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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벗은 반복과 옷 입은 일상

Aug 18, 2020 ·3분 ·admin · 3,377

헐벗은 반복과 옷 입은 일상
일상에서 부활을 경험하다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에는 우리가 어떻게 일상을 헐벗겨가며 죽음으로 질주하게 만드는 우를 범하는지를 논하고 있다. 헐벗은 반복은 똑 같은 하루를 반복해가며 새로움을 만들어내지 못해 언덕으로의 시지프스 돌굴리기 형벌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 삶의 하루하루는 헐벗은 반복으로 채워지고 있다. 헐벗은 반복이 향하는 목적지는 육체의 기력이 소진하는 상태 즉 죽음이다.
스티브 잡스도 자신의 스탠포드 연설에서 헐벗은 반복에 대한 성찰적 질문을 던졌다. “오늘이 삶의 마지막 날이라고 가정했을 때 어제 했던 일을 계속할 것인지를 스스로에게 물었다. 삼일간 연속해서 아니라는 답이 나왔을 때가 부활을 시도해야 할 시점”이라고 규정했다. 스티브 잡스의 성찰은 우리 모두가 죽음으로 향하는 헐벗은 반복의 무한괘도 열차에 타고 있음을 상기시켜준다. 스티브 잡스는 이 무한괘도를 반복하는 열차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부활을 경험했다.
인간에게 부활이란 자신의 존재의 옷을 차려입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제대로 사는 일상을 회복하는 것이다. 부활이란 헐거벗은 상태로 죽음으로 질주하는 자신에게 자신의 존재의 옷을 찾아 입히는 행위이다. 스티브 잡스는 이 존재의 부활을 경험한 후 부활에서 깨달은 존재의 안경으로 현재를 살려고 시도했고 이런 노력이 결실을 얻어 지금의 애플을 만들어냈다.
부활을 통해 죽음에 앞서 자신의 존재의미를 깨닫고 이를 통해 지금 당장 미래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여정을 시작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매일 옷을 바꿔 입고 일상에 출근하지만 벌거숭이 임금님이 된다.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유행의 첨단을 달리는 옷을 차려 입었지만 결국 남의 옷을 베겨입은 벌거숭이 임금님일 뿐이다. 인간에게 부활이란 자신의 존재의 의미로 자신의 옷을 다시 차려 입는 행위이다. 부활이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인 목적에 대한 각성을 통해 목적을 현재에 실현하여 벌거벗은 자신에게 제대로 옷을 입히는 것을 의미한다. 세상에 차이를 만든 모든 리더들은 일상에서 제대로 된 부활을 경험한 사람들이다.
나이가 들었건 나이가 젊었건 시간의 흐름을 늦출 수 있는 방법은 부활의 삶을 사는 것이다. 아무런 목적없이 재미있는 일만 찾아서 하루 하루를 보낸다면 일상은 헐거벗은 채로 더 쏜살같이 죽음으로 내달릴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젊어지거나 나이가 젊었어도 겉 늙지 않는 방법은 일상에서 부활의 의미를 깨달고 존재의 제대로 된 옷을 챙겨 입는 것에서 시작한다. 남을 재단하고 판단하는 삼인칭 훌리건의 삶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회복하는 것이 부활이다. 목적을 깨달고 이 깨달은 목적을 실제로 실현함을 통해 우리는 매일 영원히 새롭게 태어나는 젊음의 삶을 산다. 니체의 영원회귀는 헐벗은 일상의 쳇바퀴에서 벗어나 매일 매일 새 자유를 만끽하는 삶이다.
젊었거나 나이가 들었거나 죽음으로부터 존재의 목적을 부활시키는 삶이 바로 나이값하며 사는 삶일 것이다. 이런 삶은 가장 어려운 일이지만 인간이라면 반드시 생이 끝나기 전에 완수해볼 가치가 있는 일이다. 죽는 순간에 텅빈 배를 후세에게 남겨준다면 죽음과 동시에 자신은 세상으로부터 완벽하게 소멸되는 헐벗은 삶을 산 것이다. 차이는 고사하고 자신이 이 세상에 다녀갔다는 흔적조차 남기지 못하는 허무한 삶을 산 것이다.
이들의 자신의 삶을 변호하기 위해 남들이 판단하고 재단해준 훌리건의 옷을 입고 소리를 높혀봤자 하루의 일상을 끝내고 집에 들어오면 헐벗은 자신이 기다릴 뿐이다. 신기루를 따라다니는 훌리건의 삶은 벌거벗은 삶의 전형이다. 신기루처럼 따라가기에 급급한 헐벗은 삶에서 벗어나 미래의 눈으로 지금 현재를 살아보자. 경쟁우위를 넘어 존재우위를 만끽할 수 있는 삶의 비전이 열릴 것이다.
하루 하루가 목적이 실현되어 꽉찬 존재로 부활할 수 있을 때 시계가 아니라 나침반이 가르치는대로 사는 것이다. 유행을 넘어 제 옷을 차려입고 자기의 삶을 사는 진성리더의 삶을 사는 것이다.

손가연, 진규동, 외 5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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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