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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랑이 그 사랑인가? 비서 출신 CEO 이야기

Aug 18, 2020 ·3분 ·admin · 3,692

이 사랑이 그 사랑인가?
비서 출신 CEO 이야기
미국의 신비로운 저가 항공사 Southwest Airlines의 설립자 Herb Kelleher는 20년간의 맡았던 CEO 직책을 2001년 자신의 비서였던 Colleen Barrett에게 물려준다.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다. 특별히 재무나 전략에 대해서 훈련받은 것도 아니고 개인비서였는데 과연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항공사를 경영할 역량이 되는지가 논란의 초점이었다. 물론 콜린의 성이 여성인 것과 56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도 논란거리였다.
컬르허 회장은 이런 논란을 제기하는 주주들과 외부인들에 대해 이렇게 설득했다. “우리 회사의 사명 즉 존재이유는 가족 간에만 느낄 수 있는 사랑을 우리 항공을 이용하는 고객에게도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콜린은 나와 오랫동안 같이 일했는데 내가 만난 사람 중 나에게 이런 가족과 같은 깊은 사랑을 가장 많이 체험하게 한 사람입니다.” “이제는 콜린의 사랑을 나만 독점하는 것을 넘어서 사우스웨스트 직원들도 체험하고 더 나아가서 고객들도 체험하게 해야 할 시점입니다.”
콜린 바렛는 2001년 CEO가 되서 2008년 은퇴할 때까지 주변 사람들의 우려를 넘어서 회사를 설립한 이래 한번도 적자를 보지 않은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의 경영 전통을 이어갔다. 또한 어떤 측면에서는 캘르허 회장이 만든 경영 성과보다 더 큰 성과를 만들어냈다.
콜린 바렛이 이런 비서로서 경영에 대한 훈련을 체계적으로 받지 못했음에도 이런 경영성과를 낸 것에 대한 많은 분석이 있지만 가장 유력한 분석은 서번트 리더십에서 찾는다.
비서에서 CEO로 자리바꿈했음에도 비서의 역할을 포기하지 않았다. 단 캘르허 회장의 개인 비서가 아닌 회사를 위한 비서로 역할을 바꾸었다고 생각하고 이를 실천했다. 자신이 솔선수범해 더 낮은 자세로 구성원들과 고객을 사랑으로 대하고 자신의 사랑에 대한 댓가로 경영진이나 관리자들도 사랑으로 종업원을 대하고 고객을 대할 것을 요구했다. CEO인 자신에 충성하지 말고 회사의 사명인 사랑을 실현시키는 일에 충성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런 요구는 회사와 종업원간 언약(covenant)로 굳건하게 작용했다. 이 언약을 실현시키는 일에 구성원들이 전문성을 신장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했다.
하지만 사우스웨스트의 성공에는 사랑에 대한 더 깊이 있는 철학적 태도가 숨겨져 있다. 캘르허 회장이나 바렛이 생각하는 가족의 사랑은 겉으로 아름답게 치장되는 남녀간 로맨스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들이 의미하는 가족의 사랑은 가족 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고통조차도 사랑하고 이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행동으로 보여주는 긍휼(compassion)을 의미한다. 긍휼은 상대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고통까지 사랑하는 사랑의 가장 숭고한 도덕적 형태이다. 사우스웨스트의 사랑은 긍휼감이고 사우스웨스트가 남다른 이유는 경영을 통해 긍휼감을 실천하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여성 비서에 대한 논의가 분분하다. 대안으로 제기하는 사안들이 남자 CEO 비서는 남자로 해야한다거나 아니라면 젊은 여성은 배제해야 된다는 주장이다. 이와 같은 모든 주장은 펜스 룰을 강화하거나 남성과 여성사이에 보이지 않는 정치적 협곡을 만드는 행위이다. 이런 방식은 여성과 남성이 존재적 인간으로 협업을 통해 완성할 수 있는 더 나은 세상의 가능성을 제거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협곡이나 정치적 갈라섬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이 같이 협업할 수 있는 더 높은 곳에 세워진 평평한 운동장이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종업원들이 자랑스러워하는 평평한 운동장은 긍휼감을 통해 만들어졌다. 사랑을 긍휼에 기반한 사랑으로 받아들인다면 지금까지 있는 모든 논란들이 논란자체가 될 수 없다는 점을 가르쳐준다. 상대를 남성이나 여성이라는 성적 대상이 아닌 나와 같은 고통을 가지고 성장을 열망하는 인간으로 먼저 대할 수 있다면 나이와 성별과 위력과 직책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 여성이 리더가 되고 남성이 비서가 된다고 해도 이 여성 리더에게 긍휼감이 결여되어 있다면 우리가 지금 경험한 비슷한 비극이 예견된다.
내 개인적 의견으로는 남성이건 여성이건 리더로서의 긍휼감에 대한 자기성찰의 부재가 이번과 같은 비극적 사건을 불러왔다. 리더의 리더십 훈련은 긍휼감을 기반으로 다시 설계되어야 한다. 긍휼감을 통해서만 성 다양성이 실현된 평평한 운동장을 건설할 수 있는 단서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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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