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엇의 근시안
골리엇의 근시안
다윗과의 세기적 싸움에서 패한 골리앗은 엄청난 거인이었지만 흔히 두개골이 큰 거인들이 많이 앓고 있는 지독한 근시안 병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옷으로 중무장하고 있어서 민첩하게 움직이기도 힘들었겠지만 다윗과의 싸움에서 진 핵심적인 이유는 지독한 근시안 때문이었다. 골리앗의 눈에는 다윗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잘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다윗을 향해 골리앗이 외친 말이 [가까이 와서 한 판 붙어보자] 였을 것이다. 골리앗의 이런 문제를 알고 있는 다윗이 골리앗의 주문대로 가까이 갔을 이유가 없다. 결국 왕이 입혀주는 갑옷도 벗어버리고 멀리서 다섯개의 풀무돌을 던져서 골리앗을 쓰러트린다. 다윗이 골리앗과 같이 갑옷으로 중무장하고 당시 싸움의 표준이기도한 골리앗의 요청대로 가까이에서 싸웠더라면 승산이 없는 싸움이었다.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은 교훈을 남기고 있다. 첫째로 역사는 항상 변방에서 나타난 다윗이 골리앗을 제압하고 새로운 표준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가 성숙할수록 많은 사람들이 성공한 표준인 골리앗의 표준을 더 따르게 되는데 이것은 오히려 위험한 시대적 상투를 잡는 일이라는 것이다. 둘째로, 근시안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과 정상적인 시각을 가져서 멀리도 볼 수 있는 사람이 싸움을 할 경우 골리앗과 같은 근시안적 시각을 가진 사람은 필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 역사는 현재에 대한 근시안적 사고를 극복하고 먼 미래를 볼 수 있는 사람의 편이다. 셋째 근시안적 시각을 가진 사람에게 갑옷은 자신을 보호해주는 방패라기보다는 자신의 행동을 둔하게 가두는 약점이 된다는 것이다. 근시안적 시각을 가진 사람들은 멀리 볼 수 없어서 미래에 대한 안목이 없고 따라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서 자신을 중무장하지만 이 중무장한 값옷과 방패가 자신의 행동을 민첩하지 못하게 만들고 자신을 가두는 감옥이 된다는 것이다.
아마도 우리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답으로 다윗의 방식보다는 골리앗의 방식을 따름으로써 오히려 성공할 수 있는 개연성을 더 죽이고 있는지 모른다. 역사는 항상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같이 볼 수 있는 다윗의 편이었다. 과거, 현재, 미래를 같이 볼 수 있다는 것은 아인쉬타인이 이야기하는 Deep time을 체험하는 것이다. 이 근원적 시간을 체험하는 사람들이 온전한 삶의 존재감을 느낀 사람들이었고 역사는 항상 이들 편이었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