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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경영의 본질은 환대다
다양성 경영의 본질은 환대다
조건적 환대 vs 진실된 환대
최근 방영된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재현된 환대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병원(Hospital)의 존재 이유는 환대(Hospitality)다. 드라마는 역설적으로 병원에서 가장 먼저 환대가 고갈되기 시작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환대를 다시 복원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따지고 보면 환대의 고갈은 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 전체가 앓고 있는 열병이다. 환대의 고갈은 다양성에 대한 무관심과 냉담이 초래한 결과이다.
대한민국 어디를 가든 우리는 환대는 고사하고 등급으로 분류된 물건 취급을 받는다. 등급은 동일성을 전제로 한다. 동질성의 잣대로 측정해서 평균을 내고 평균을 중심으로 상 중 하의 범주를 분류해낸다. 병원을 가도 우리는 범주로 분류된 고장 난 기계일 뿐이지 고통받는 인간은 아니다. 고장 난 기계도 등급을 평가해 치료의 순서나 질이 결정된다.
환자 체험이라는 고상한 말은 병원의 마케팅 전략일 뿐이다. 백화점에서 아무리 VVIP 등급을 가지고 있어도 우리는 존엄성을 가진 인간으로 환대받지 못한다. 이들은 우리에게 환대를 흉내 내 한정적으로 체험시켜 준 대가로 돈을 요구한다. 돈을 내지 못하면 내 환대 등급은 VVIP를 유지하지 못한다. 결국 내가 인간으로 존엄성을 인정받았던 것이 아니라 내가 낼 수 있는 돈으로 환대를 조건적으로 샀을 뿐이다.
이런 조건적 환대와 구별되는 진실된 환대는 다양성이 복원되어야 가능하다.
진정한 환대는 가진 사람이 못 가진 사람에게 행해질 때만 나타난다. 힘 있는 다수가 소수를 위해 보여 주는 환대가 진실된 환대이다. 사회적 소수도 나와 같은 고통을 가진 인간으로 생각하고 이들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손을 맞잡는 긍휼감이 전제된 환대가 진정한 환대다. 따지고 보면 지금까지 우리는 가족을 제외한 누구로부터도 진정으로 환대받지 못하고 있었다.
다양성은 힘 있는 다수가 소수에게 자신의 범주적 차이를 스스로 소멸시키고 상대를 더 나은 차이를 위한 협업에 초대하는 행위에서 시작된다. 범주적 차이를 소멸시키고 공동체를 위한 더 나은 차이를 만들어 내는 다양성의 원리가 제대로 복원되지 못한다면 환대는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범주적 차이로 상대를 대상화하지 않고 자신과 같은 인간으로 환대하는 행위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이런 진실한 환대는 상대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받아들이고 아픈 사람과 손을 잡고 공동의 행동으로 아픔의 문제를 해결해가려는 성향인 긍휼감(compassion)이 환대의 기저에 깔려 있을 때 가능해진다. 또한 이런 환대가 가족간 초대라는 혈연적 경계를 넘어서 목적과 가치의 새로운 울타리를 마련하고 이 넓어진 울타리에 치유된 상대를 초대해 미래를 같이 만들 수 있을 때 완성된다. 진실된 환대의 시작은 긍휼감이고 이 환대의 완성은 더 나은 미래이다. 편견의 원천인 사회 범주적 차이가 극복되고 평평하고 균열이 사라진 운동장이 세워지고 이를 통해 나은 차이가 만들어지는 미래를 경험할 때 제대된 환대가 완성된다.
<여성은 전략적 파트너인가>
pp: 262-263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