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의 다양성 위기
한국사회의 다양성 위기:
All Means All
자주 쓰이는 표현은 아니지만 영어 표현에 <All means All>이란 말이 있다. 누구를 특별하게 차별하지 않고 모든 기회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뜻이다. 누구나라는 말이 <진짜> 누구나를 뜻한다는 것이다. 균등한 기회에 대한 약속이 공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실천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벌을 받을 일을 해도 누구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다 똑 같이 벌을 받는다는 의미이기도하다. <All means All>은 우리가 사는 이곳이 진실된 약속과 진실된 기회의 땅이라는 사명선언이다.
한국의 보통사람들이 All Means All을 믿을 만큼 한국은 소수의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일까?
내가보기에는 All means All이 선진국 수준에 근접하려면 한참을 더 가야한다는 생각이다. 한국의 다양성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다섯영역은 학연, 혈연, 지연, 세대, 성에 관련된 영역이다. 한국에서 학벌은 다양성을 침해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다. 능력과 별개로 좋은 학벌을 획득하면 죽을 때까지 이 학벌을 임대해가며 먹고 살 수 있다. 지연은 한국에서 참신하게 새정치를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다양성의 적이다. 좋은 집안배경은 이미 흑수저 논쟁을 보더라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김성태의원의 딸 KT 입사논쟁도 흑수저 부모에게 혈연적 배경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를 일깨워줬다. 성 다양성의 지표인 여성 임원수에서는 남성중심사회인 일본에도 뒤지고 있다. 세대간 다양성의 부재는 갑질로 번지고 심지어는 갑질금지법이 생길 정도로 보편적인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한 사회가 얼마나 다양성에 대한 사명을 잘 구현하는 지를 판별해보려면 법원의 판결을 분석해보면 된다. 한국 법정에서의 판결을 보면에서는 기회가 특정인에게 집중되고 죄를 지어도 유전무죄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AMA과는 이미 거리가 멀다.
한국을 다시 기회와 약속의 땅(AMA)으로 만들기 위해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까? 나는 무너진 공교육의 사명을 복원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공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학교는 기회와 약속(AMA)을 지켜주는 최후의 보루이고 근원이기 때문이다. 그 사회가 얼마나 건강한 지의 척도는 학교가 얼마나 AMA의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에 달려있다. 건강하지 못한 사회가 운영하는 최악의 학교는 부모의 계층을 그대로 대이음시켜주는 회전문 학교다. AMA이 무너져 능력이나 재능과 무관하게 부모의 계층이 자식에게 대이음 될 때 사회는 동맥경화 상태가 되고 급속하게 창의성이 고갈된다. 건강한 사회의 건강한 학교는 부모의 계층사다리와 상관없이 자신의 재능에 따라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서 부모의 운명과는 독립적으로 자수성가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부여받는 터전이 된다. 이런 사명을 부여받은 학교는 사회가 동맥경화되는 것을 막아주는 신성한 성소이다.
한국의 학교는 부모의 지위와 상관없이 용을 찾아서 길러내는 개천의 역할을 빼앗꼈다. 학생들을 제대로 길러내는 기능을 빼앗겼을 뿐 아니라 학교는 학원에서 가르쳐준 것을 그냥 공식적으로 확인하고 공인해주는 시험 성적인증기관으로 전락했다. 가르치는 무기조차도 학원에 빼앗긴 선생님들은 그냥 성적표에 확인도장을 찍어주는 행정 공무원의 역할만 하도록 강요 받고 있다. 교육부 공무원들은 자신의 밥그릇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공교육의 사교육에 교육의 기능을 빼앗기는 현장을 방관해왔다. 학부모들은 내 아이가 혼자 손해볼 수 없다는 생각에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사교육에 무리하게 돈을 써가면서 공교육이 무너지는 것에 일조했다.
공교육이 살아나기 시작하면 사명으로 무장한 학생들이 배출되기 시작할 것이다. 이들은 누군가의 기득권 세력이 학벌, 지연, 혈연, 성연, 세대를 내세워 사회의 다양성을 침해하면 공동으로 맞서 싸울 것이다. 이들이 사회의 주류가 될 때 한국 사회는 다양성과 창의성과 역동성과 약자를 위한 보살핌이 상식이 되는 사회가 될 것이다. 혈연, 지연, 학연, 성연, 세대연에 대한 고담준론들이 아주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이야기로 들릴 것이다.
ALL MEANS AL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