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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리아와 디아스포라의 경계에서

Aug 16, 2019 ·3분 ·jkyoon · 2,728

아포리아와 디아스포라의 경계에 서서:
용기있는 삶

감옥에서 죽을 것인가? 
탈출을 시도해 볼 것인가?

뛰어난 경영자들은 도저히 풀리지 않는 문제에 봉착했을 때 여행을 떠난다. 여행은 풀리지 않는 문제 즉 아포리아에 대한 처방이다. 신기하게도 이들은 여행에서 의식적으로 문제를 풀려고 시도하지 않았음에도 여행에서 돌아오면 문제가 말끔하게 풀려 있음을 고백한다. 자신의 정신모형의 박스 안에서 문제를 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여행을 통해 정신모형 상자 밖에서 문제를 다시 보는 시각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내가 경영자들에게 들은 디아스포라 여행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여행은 타라그룹의 강경중 회장으로부터 전해들은 디아스포라 여행이다.

2006년을 전후로 타라는 더 이상 성장이 멈춰진 회사였다. 앞길이 보이지 않는 아포리아의 감옥에 갇혀 서서히 죽어가게 될 운명이었다. 강경중 회장은 자신만이라도 먼저 아포리아의 감옥에서 탈출해보기로 작정한다. 아포리아의 감옥에서 탈출한 사람이 직면하는 것이 정해진 길이 없는 사막에서의 방황이다. 오아시스를 발견한다는 것은 지극한 행운이다. 결국 디아스포라에 대한 감행은 아포리아의 감옥에서 죽기보다는 탈출해서 차라리 사막에서 헤매다 죽기를 택한 사람들의 용기있는 명령이다.

2007년 시무식을 마치고 강경중 회장은 본사가 있는 파주에서 시작하여 동해안, 남해안, 서해안을 거쳐 본사로 돌아오는 1400 Km의 행군을 감행한다. 이 디아스포라 여행의 특이한 점은 강경중 회장이 완주한 1400Km의 여정에 250여명 직원들이 중간 중간 동참한 것이다. 회장님이 행군하는 일정에 맞추어 3-4명씩 번갈아 가며 회장님 일정에 동참하여 하루 40km를 같이 걷고 같은 방에서 자고 토론하고, 같이 한솥밥을 만들어 먹고 아침에 다시 회장님을 떠나 보내고 회사로 복귀하는 일정을 통해서 직원들도 회사일을 해가며 1400km의 길을 같이 완주한 것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직원들은 아마도 회장님의 디아스포라는 쇼일거라는 생각을 가졌지만 이 디아스포라가 끝날 때 쯤 직원들의 회의가 불식되고 회장님의 생각하는 회사의 죽음과 이 회사를 살려내려는 진정성이 구성원들의 마음에 받아들여졌다. 이 회사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기적적으로 성장하는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회장님이 생각하는 사명과 목적이 받아들여져서 결국 직원들이 회장급 사원으로 변신한 것이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회사의 목적에 대해 회장급으로 생각하고 일하는 사원이라는 운명을 찾은 것이다.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은 이런 아포리아와 디아스포라의 경계에서서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노래이다. 아포리아의 감옥에서 용기있게 탈출해서 디아스포라의 세상에 자신을 던진 사람들에 대해서 노래한다. 미래를 만든 사람들은 다 아포리아의 감옥을 탈출할 수 있는 용기, 디아스포라에 몸을 던질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다. 운명을 찾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자신을 감옥으로 탈출시킬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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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더군요.
몸이 하나니 두 길을 다 가 볼 수는 없어
나는 서운한 마음으로 한참 서서
잣나무 숲 속으로 접어든 한쪽 길을
끝 간 데까지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또 하나의 길을 택했습니다. 
먼저 길과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나은 듯도 했지요.
풀이 더 무성하고 사람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사람이 밟은 흔적은
먼저 길과 비슷하기는 했지만,
 
서리 내린 낙엽 위에는 아무 발자국도 없고
두 길은 그날 아침 똑같이 놓여 있었습니다.
아, 먼저 길은 한번 가면 어떤지 알고 있으니
다시 보기 어려우리라 여기면서도.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한숨 지으며 이야기하겠지요.
“두 갈래 길이 숲 속으로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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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답이 없는 아포리아의 감옥에 갇혔다는 느낌이 들면 자신에게 디아스포라의 여행을 선물해보자. 디아스포라의 여정에서 생각지도 못한 운명을 갈림 길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운명의 갈림길은 그냥 아포리아의 감옥속에서 편하게 죽기를 작정한 사람들에게는 절대로 찾아 오지 않을 것이다. 이들에게는 자신의 운명을 직면해보려는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용기는 신이 누군가에게 운명의 길을 보여주기 위해 치뤄야 하는 시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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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