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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 대국 어떻게 탄생했나

Mar 31, 2019 ·4분 ·jkyoon · 2,646

페르시아 제국은 어떻게 탄생했나?
키루스 대왕

키루스 대왕(기원전 560~530년)은 일류 최초로 제국을 건설했다. 이 제국의 이름은 페르시아였다. 마키야벨리 군주론에도 자신의 역량을 스스로 숙성시켜 자수성가형 리더십을 발휘한 최초의 인물로 키루스 대왕을 인용하고 있다.

키루스 대왕 리더십이 지금까지 있었던 리더들과 특별한 점은 리더는 부하들과 현장에서 항상 같이 있어야 하고 앞서야 하는 상황에서는 부하들보다 조금만 앞서야 한다는 것이다. 키루스 대왕은 실제로 전투에 임해서도 지휘관들에게 “군사들보다 너무 앞서 달리지 말라. 약간 빠르게만 이끌어라. 그래야만 군사들이 쉽게 따라갈 것”이라고 명령했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키루스 대왕의 대왕의 리더와 부하 사이에 너무 많은 거리를 만들지 말라라는 리더십 교훈은 깡그리 잊혀졌다. 대부분의 현대적 리더십은 위계적 조직을 염두에 두고 부하와 리더의 거리를 강조하는 리더십으로 대체되었다. 현대적 리더십의 대명사 카리스마 리더십은 부하들이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구축하는 것을 강조한다. 리더가 부하들보다 역량이나 모든 면에서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 거리를 구축했을 때 부하들은 리더와 경쟁하는 것을 포기하고 경외감을 가지고 역할모형으로 삼아 리더를 따른다고 가정한다. 회사에서 리더에게 부여하는 직책은 이런 경쟁이 과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격차를 제도화시킨 것이다. 변화가 상수가 된 세상에서 역할이 아니라 직책에 방점을 두는 리더십은 아주 위험한 리더십이다.

카리스마는 신이 선물로 준 재능이란 뜻이다. 신이 어떤 특정한 사람을 리더로 선정해 카리스마란 재능을 선물로 주었을 때는 보통사람도 열심히 하면 따라잡을 수 있는 재능을 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카리스마는 거리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현실에서 뛰어난 부하가 등장하여 거리가 좁혀지면 리더의 자리가 위태로와지고 이때부터 리더십의 모든 부정적 이슈가 발생한다. 카리스마 리더로부터 암살을 당하던지 다른 뛰어난 이인자들과 경쟁시켜 제거하던지 리더 스스로가 암살당하던지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연출된다. 또한 이런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리더는 신적 능력을 연기하기도 한다. 심지어 어떤 목회자는 설교할 때 자신의 뒤에 드라이 아이스를 피워놓고 마치 이 연기가 하나님이 주신 것처럼 신도들을 농락하다 발칵되어 감옥에 간 적도 있다. 이 모두가 부하와 자신간의 거리를 염두에 둔 전략이다.

키루스 대왕은 리더가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를 사용할 때도 현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현장의 부하들의 수준에서 구성원들과 같이 이에 대한 공동의 맥락을 만들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키루스 대왕은 리더가 현장감각을 상실하면 리더로서의 맥락을 만들지 못할 것이고 현장을 통해 맥락을 만들지 못하면 리더십 기반을 상실한 것으로 보았다. 현장감각을 상실하면 리더십의 에토스에 해당하는 논리도 공전할 것이고, 논리가 구성원의 마음에 공감을 창출하는 파토스도 만들지 못하고 얻어진 결과에 대한 에토스적 공정성도 담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리더십은 부하와의 거리를 만들어주는 직책을 기반으로 이끌고 따라감이 본질이 아니다. 누가 직책을 차지하는지가 리더십의 본질이 아니라 더 나은 변화를 성취할 수 있었는지가 문제다. 설사 대통령이라는 높은 직책을 자치하고 있어도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면 실패한 리더일 뿐이다. 직책을 넘어서 구성원과 함께 방향에 대해서 공감하고 이 공감을 통해서 새로운 것들을 같이 만들어가는 변화를 만들었는지의 문제이다. 아무리 뛰어난 리더라 하더라도 이 구성원이 공감하는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면 실패한 리더일 뿐이다. 이 변화를 만들어냈을 때 우리가 함께 해냈다고 부하들이 외칠 수 있을 때 제대로된 리더십이 발현된 것이다.

역사적으로 한번의 연출로 세상에 변화를 준 리더들은 카리스마였는지 모르지만 지속적으로 세상을 변화시킨 리더들은 서번트 리더십을 구사했다. 서번트 리더들은 부하와의 거리를 줄이는 것을 넘어서서 부하보다도 더 낮은 모습으로 임하므로써 리더가 주창하는 사명과 목적에 대해 공감을 창출하고 이 공감으로 이 목적에 가까워지는 변화를 만든 사람들이다.

서번트 리더십은 초격차를 주장해가며 달아나는 카리스마 리더들에 대한 안티 테제이고 구성주의 초연결시대 L자 저성장 시대의 리더십을 상징한다. 초격차를 만들어서 리더 혼자 도망갔는데 아무도 따라오지 않는 상황을 상상해보라. 리더십 자체가 무의미해진 것이다. 회사의 기술도 마찬가지다. 기술적 초격차를 벌려 먼저 세상을 선도하는 제품을 만들었는데 고객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아서 세상에서 퇴출된 제품과 회사들도 부지기수이다. 삼성이 기술적 로고스를 앞세워 초격차를 주창해가며 먼저 달아났는데 국민들이나 고객 누구도 이런 초격차에 공감하지 못해 삼성 혼자 달아난다면 삼성의 의도와는 달리 삼성은 돌아올 수 없는 길을 혼자 내달린 것이다. 삼성이 당장해야 할 것은 초격차가 아니라 자신의 선두적 기술로 고객이나 국민들의 공감대를 회복하는 것이다. 멀리가기 위한 동행을 구하는 것이 더 급선무이다.

대한민국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페르시아 제국의 글로벌함을 꿈꾼다면 키루스 대왕으로부터 리더십이던 기술적 역량이던 초격차를 주장하는 논리의 위험성에 대해 한 수 배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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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