엇일까?
남아 있는 대안은 가끔가다 연예만해가며 완전 자유로운 영혼으로 사는 방식과 이 솔로방식과 결혼 사이의 중간단계인 약혼이다. 약혼은 결혼에 이르기 위한 수단으로만 의미가 있었으나 이제는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약혼이 새로운 독립적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약혼은 engagement이고 결혼은 commitment이다. 인게이지먼트는 서로가 상대의 성장을 위해서 활력을 불어넣는 일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행동이다. 약혼했을 때 서로에 대한 사랑이 초고점에 이른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안다. 상대를 소유하려고 하고 의무를 강요하는 등 자신들이 언약한 사랑의 기준점에 방해가 되는 국면들이 나타나면 파혼을 하는 것이다. 서로에게 아니다라고 생각될 때 쿨하게 헤여지는 것이다. 반면 커미트먼트는 의무와 충성과 몰입을 요구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결혼은 이미 사랑의 무덤이 된다.
직장에 취업하는 것도 개념이 바뀌고 있다.
평생고용 시대에는 직장에 취업하는 것은 싫던 좋던 직장과 결혼하는 것이었다. 요구되는 것도 일단 직장에 들어왔으면 다른 직장에 한 눈 팔지 않는 commitment 즉 헌신이나 충성심이나 몰입이 요구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직장을 평생직장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없고 자신의 전문성을 더 신장시켜줄 수 있는 직장을 찾아서 끝임없이 결혼과 이혼을 반복한다. 결국 직장에 다니는 것이 결혼생활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이혼하기 위한 과정이기 때문에 심각하게 마음을 주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생각을 근원적으로 바꾸어서 결혼은 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에 맞는 상대를 찾아서 약혼의 상태로만 사는 것은 어떨까?
요즈음 조직에서 조직에 대한 헌신 commitment를 넘어서 조직과 약혼만한 상태인 engagement가 뜨거운 이슈가 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서로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상대를 사랑하지만 사랑이란 이유로 상대를 구속하지 않는 상태가 인게이지먼트의 상태인 것이다. 이런 상태가 손상되면 서로간의 자유로운 영혼이 상처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편하게 보내줄 수 있는 상태가 인게지먼트이다. 서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 상대의 영혼이 성장할 수 있도록 자발적으로 열의를 보이는 상태가 시대의 표준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요즈음은 한 마디로 자신의 직장과는 약혼만 하고 살고 자신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직업내지는 커리어와는 결혼을 하고 사는 시대로 변한 것이다. 결국 이런 국면은 점점 자신과 결혼한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