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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죽음과 조우하다

Jun 15, 2018 ·4분 ·jkyoon · 3,516

심리적 죽음과 먼저 조우하다:
개구리 실험

80-90%의 회사나 잘 나가던 리더들은 삶아 죽는 개구리 방식으로 무너진다. 개구리는 변온동물이어서 변화에 다른 동물보다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 개구리를 냄비 속에 가두어 넣고 온도를 서서히 비등점까지 올려도 개구리는 자신은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에 갇혀서 튀쳐나오지 못하고 삶아 죽는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밖의 온도가 비등점까지 끓어 올라도 자신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믿음에 갇혀서 온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조차로 모르고 마지막 순간에 당한다. 근거없는 낙관이 삶아 죽는 개구리 과정을 재촉한다.

대부분 세상에서 사라지는 회사들의 80-90 퍼센트가 이런 방식으로 사라진다면 나머지 10%-20% 의 회사들은 마지막 순간에 밖에 온도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을 감을 잡은 회사들이다. 이들은 삶아죽기전에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것을 절대절명의 위기 의식을 절감한다. 문제는 이들이 생존을 위해 택하는 방식이 자신의 죽음을 재촉하는 방식이라는 점이다. 안타갑게도 이들의 방식은 불나방이 불 속으로 뛰어드는 모습과 닮아있다.

자신의 죽음을 재촉하는 방식을 소위 성공의 독재라고 부른다. 성공의 독재는 환경이 180도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좋을 때 자신의 성공을 경험했던 방식에 본능적으로 집착하므로써 더 허망하게 무너지는 상황을 말한다. 사람들이나 기업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과거 자신이 성공했던 방식에 더 집착하는 성향을 보인다.

이와 같은 방식은 미국의 전투기 조종사들에 의해서 극명하게 증명되었다. 미국의 조종사들은 일정 기간동안 유럽에 파견나가서 근무하는 경우가 있다. 유럽에 파견나갔을 때 받는 탈출훈련은 미국에서의 탈출방법과 다르다. 유럽의 전투기들은 탈출구가 밑에 있어서 위급시에 비행기를 한 바퀴 돌리고 탈출 수위치를 눌러야 한다. 반면 미국의 비행기는 탈출구가 위에 있어서 스위치를 누르기만하면 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미국에서나 유럽에서나 탈출훈련을 수도 없이 받게 된다. 문제는 이들이 미국으로 다시 송환되서 훈련을 받을 때 생긴다. 미국의 비행기들은 탈출구가 위에 달려 있어서 비행기를 돌리면 안되고 그대로 스위치만 눌러야 한다. 그냥 스위치만 누르도록 수도 없이 훈련을 받지만 훈련할 때는 훈련이고 실제로 탈출해야 할 위급한 실제 상황이 오면 조종사들은 유럽에서 했던대로 비행기를 한 바퀴 돌린 후 스위치를 눌러서 결국 사망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아무리 교육을 받아도 사람들은 위기가 닫치면 자신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과거에 자신의 성공을 보장했던 방식을 집착함에 의해서 스스로 자멸하는 길을 택한다.

10-20 %의 회사들은 불황이 닦칠수록 과거 경기가 좋을 때 성공했던 치고나가거나 밀어내기 방식에다 더 강한 전략을 짜고 더 강한 인센티브를 붙여가면서 밀어붙이는 전략에 올인한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지금처럼 경기가 안 좋을 때는 고객과 종업원에게 갑질의 상처만 남기고 스스로 몰락하는 길을 자초한다. 치고 나가는 강력한 전략도 성장의 공간이 있어야 먹혀들어가는데 지금같은 불경기는 그런 공간자체가 없는 상황이다. 그런 공간이 없음에도 밀어 붙인다면 종업원들은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총구를 자신의 동료들에게 돌리기 시작한다.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전략의 총구를 내부의 동료들에게 돌려서 무너진다.

세상을 바꾸는데 성공한 사람들과 리더와 기업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삶아주는 개구리가 되어서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 있다는 것을 실제로 이런 상황에 도달하기 훨씬 전에 체험한다. 시간에 앞서 심리적 죽음을 먼저 체험하고 이것에서 벗어나는 근원적 변화를 시도한 사람들만이 살아남는다. 삶아죽는 개구리가 되어 있는 자신의 모습을 관조하게 되면 사람들은 처음부터 자신들이 세상에서 살아야하는 이유인 존재이유를 잘못 설정했다는 것을 깨달는다. 결국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지만 자신의 죽음과 직면해 세상에 남겨줄 것이 하나도 없이 소멸될 운명이었다는 것을 각성한다. 이 각성을 토대로 자신의 존재이유의 물음에 대한 답인 목적과 사명의 성전이 무너진 채 생계만을 위해서 열심히 살았다는 것을 깨달는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여기였다. 생계를 위해서 고군분투 했지만 결국은 죽음에 이르는 지름길이었다는 것을 깨달는다. 진정한 생계는 목적과 사명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따라온는 것이지 생계를 위해 따라가서는 생계조차 제대로 잡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이 사명과 목적에 대한 깨달음을 현재로 가져와 자신의 공장과 실험실을 세우고 여기에서 사람들에게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미래를 이끄는 사람들이다. 목적경영의 원리이다. 목적경영의 원리는 미래를 따라가는 사람들이 아니라 목적을 현재로 가져와 미래를 선제적으로 창조해나가는 사람들의 원리이다.

상황에 어려울 때일수록 전략에 몰입해 잔머리를 쓰고 이것을 구현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무겁게 치장하는 것보다 본질로 돌아가서 원점에서 경영을 다시 성찰해보는 것이 답이다.

#황금수도꼭지
#목적경영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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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