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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가 왜 소설을 쓸까?

Aug 16, 2019 ·1분 ·jkyoon · 2,853

학자가 왜 소설을 쓸까?
구성주의 미래

평생 사회과학이던 자연과학이던 과학을 연구하신 지인분들이 연달아 소설을 출간하고 있다. 포항공대의 송호근 교수는 <강화도>라는 소설을, 국민대학교의 백기복 교수는 <빛소리>라는 소설을, 한동대학교의 이재영교수는 <지적거인>이라는 소설을 출간했다. 이들은 다 역사소설이란 형식을 취하고 있다.

과학자들을 경험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리를 유추해야 하는데 데이터는 이미 발생한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이야기할 수 있는 진실이 과거지향적이 될 수 밖에 없다. 자연과학에서는 큰 문제가 생길 수 없으나 맥락을 중시하는 사회과학에서는 미래를 예측하는 학문으로서의 정당성이 지속적으로 의심받을 수 밖에 없다. 실증연구를 통해 어느 정도 학문적으로 성취를 이룬 분들이 실증적 연구로는 미래를 이야기하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깨달고 표현하는 매체를 논문에서 소설로 갈아타는 것같다. 데이터라는 과거를 기반으로한 실증 연구를 오랫동안 진행해보다보면 누구나 느끼는 한계이다.

나도 어느 순간부터는 경험적 데이타를 가지고 정교하게 모형을 분석해서 논문을 출간하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 경험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증적 연구의 정확도나 신뢰도에 집중하는 논문보다는 연구의 내용이 주는 미래 타당도에 집중하는 연구에 더 시간을 많이 쏟고 있다.

미래는 겸험적 데이터에 의해서 추론되기보다는 시간보다 앞서 가서 목적을 중심으로 구성해내는 구성주의 원리가 작용한다. 실증에 치중하는 학문이 미래를 예측하기보다는 뒷북을 치는 쪽으로 경도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이들이 소설이라는 형식을 취한 것도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실증 학문의 한계를 인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오랫동안 실증적 연구에서 성과를 내본 사람들은 아마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아마도 대학에서 정교수가 되면 연구논문보다는 책에 집중하는 이유도 비슷한 동기일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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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