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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리사이클 능력

Nov 26, 2017 ·3분 ·jkyoon · 2,860

21세기 기업의 경쟁력은 리사이클링 능력이다:
의사결정의 쓰레기통 모형

세상의 불확실성은 우리 합리적 인간의 두뇌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고 있다. 알려진 문제도 없고 정해진 답도 없기 때문에 그때 그때 상황을 봐가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 제시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해결책으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가 비일비재한데 이렇게 해서 쓰레기 통에 버려진 해결책이 나중에 전혀 엉뚱한 곳에서 예기치 않게 쓰일 경우가 많다. 결국 조직의 의사결정자는 그때 그때 쓰레기 통에 버려진 옛날 사건들을 꺼내서 재활용해야 할 때가 많다. 문제는 재활용을 염두에 두지 않고 그때 그때 쌓인 쓰레기를 버린 경우이다.

3M에서 포스트 잇을 발명한 프라이는 포스트 잇을 발명하기 위해 실패사례로 조직의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던 붙이고 떼는 것이 아주 쉬운 접착제에 착안했다. 이것을 종이에 적용해서 포스트 잇을 만든 것이다. 이런 것은 3M이 실패 사례들을 리사이클 할 수 있도록 잘 모아놓은 조직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었다. 실패사례를 폐기처분해가며 쓰레기통을 깨끗하게 비운 조직이라면 포스트 잇은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다.

이런 조직의 의사결정 방법을 Cohen, March, Olsen은 1972년에 쓴 논문에서 <쓰레기 통 모형>이라고 명명했다. 시대는 전략적 의사결정에서 이야기하듯이 문제도 잘 정의되어 있고 이에 대한 대안도 잘 계산되어 있고 선호에 대한 기준도 명확해서 이 대안들 중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도 쉬운 시대에서 이런 요인들이 다 애매모호해져 이런 전략에서 이야기하는 의사결정 과정을 따르기보다는 그때 그때 쓰레기통을 뒤져가며 임기응변식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시대로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다. 쓰레기통 모형이 발표되었을 때는 큰 시선을 못 끌다가 요즈음 더욱 회자되는 이유는 경영환경이 쓰레기 통 모형의 상황으로 급격하게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쓰레기통 모형의 의사결정이 현실이 될수록 중요한 성공하는 조직에서 의사결정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첫째, 실패를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성공과 실패는 조직이 변화에 적응해가는 학습의 양면이다. 지금은 실패라고 쓰레기 통에 버려져 있다 하더라도 포스트 잇의 사례처럼 상황이 변화하면 이 실패가 성공으로 모습을 바꾼다. 결국 실패와 성공은 학습의 양면으로 서로가 서로를 강화한다. 성공만 중시해 실패한 사례가 있을 때마다 그것을 폐기처분해가며 쓰레기통을 비운 회사는 살아남을 수없게 된다. 실패는 지속적인 성공이 뿌리를 내리는 학습과정이다. 성공을 중시하는 회사가 아니라 학습을 중시하는 회사만이 쓰레기 통을 비우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둘째, 리사이클링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는지의 문제이다. 실패사례가 있을 때마다 그냥 쓰레기통에 다 넣어 놓는 방식으로는 나중에 쓸모가 생겨 쓰레기통을 뒤져도 찾아낼 방법이 없다. 그 당시에 실패한 사례로 규정된 사례가 나중에 리사이클 되도록 정확한 기록과 분류가 없다면 정말 쓰레기일 뿐이다. 성공과 실패가 학습의 역사로 <실록화> 되어 있는 회사만 쓰레기 통 모형의 강점을 이용해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셋째, 문제가 새롭게 생길 때마다 쓰레기 통을 뒤져 리사이클링 하는 뒷북 방식으로는 바쁘게 돌아가는 조직의 문제를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갈 수 없다. 아무리 불확실하고 애매모호하고 변동성이 강한 상황에서도 조직이 길을 잃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조직이 길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조직이 존재하는 목적을 명확히 가지고 있고 이 목적이 고객이나 구성원이나 사회에 공명을 가져오는지를 점검하고 공명이 있는지를 끊임없이 성찰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이 목적이 울림이 있다는 것이 확인이 되면 이 목적을 선제적으로 구현하도록 쓰레기통을 뒤져 서비스를 만들던지 상품을 만들어내는 선행학습을 해야 한다.

환경과 이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의 공진화에 대한 애정이 있는 사람들이 리사이클링을 잘 하는 것처럼 자신의 회사에 대한 목적에 대한 믿음을 가진 회사들만이 어떤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거는 의사결정이나 실제로 어떤 문제가 생긴 후에도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회사가 된다. 목적은 모두가 길을 잃어버릴 수 밖에 없은 혹독한 경영환경에서 우리가 잃은 길을 찾도록 도와주는 조직의 나침반이라는 사실을 아는 경영자는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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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