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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저너리 회사와 사명지향적 회사는 어떻게 다른가?

Nov 30, 2017 ·3분 ·jkyoon · 2,987

우리회사의 사업 모형은 어떤 것일까?
비저너리 모형과 사명지향 모형

요즈음은 Collins가 유행시켰던 비전너리 기업이란 말을 전혀 안 쓴다. 콜린스가 제시한 비저너리 기업이 대부분 무너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비저너리기업이란 경기가 좋을 때 성장을 기반으로 한 기업들의 성장모형이었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이 저성장으로 모든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기업은 거의 모두 사명을 복원해서 여기에 모든 과제를 정렬시켜가며 사업하는 기업들이다. 요즈음같은 시기에는 비전이나 세련된 전략 등의 군더더기를 다 떼버리고 사명을 달성하는 일에 집중하는 회사가 대세이다.

어떤 회사가 지금과 같은 L자 국면에 사명이 거세된 수치로 표현된 비전만을 강조한다면 분명 이 회사는 달성할 수 없는 성과로 종업원들에게 갑질하는 회사일 것이다. L자 경기국면에서는 비전이 갑질의 원천으로 전락한 것이다.

비전너리 기업은 현재로부터 미래를 생각하는 Looking forward의 전략을 사용한다. 지금 우리 회사가 1조 회사라면 향후 10년 후에는 2조의 장대한 회사로 키우겠다고 공언한다. 이런 미래를 달성하기 위해서 과거와 현재를 버리도록 강요한다. 사명지향적 기업은 회사가 도달해야 할 최종적 목적지인 사명이 달성된 미래를 기반으로 현재를 생각해보는 Looking backward의 방법으로 비지니스 전략을 구현한다. 지금 현재로부터 향후에는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를 생각하기보다는 내 궁극적 미래의 지향점을 생각해놓고 이 관점에서 지금 당장은 무엇을 해야하는 지 현재를 내재화하는 것이다. 이런 내재화를 통해 과거의 고통을 치유한다. 또한 비즈니스의 지향점도 사업의 성과가 아니라 이 사명이라는 것에 얼마나 가깝게 도달했는지를 말해주는 변화와 혁신이다. 변화와 혁신이 달성되면 성과는 자연히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비전너리 기업들이 한 번 성장을 구가한 후 무너지는 이유는 이 비전을 중간기착지라고 생각하지 않고 최종적 목적지에 도달했다고 생각하고 허세를 부리는 것에서 발생한다. 노키아가 이런 허세를 부리다 무너졌고 소니도 엔론도 이런 허세 속에 무너졌다. 이런 허세는 복권에 당첨된 사람이 일확천금의 돈벼락에 겸손함을 잃어버리고 흥청망청 허세를 부리다 삶이 무너지는 괘적과 같다.

사명지향적 기업은 사명을 중심으로 모든 과제를 수행하기 때문에 이 과제는 다 신성한 사명을 달성하는 업으로 승화되고 이 승화된 업을 구성원이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인게이지먼트가 된다. 회사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신성한 사명이 없이 비저너리 기업 모델을 통해서 구성원에게 인게이지먼트를 불러 일으키려면 결국 돈과 HR과 복지로 승부해야 한다. HR과 복지를 드라이버로 앞에 걸어놓고 종업원을 뛰게 하는 회사가 장기적으로 구성원을 인게이지먼트 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사명지향적 기업이 가동되기 위해서는 회사 종업원들 사이에서 미래 지향점으로 정한 회사의 존재이유인 사명에 대한 믿음이 존재해야 한다. 사명에 대한 신념과 믿음이 없는 회사에서는 이런 미래를 통해서 현재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가늠점을 만들 수 없다. 그러다보니 다시 강력한 비즈니스 모형과 강력한 인센티브로 회귀하는 어렵게 쳇바퀴를 도는 삶으로 회귀한다.

진성리더를 CEO로 모신 기업들이 저성장기에도 지속적 성과를 내는 이유도 이 사명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이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성공시키기 때문이다. 이 변화와 혁신은 자동적으로 기업에게 성과를 가져다준다. 대표가 회사를 살려내기 위해 절대절명으로 완수해야할 과제는 변화와 혁신이고 이 변화와 혁신의 지향점이 사명인 것이다.

우리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를 가늠해보기 위해서는 홈페이지를 보면 된다. GE와 지멘스처럼 사명을 복원시켜 진화시키는 모습을 보이는 회사의 홈페이지도 있지만 대부분의 회사의 홈페이지에서 살아 있는 사명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홈페이지에 설정된 사명과 비전문에 따라서 실제로 우리의 비지니스가 이뤄지고 있다면 이런 기업은 사명지향적 기업이다. 하지만 홈페이지에 사명과 비전은 그냥 고객이나 주주에게 보여주기 위한 연기이고 우리 나름의 세속적으로 사업하는 방식이 존재한다면 결국 우리회사는 죽어 있는 사명과 비전을 가진 회사에 불과할 것이다.

제대로 된 기업의 진성기업의 진성리더라면 비전을 미래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이 아니라 비전을 통해 우리 과거의 고통도 볼 수 있고 현재의 우리의 모습도 성찰하고 미래 목적지에 도달한 우리의 모습도 같이 성찰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할 것이다. 비전은 장대한 목표를 설정해서 미래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이 아니라 사명에 대한 믿음을 회복했을 때 보게 된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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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