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earning

나를 통해 미래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May 5, 2020 ·2분 ·admin · 5,003

나를 통해 미래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랜트비를 갚다

내 개인적 삶의 괘적을 추적해보면 20대는 씨를 뿌려서 토양 속에서 발아시키는 시기는 시간이었고, 30대는 공부해서 나무 묘목으로 길러내는 시기, 40대는 나무를 통해 꽃을 피우던 시기, 50대는 열매를 맺던 시기, 60대는 열매를 나눠주고 이모작을 위해 새로운 씨앗을 모종할 시기, 70대, 80대는 새로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시기, 90대는 모든 물리적인 것을 나눠주는 시기, 100세에서는 메모리를 남겨주고 떠나는 시기인 것같다.

이런 의미로 다시 경험하고 싶은 황금기는 40-50대이고 앞으로 올 70-80대인 것같다.

20대에 뿌리던 씨앗은 먼저 간 선배들이 남기고 간 씨았이었다. 이 씨앗을 그대로 채용한 적은 없지만 각주정도를 달아서 내 씨앗으로 생각하고 뿌렸지만 제대로 묘목으로 발아되지 않아서 많이 방황했던 시기다.

30대가 되어서야 제대로 된 씨앗은 남의 것을 채용하거나 여기에 각주를 다는 방식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대로 된 씨앗은 과거와 미래의 교차점에서 만들어졌다. 과거 선배들이 남긴 유산의 씨앗과 내가 미래에 남길 유산의 씨앗을 엮어서 나만의 테피스트리가 만들었을 때 그것이 내 씨앗으로 내 삶의 토양에서 제대로 발아시킬 수 있었다.

삶은 먼저 간 선배들이 남긴 소중한 유산을 받아서 내가 죽은 후 남길 유산과 서로 엮어서 나만의 삶의 내러티브를 마련하고 이것을 현재로 가져와서 실현시키는 여행일 것이다. 유산이란 내가 정한 목적에 대한 약속을 실현시켜서 얻어낸 소중한 메모리이다. 이 내러티브가 실현된 것이 내가 남길 유산이자 나에 관한 메모리일 것이다.

내 몸이 해체되는 죽음의 순간 내가 남길 수 있는 유산의 메모리는 후세의 누구에게 다시 소중한 기억으로 채용되어서 후세의 삶을 통해 나의 삶을 부활시킬 것이다. 이런 메모리 조차 남길 수 없다면 내가 이 세상에 다녀갔다는 증거를 제시할 방법은 없는듯 보인다.

죽음의 강을 건너는 순간 나를 누군가에게 강요할 수 있었던 몸이 해체되고 내가 남길 메모리를 누군가가 자발적으로 자신의 삶 속에서 내러티브로 부활시키면 나를 통한 미래가 만들어진다.

미래는 내가 죽는 순간 후세의 누군가가 내 유산의 메모리를 채용해서 자신의 삶으로 부활시킬 때 만들어진다. 미래는 죽은 후에만 만들어지고 우리가 현재 미래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냥 상상적 체험이다.

내가 세상에 존재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죽음과 동시에 남겨질 내 메모리를 누군가가 자발적으로 채용해 자신의 삶의 내러티브로 만들 때일 것이다. 이들의 삶이 내가 역사적 선배로 살았고 실제로 존재했다는 증거이다. 또한 이들이 채용한 내 삶의 메모리가 내가 한 평생 세상을 빌려쓰고 간 댓가로 내가 지불한 세상에 대한 랜트비일 것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지만 이름의 운명은 잊혀짐이다. 사람은 죽어서 잊혀질 운명의 이름이 아니라 이름을 통해 실현한 소중한 메모리로 미래를 남긴다.

나도 세상을 빌려 쓴 댓가로 누군가에게 랜트비를 남길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칼럼 목록으로
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