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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여행을 떠나자

Sep 23, 2017 ·2분 ·jkyoon · 2,604

가끔은 훌훌 털어버리고 여행을 떠나자

중국 북송의 유학자 사마광(1019-1086)이 어렸을 때 그의 친구들과 함께 화원에서 놀고 있었다. 화원 안에는 작은 동산이 있었으며 동산 아래에 커다란 물항아리가 있었다. 그 물항아리 안에는 물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친구들과 동산에서 놀고 있을 때 어떤 아이가 큰 물항아리 속으로 빠져버리고 말았다. 다른 친구들 모두 당황하였으며 어떤 아이는 울었고 어떤 아이는 소리쳤으며 어른을 찾으러 뛰어갔다. 사마광은 당황해 하지 않고 돌 하나를 들어 항아리를 때려 부셨다. 항아리를 깨 친구를 구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일화이다.

사마광의 지혜는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소중하게 적용된다. 우리의 삶은 우리가 임의로 만들어놓은 정신모형이라는 세상을 보는 지도에 속에 갇혀 살고 있기 때문이다. 정신모형은 색안경처럼 세상을 채색해서 보여준다. 사람들은 각자의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본다. 나에 맞추어 채색된 색안경은 나에게 편안함을 주지만 이 색안경에서 벗어버리고 과감하게 나안이 되기까지 세상은 제 모습을 드러내 보여주지 않는다. 이 편안한 색안경은 결국 우리를 가두는 항아리이다. 결국 세상을 제대로 보기 위해 우리에게 깨부셔야 할 항아리이다.

고도의 통찰력을 구사하는 경영자들 중에는 자신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봉착했을 때 문제해결을 포기하고 훌훌 여행을 떠난다고 고백하는 사람이 많다. 여행 중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식적인 노력을 보이지 않았음에도 이들이 여행에서 돌아오면 문제의 해법을 가지고 돌아오게 되었다는 신기한 경험을 고백한다. 여행이 바로 자신의 정신모형의 색안경을 벗어버리고 맨 눈으로 자신의 문제를 제대로 관조할 수 있게 도와준 것이다. 여행이 자신이 빠져 허우적 거리게 만든 항아리를 깨도록 도와준 것이다. 색안경을 과감하게 벗어버릴 때 세상은 비로소 문제의 근원을 보여준 것이다.

세상의 모든 문제는 문제가 발생한 같은 수준에서는 근원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이 문제를 벗어나 보든 이 문제보다 더 깊은 수준에서 보든 통체적 수준에서 문제의 원인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여행은 자신의 항아리를 깨고 항아리 밖의 세상을 볼 수 있게 도와주는 가장 탁월한 도구이다.

여행을 즐기는 사람치고 편견에 갇혀 사는 사람은 없다. 내가 지금까지 목격한 가장 편견에 가득찬 사람들은 놀랍게도 한번도 자신의 삶에서 벗어나 여행을 떠나 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다.

문제가 해결이 안 될 때는 훌훌 털어버리고 여행을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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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