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earning

되어감(Becoming)의 의미: 자복이 변명을 이긴다

Aug 18, 2020 ·4분 ·admin · 3,266

되어감(Becoming)의 의미:
자복이 변명을 이긴다
우리 속담에 용두사미라는 말이 있다. 시작은 용의 머리에서 시작하지만 끝은 뱀의 꼬리로 끝을 맺는 일이 비일 비재함을 자조적으로 이야기하는 말이다. 우리는 자신의 삶의 스토리가 용두사미라면 아까운 시간을 허비해가며 소모적인 삶을 산 것으로 결론을 내린다.
용두사미의 삶을 높히 평가하지 않는 경향은 인간의 뇌가 세상을 해석하는 독특한 방식에 기인한다. 우리 인간의 뇌가 현실을 해석해서 재구성하는 방법은 컴퓨터가 모든 정보를 객관적으로 처리하고 평균을 내서 해석하는 방식과는 180도 다르다. 인간의 뇌는 모든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삶의 플롯을 따라가며 어떤 진실된 삶을 살았는지에 따라 평가한다. 뇌는 인간의 삶의 사건을 독립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향한 기승전결이라는 플롯을 기반으로 경로의존적으로 해석한다.
인간의 뇌가 가장 높이 평가하는 삶의 플롯은 초반에는 미천하고 죄인으로 살았다 하더라도 삶의 마지막 국면에서 성숙한 인간이 되어 이 미천하고 죄가 많은 자신을 구원해 낸 레 미제라블의 장발잔의 삶이나 기독교인을 체포하여 투옥시키는 삶을 살다가 개심한 바울의 삶을 높이 평가한다. 이와 같은 삶의 플롯은 스스로 주체가 되어 자신만의 진실된 신화를 완성해내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는 이와 같이 자신이 자신에게 만들어낸 자신의 진실을 증명하는 스토리를 최고의 스토리로 평가한다.
이와 같은 최고의 영웅적 스토리를 갖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마지막의 삶의 결과를 어떻게 마무리 했는지가 결정적이다. 암살된 독재자들이 살아 생전에는 그 사회에 아무리 많은 공헌을 했다하더라도 절대로 좋은 리더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다 결말을 중심으로 인간의 삶을 구성하고 해석해내는 뇌의 작용이다. 아무리 독재자들의 생전의 업적을 미화시키는 작업을 해도 결국 뇌를 이길 수는 없다. 죽은 사람을 살려내지 못한다면 죽은 독재자를 미화시키는 운동은 시간낭비이다. 인간에 대한 평가는 결말의 진실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뇌와의 싸움이다.
반대로 카네기와 록펠러가 젊었을 때 악덕 기업주였다는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진성리더가 되어 자신의 미숙했던 과거의 삶에 대해 자복하고 이 자복을 실천해 자신을 구원해내는데 성공했고 이 성공을 높히 평가해서 사람들이 록펠러와 카네기의 과거를 다 용서해주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김구선생님도 젊었을 때는 살인을 했고, 간디도 젊었을 때는 헛바람이 든 변호사였었다. 하지만 이들은 삶의 마지막 국면에 자신만의 성품을 완성했고 이 성품의 완성을 통해서 자신을 구원해내는데 성공한 영웅들이다.
자신이 좋은 가문에서 훌륭한 교육을 받고 자라서 지금도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다면 이런 사람들에게도 영웅적 스토리로 삶을 마무리 하는 방법이 있다. 행복한 삶의 결론을 마무리하기 위해서 마지막의 삶의 베이스 캠프를 일반사람들이 상상도 할 수 없는 더 높은 곳에 만들어 여기에 도달하는 희생적 삶을 보여주는 것이다. 결국 사회와 가족으로부터 받은 모든 재능을 사회에 돌려주는 삶이 이들에게는 가장 값진 삶의 플롯이 될 것이다.
자신을 구원해내는 영웅의 여행으로써의 삶을 벗어나 자신의 삶의 스토리를 결말도 없이 마무리 한다면 자신에게 삶은 시작도 없었던 것이다. 자신만의 영웅의 여행으로써의 삶의 스토리가 없다면 인생은 노랫말처럼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나그네 길의 삶을 산 사람이 되는 것이다.
지난 4일에 작고하신 백선엽 장군의 공과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왜 백선엽 장군은 김구선생과 같은 평가를 못 받을까? 혹자는 한국전쟁시에 기록한 공을 따지면 김구선생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백선엽 장군의 삶의 행로를 보면 김구선생과는 다른 삶의 플롯을 간직하고 있다. 기회가 많았음에도 간도특설대에서 독립군들을 토벌했던 일들을 한번도 제대로 자복하고 사과하지 못했던 점, 전쟁 후 선인재단을 세워 교육사업을 했을 때 다양한 사회문제의 중심에 서 있던 점을 볼 때 재능은 뛰어난 분이었는지 모르나 신념과 진실을 향해 되어감을 증명하는 삶의 국면에서 많은 사람들이 의혹을 떨쳐내지 못했다. 백선엽장군의 삶이 결말의 진실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뇌와와 싸움에서 진 삶으로 기억되는 한 백장군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가혹할 것이다.
되어감의 삶은 초기의 삶의 미천함을 떠나 자신의 성장과정에서 저지를 잘못을 자복하고 이 자복 후 삶에서 이것이 극복되었음을 증거하는 삶을 의미한다. 백선엽 장군처럼 동란시 많은 사람들을 구한 사람도 영웅이라고 부르는지 모르지만 더 진정한 역사적 영웅들은 자신의 과거의 잘못을 자복해서 자신의 과거의 삶을 부활시키는데 성공하고 미래에 남겨야 할 진실된 삶의 플롯을 현재로 가져와서 실현시킴으로 미래의 부활을 이끈 사람들이다.
되어감은 죽음으로 치닫고 있는 자신의 과거와 미래의 부활을 연결하는 과정이다. 이 진실된 되어감의 삶에서 항상 자복은 변명을 이겼다. 진실되지 않는 사람들은 절대로 먼저 나서서 자복하지 않는다.

손가연, 진규동, 외 85명

댓글 8개

공유 4회

좋아요

댓글 달기

공유하기
← 칼럼 목록으로
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