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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탈주를 막을 수 있을까? 효성의 일탈

May 17, 2020 ·3분 ·admin · 2,996
이들의 탈주를 막을 수 있을까?
효성의 기행경영
코로나 재앙이 기승을 부려 소액주주들이 주총에 올 수 없는 틈을 이용해 효성이 주주총회에서 조현준, 조현상 형제를 사내이사에 재선임했다. 조현준회장은 작년 9월 횡령과 배임행위로 징역 2년 실형을 받았으나 법원은 증거 도주 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법정구속하지 않고 풀어 주었다. 조준현 회장은 이전에도 배임과 횡령으로 끝임없이 구설수에 올랐다.
효성의 대표이사 김규영 사장은 주총 인사말에서 속이 뻔히 보이는 연설을 했다. “효성은 정직과 신뢰를 바탕으로 투명한 경영활동을 수행하고 임직원들이 경영 전반에 걸쳐 윤리적으로 의사결정과 실천을 이뤄갈 것”이라며 “협력사와 공동 운명체라는 마음가짐으로 동반성장을 추진하고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해 모든 구성원이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 속에서 즐거움을 누리는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 고 선언했다.
이런 대표이사의 주총에 앞선 발언은 누가 보아도 조현준, 조현상 형제를 이사회로 복귀시키려는 속보이는 사전 프레이밍이다. 김규영 사장이 하고 싶었던 속 이야기는 이런 아무도 믿지 않는 속보이는 이야기는 집어치울테니 대신 작년에 경영실적을 보고 이번에도 좀 봐달라는 것이다.
투명성을 감시해야 할 이사회를 이들 형제와 이들의 우호세력에게 넘겨준다는 것은 또 다시 고양이에게 생선을 넘겨주는 형국이다.
국민연금과 공적연금 강화연대의 반대에 나섰지만 국민연금이 10%의 주주권으로 이들 형제가 확보한 우호지분 70%를 이길 방법이 없다. 또한 이들이 생산해내는 스판텍스나 타이어 코드는 완제품에 들어가는 중간재여서 고객이 실제로 이들의 기행에 개입할 방법도 없다. 이미 이사회는 유명무실해서 이들을 막을 수 없고 유일하게 이들의 기행을 막을 수 있었던 곳이 법원이었으나 유전무죄를 핑게로 법원은 이들에게 솜방망이를 휘두르는 시늉만 보였다.
대한민국은 기업의 경영자와 대주주가 저지르는 비행에 대해 유독 관대하다. 자본주의 본산 미국에서 조현준 회장이 똑 같은 재판을 받았다면 종신형을 받았을 것이다. 이점이 바로 대한민국 기업에서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본산 미국에서 기업들의 혁신이 가능한 것은 선의의 혁신행위를 하다가 실수를 한 경우는 최대한 관대하지만 기업경영자로서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배임이나 횡령과 같은 행위를 하다가 발칵이 되면 거의 종신형 수준의 징벌을 피할 수 없다. 미국에서 혁신이 지속되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가동되는 것은 이런 기본적으로 규정된 것을 어겼을 때는 최대한 엄격하지만 이것을 범하지 않는 혁신행위의 결과로 생긴 잘못에 대해서는 최대한 관대한 네거티브 규제 때문이다.
미국에는 이런 네거티브 규제를 위해 끼친 손해보다 최대 10배 이상 배상하게 하는 징벌적 보상, 대주주나 경영자가 배임과 횡령을 할 경우 무기징역까지 선고하는 특별범죄 가중처벌, 책임자 뿐 아니라 감시의무를 게을리한 회사까지 처벌하는 기업처벌 조항이 존재다. 이런 법안들의 메시지는 기업가는 개인의 사심을 버리고 혁신의 본질에만 집중하라는 엄중한 경고이자 뜨거운 격려이다.
20대 국회에서도 미국의 네거티브 법를 벤치마킹한 몇 가지 법을 상정했지만 국회의원들이 정치행위에 몰입하는 동안 심의조차도 안한 것으로 안다.
기업가로서 해서는 안 되는 행위에 대해서 최대한 엄벌하고 이것 이외의 모든 혁신적 행위에서 생긴 잘못은 관대하게 용서해주는 네거티브 시스템이 가동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혁신은 없다. 대한민국에서 혁신이 가동되지 않는 것은 모든 기업가의 행동에 대해 무조건 관대하게 처리하는 관행 때문이다.
대한민국 기업들에서 혁신을 살려내려면 21대 국회에서는 제대로 일하는 국회의원들이 선출되어야 한다. 이런 네거티브 규제 법들이 입법되면 법원도 지금처럼 유전무죄의 판결만 내는 유명무실한 기관으로 전락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전경련인 BRT도 기업의 존재이유는 “목적을 실현시킴을 통해 이윤을 창출한다”로 기업의 사명선언서를 개정한 마당에 효성의 문제는 대한민국이 시급하게 풀어야 할 뜨거운 감자이다. 대한민국의 기업들이 글로벌 규범에 발맞춰 사업을 하는 모범적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효성은 이런 모범과는 거꾸로 가는 대한민국 기업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광고하는 케이스이다.
모두 자폭할 수 있음에도 핵폭탄급 CEO리스크를 지고 가겠다고 결정을 내린 주주들도 무모할 정도로 용감무상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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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