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earning

유사일과 가짜 일

Dec 14, 2018 ·2분 ·jkyoon · 2,867

유사 일(pseudo work)에 몰입하고 있지는 않나요?
조직이 골리앗처럼 비만해졌다

회사후소(繪事後素)란 말이 있다. 여기에서 繪는 그림 회, 사는 事 일 사, 후는 後 뒤 후, 소는 素 흴 소로 그림 그리는 일은 흰 여백이 있는 것을 전제로 의미가 있다는 말이다. 속 뜻은 모든 일에는 본질이 있는 연후에 꾸밈이 의미가 있다는 공자(孔子)의 말씀이다.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힘들게 돌아가는 조직을 진단해보면 이런 조직은 본질을 구성하기 위한 진짜 일이 아니라 이 일의 꾸밈을 구성하기 위한 일이 본질을 구성하기 위한 일을 대체하고 있다. 회사가 하는 진짜 일은 고객에게 가치를 창출하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회사 일을 분석해보면 고객에게 가치를 창출해준다는 명분으로 붙어다니는 유사 일들이 고객에게 직접적으로 가치를 창출해주는 진짜 일보다 더 많다. 유사일이 주인이 되었고 진짜 일이 손님이 된 형국이다. 또한 회사는 이 유사일을 한 댓가를 고객에게 전가하여 서비스나 제품의 가격을 올려받는다.

회사일을 분석해보면 진짜 일은 30%, 유사일은 60%, 가짜일은 10% 정도를 구성한다. 예를 들어 조직에서 성과를 내는 일과 리더를 육성하는 일을 두 가지 일이라고 생각하면 리더를 육성하는 일은 대부분 유사일로 전락한다. 유사일도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유사일로 규정되는 순간 구성원도 우선순위가 떨어지기 때문에 몰입해서 일하지 않는다. 몰입해서 일하지 않으면 이 유사일의 상당부분은 가짜일로 전락한다. 조직에서 변화혁신에 실패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일하는 것과 변화혁신을 두 가지 과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간 여유가 있을 때는 변화혁신의 프로젝트를 하기도 하나 업무성과에 쪼달리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자신의 밥그릇이 걸려 있는 일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변화혁신과제는 뒷전으로 밀린다. 처음부터 유사일이엇음에도 밀리면 가짜일로 전락한다.

본인의 저서 <황금수도꼭지: 목적경영이 이끈 기적>에서는 이야기하는 전문가들의 놀이터 디자인은 진짜일과 유사일이 이분화 되어 분절되어 있는 것을 진짜 일 속에 유사일을 내재화시켜서 처리하는 Embedding을 하지 않는다면 유사일도 다 가짜일로 전락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해서 리더를 가장 잘 길러내는 방식은 진짜 일을 통해서이다. 변화와 혁신을 실제로 해내는 것도 이것을 따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일 속에 내재화 시켜서 성과를 내는 한 실험방법으로 택할 때만 가능하다. 모든 것들이 진짜 일을 중심으로 통합되지 않으면 조직에는 유사 일들이 쌓이기 시작한다. 이 유사 일을 잘 처리하는 사람들이 승진하기 시작하면 이렇게 승진한 사람들은 더 많은 유사일을 만들어내고 이 유사일의 대부분의 가짜일로 전락한다. 조직에서 하는 모든 일이 조직의 목적과 분절되어 최적화를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 조직이 존재의 목적과 상관없는 일도 비만해진 것이다. 요즈음 시대에서 요구되는 날엽한 애자일 조직과는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 것이다.

조직에 가짜일이 넘친다는 것은 암세포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직에 암세포가 더 이상 번지게 전에 조직이 많은 시간과 자원을 쏟고 있는 유사일들을 찾아내는 것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유사일
#가짜일
#진짜일
#황금수도꼭지
#목적경영

← 칼럼 목록으로
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