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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가 사라지다

May 20, 2019 ·3분 ·admin · 2,662

관리자가 사라지다:
경영학의 위기

대부분의 학문들은 구글에 나와있는 것 이상을 가르치지 못해 해체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이지만 학문 중 가장 먼저 해체의 수순을 밟을 수 있는 것이 경영학인 것같다.

실제로 대학에서 수강신청하는 추이를 분석해보면 복수전공으로 경영학을 신청하는 학생들이 많이 줄었다. 10년전만해도 문과학생들은 거의 모든 학생들이 경영학을 복수전공을 했고 공대학생들도 경영학을 부전공으로 신청하던 경향과 비교하면 상전벽해이다. 경영학이 현실적 경영이슈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용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미국에서는 Top School을 제외하고 MBA도 거의 죽었다, 한국에서의 경영전문대학원은 이제 인공호흡기를 달고 간신히 생명을 부지하고 있는 수준이다.

전통적으로 경영학은 목표를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주어진 자원들을 <최적화하는 법>을 가르쳐왔다. 하지만 지금은 경영학 영역인 인사조직, 마케팅, 생산, 재무, 회계, MIS, 전략의 각 분야에 Data Analytics가 발전해서 이런 최적화를 위한 의사결정에 관리자들이 개입할 여지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여기에서 Data는 굳히 전통적 통계학의 대상이었던 수치화된 데이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Zappos에서 Holacracy를 시행하면서 관리자들에게 회사를 떠나던지 실무자의 역할을 맡던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최후통첩을 내렸을 때만해도 중간관리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이들은 자원을 최적화 시키는 의사결정에 자신들만의 경험적 암묵지가 있다고 믿었고 실제로 이런 암묵지에 근거해서 회사에 저항했다.

하지만 지금 추세로보면 이런 암묵지에 기반한 관리자의 역할이 Analytics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어서 결국 중간관리자들의 역할은 모든 기업에서 빠르게 사라질 것이다. 중간 관리자들에게 자원의 최적화에 대해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것으로 학문의 명맥을 유지했던 경영학이 치명상을 입고 있다. 결국 지금 추세로 보면 경영학은 Analytics에 자리를 물려주고 시대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할 운명이다.

이런 추세가 대세라면 경영학이 사라지기 전에 어떤 변신을 시도해볼 수 있을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금까지 설정한 목표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최적화의 질문은 그냥 인공지능에게 넘겨주고 목표 달성을 통해 축적한 재원을 동원해서 <미래의 가치>를 창출하는 다양한 실험적이고 혁신적 방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마디로 미래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보이지 못한다면 경영학에 미래는 없다. 지금은 목표달성은 그냥 기본이고 목표를 넘어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정도가 가장 실용적인 것의 잣대가 되었다. 목표달성으로 실용성을 증거했던 시대가 과거의 유산으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경영학의 꽃으로 칭송되던 경영전략도 같은 운명이다. 사회는 초연결 플랫폼 디지털 혁명이 가속화되고 산업간의 경계가 플랫폼으로 붕괴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산업의 경계를 전제로 경쟁자를 정해놓고 이들을 이기는 방법을 가르쳐 생존했던 경영전략은 존재이유가 사라졌다. 경영전략의 한계를 넘어서서 미래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문제풀이 방식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경영학은 향후 5-6년 이내에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될 운명이다.

과거 데이터라는 한계를 벗어날 수 없는 빅데이터의 특성상 현재는 인공지능이 장악할 것이다. 인공지능에 의해 장악되지 못하는 시간이 미래이고 이 미래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에 따라 학문이 누릴 수 있는 권력순위가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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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