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미래에 대한 투기현상
우리나라는 지금 급격하게 혁신동력의 불이 꺼지고 있다. 정부가 내놓는 최저임금제, 40/52시간 근로제, 부동산대책, 소득주도 성장, 규제혁신 등의 내용을 보면 혁신동력의 근원적 물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혁신보다는 결과에 대한 제도개입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같은데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기본적 생존권의 문제와 관련된 사회복지의 문제는 정부가 세금을 이용해 직접적 제도개입으로 다뤄나갈 수 있지만 생존의 문제를 넘어선 보다 고차원적인 성장의 문제는 모든 분야에서의 사회적 혁신의 결과로 논의되어야지 정부가 나서서 제도적 개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혁신이 전제되지 않은 일자리 만들어내기나 소득주도 성장, 부동산 정책은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양산한다. 지금 정부가 대기업에 요구하는 일자리는 혁신이 준비가 안 된 기업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효율과 가치창출에 앞장서야 할 기업들에게 정부의 고용율 개선을 위해 자선사업가로 나서라고 독려하는 꼴이다. 문제로 부각되는 결과에 대한 직접적 제도적 개입으로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신캐인즈적 생각은 위험한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현정부에서 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은 한 국가의 미래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처럼보인다.
정부가 미래를 보여주지 못하니 경제주체들은 자신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미래에 대한 투자가 아닌 미래에 대한 투기에 나섰다. 그나마 투자 여력이 있는 기업들도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현금을 쌓아놓고 있지만 정작 투자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아마도 자신이 힘들여 미래를 만들어나가기보다는 미래에 돈이 되는 신생기업이 나타나면 이를 M&A하는데 돈을 쓰고 싶어할 것이다. 미래는 보이지 않고 미래의 리스크만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기업의 혁신동력이 꺼지니 종업원들의 노동 생산성도 미지근해졌다. 노동생산성이 담보되지 못한 근로시간단축은 중소기업에 불을 질렀다. 회사를 믿을 수 없는 종업원들은 처세술이나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제 살길을 찾아나섰다. 노조도 미래의 개념을 위해 어떻게 협업해서 지금의 위기를 살려낼 수 있는지에 머리를 맞대기보다는 지금 챙길 수 있는 밥그릇에 더 집착한다. 심지어 일반국민들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돈을 부동산 투기에 붓고 있다. 고령화되고 있는 노동력의 문제도 결국 혁신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만 혁신의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오히려 정년연장 등 젊은이들과의 고용을 놓고 벌이는 파이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국가를 비롯해 모든 경제주체가 미래의 투기에 동참한 것이다. 혁신에 투자함에 의해서 미래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성취한 것을 세를 놓아가며서 먹고 사는 렌트시킹(rent seeking)을 위한 투기가 극심해졌다.
정부가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투자할 수 있는 미래의 개념을 만들고 이것을 현재로 가져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사회적 혁신의 기반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거시경제지표 상으로 보면 대한민국은 모든 면에서 심각한 위기로 치닫고 있다. 미래의 개념이 복원되어 혁신의 동력이 살려지지 않는다면 결국 대한민국인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의 전철을 밟을 것이다. 가장 취약한 부문은 가계와 중소기업처럼 보인다. 고용의 90%를 담당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노동생산성은 취약하기 짝이 없다. 중소기업의 부채는 750조, 자영업 대출은 600조원에 달한다. 우리나라만 빼고 국제금리가 오르는 추세여서 해외자본들이 이탈하기 시작하면 중소기업으로는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노동생산성이 자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 1조 5천에 달하는 가계부채가지 겹친다면 국제금리의 상승은 말그대로 우리경제에 큰 쓰나마가 될 수 있다. 외환위기가 다시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부채는 거시경제의 아킬레스 근이다.
혁신에 물을 찬물을 뿌리는 또 다른 현상은 부패와 투명성의 문제이다. 국제투명성기구(TI, Transparency International)의 ’17년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 CPI)에서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54점, 180개국 중 51위이다. 10위권에 해당되는 경제규모와 40위 정도의 차이가 난다. 100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이 매출 중 50정도가 부패와 연관된 사람들의 배를 채우는데 소모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혁신을 해서 규모를 키워도 고양이에게 생선을 넘겨준 꼴이 된다. 건전한 생각을 가진 일반국민들이 혁신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인센티브가 없다. 부패는 나라의 혁신동력 불을 꺼트리는 가장 큰 잠재적 요소이다. 심지어는 경제검찰 공정위가 황금낙하산을 날려보내며 기업의 공정성에 침을 뱉고 사법부의 수장이라는 사람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챙기기 위해 국가의 공정성을 자신들의 구미에 맞춰 좌지우지한 나라이다. 나라전체가 부패한 것이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지금처럼 제도적 개입을 통해 문제를 땜질하는 방식의 개선이나 이념논쟁에 시간을 소모할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개념을 다시 세우고 이 개념을 현재로 가져와 사회적 혁신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미래를 가시화 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미래를 가시화 해서 혁신의 동력을 살려내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사회적 혁신의 불이 꺼진 대한민국에서 생긴 문제는 제도적 규제와 거둬들인 세금을 쓰는 일이어서 결국 제로섬의 갈등으로 끝난다. 제로섬 게임의 맥락에서 일어나는 필연적 갈등은 배를 좌초시킬 것이다. 그래도 지금 보이는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북한과의 관계가 복원되어 미래를 위한 국가간 통섭적 모형을 성공시키는 일일 것이다. 북한과의 관계회복은 외재적으로 주어진 새로운 기회임이 분명하지만 이 기회도 미래의 개념을 세우고 이에 기반해 사회적 혁신으로 연결시키지 못한다면 그냥 이념갈등만 부축이다가 종말을 맺을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정부의 가장 큰 위기는 사회적 혁신을 이끌어낼 미래에 대한 개념이 실종되었다는 사실이다. 미래의 개념이 실종되니 모든 경제주체가 자신의 살길을 모색하기 위해 투기꾼으로 나섰다. 이들을 미래를 위한 투자자로 돌려놓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좌초되는 운명에 처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