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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생연분

Feb 1, 2020 ·4분 ·admin · 4,036

천생연분은 되어감(Becoming)이다:
영화같은 결혼생활

신은 남성과 여성이 자신만이 최고라고 생각해서 상대에 관심을 안 가지는 성향을 보여서 일단 둘이 만나는 보라고 콩깍지라는 홀몬제를 발명했다. 영원히 콩깍지를 쒸워놓으면 좋겠지만 콩깍지가 지속되는 기간은 3년을 넘지 않는다. 콩깍지가 씌워진 커플은 삼년간 영화를 찍는 삶을 살게 된다. 상대를 사랑하면 상대를 자신의 연출하는 영화의 주인공으로 세운다. 자식을 생각해보면 쉽게 영화찍는 장면을 이해할 수 있다. 자식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자신이 영화감독만 된다면 모든 사회 장면에서 무리를 해서라도 자식들을 주인공으로 세우고 싶다. 이처럼 사랑하는 사람들은 항상 영화의 장면을 연출한다. 서로가 사랑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상대를 주인공으로 세우기 때문이다. 상대를 더 이상 주인공으로 세우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사랑이 식은 것이다.

문제는 호르몬의 유예기간이 지난인 삼년 후에 발생한다. 신이 꽁 깎지를 씌워놓은 3년의 유예기간이 끝나면 콩깍지가 벗겨지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 이상 상대를 이전처럼 사랑하지 않는다. 사랑의 호르몬이 떨어지면 자신만의 삶으로 돌아가 자신이 주연이되고 상대를 내 삶을 위한 조연으로 격하시킨다. 이런 조연으로 격하시키려는 의도가 제대로 실현되지 않으면 사랑한다는 명목으로 싸움을 시작한다. 상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을 이기적으로 사랑하는 것이다.

삼년의 유예기간이 끝난 후에도 사랑이 씨앗이 마르지 않고 영화같은 삶을 지속하는 사람들의 비밀이 있다.

이런 사람들의 첫번째 비밀은 상대가 가진 장점이나 미모 재력 등 이런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상대가 가진 아픔조차도 사랑했던 긍휼의 사랑을 실천한 커플이란 점이다. 긍휼은 상대의 아픔까지 사랑하는 사랑의 숭고한 상태이다. 긍휼를 실천하는 사랑은 이 아픔이 치유되는 과정에서 서로가 서로를 지극 정성으로 사랑할 뿐 아니라 아픔이 치유된 결과로 서로에 대한 성숙을 경험한다. 외모는 변화하지 않고 나이가 들수록 쇄락해가는 것이어서 일상화되고 물상화되지만 성숙체험은 상대를 살아있는 존재로 확인하게 해준다. 결혼이 일상이되어 평범해지고 피상적이 되는 것을 넘어서서 결혼을 통해 성장체험을 한다. 사랑의 유예기간이 끝났을 때도 서로를 여전히 주연배우로 생각해가며 사랑하는 사람들은 좋은 것만 보이는 것만 사랑하는 사랑의 편식을 극복하고 긍휼의 사랑을 실천한 사람들이다.

사랑의 유예기간이 끝난 후에도 사랑의 계속 영화같은 사랑을 하는 두 번째 비밀은 결혼에 대한 새로운 대본을 마련했는지이다. 결혼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보면 결혼식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는 엄청난 시간과 자금을 쏟아붓지만 정작 결혼 후에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대본을 마련하는 일에 시간을 쏟지 않는다. 결혼해서 사는 삶이 목적이 아니라 마치 결혼식자체가 목적처럼 보인다. 결혼은 몇 일 살아보고 그만 둘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결혼식장을 떠난 후 죽는 순간까지 지속해야 하는 여정이다. 두 사람이 인연을 맺고 서로 결혼까지 하고 같이 살아야 하는 운명이라면 왜 서로가 운명이 될 수 밖에 없는지 이유가 있다. 이들은 깨달은 이유를 자신 결혼여정을 통해 실현시켜야 할 목적으로 전환시킨다. 이 목적을 실현시키는 영화의 공동 주연배우로 서로를 다시 캐스팅한다. 이들이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둘이 정한 결혼의 목적을 실현시키기 위해 어떤 대본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자신들이 직접 쓴 대본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남들처럼 사는 대본이 아니라 자신들이 창작한 행복한 결혼생활에 대한 스스로 쓴 대본을 가진 사람들이다.

대부분은 천생연분이었는지를 만남을 통해서만 연결시키는 성향이 있는데 천생연분인지는 실제로 둘이 결혼 생활을 마감하는 순간에 판명된다. 다른 사람들이 아닌 두 사람이 결혼여정에서 고난과 기쁨을 같이 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하고 살았을 때 실현시킬 수 없었던 천생연분의 이유를 죽는 순간까지 얼마나 실현했는지가 천생연분의 판단기준이다.

결국 결혼은 서로가 천생연분임을 실현하고 증명하는 여정이다. 여정을 통해 천생연분을 설명하는 이유대로 살았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둘은 천생연분을 실현시킨 진실의 커플이다. 이 커플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자신의 자식들이 우리 부모는 천생연분이었기 때문에 저승에서도 두 분이 함께 손잡고 계실거야라고 간증해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확실한 천생연분의 증거는 없다. 천생연분으로 평생 영화같은 삶을 누려보자.

PS. 이글은 오늘 새로운 출발을 하는 제자의 결혼식을 위해 준비해본 메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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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 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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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