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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베이터는 없다

Oct 27, 2020 ·2분 ·admin · 3,057
삶의 밑바닦에서 깨우친 진리:
엘레베이터는 없다
스타벅스의 창업자 하워드 슐츠의 세 번째 책인 <삶의 밑 바탕에서 깨우친 진리 (From the Ground Up: A Journey to Reimagine the Promise of America)>에 보면 슐츠가 초, 중등학교 시절 좁디 좁은 공공주택에서 생활고에 지친 어머니와 아버지가 부부싸움이라도 하면 피해 숨어 있는 장소였던 계단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슐츠는 이 계단을 올려다 보며 어린 나이답지 않게 자신의 삶이 이 계단과 같다는 생각을 한다. 아마 때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계단 꼭데기로 단숨에 올라가 숨어버리는 상상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슐츠가 살았던 현실은 엘레베이터가 없는 공공주택이다. 특히 자신과 같은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이 엘레베이터를 타고 쉽게 꿈을 이룬다는 것은 허상이라는 것을 비교적 젊은 나이에 깨달는다.
슐츠가 이 책을 통해 미국의 희망으로 재구성하려는 아메리카의 드림은 엘레베이터를 타고 꼭데기까지 쉽게 오르는 허황된 드림이 아니라 계단으로라도 꼭데기까지 오르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들의 꿈이다. 계단을 충분히 오른 이 시점에서 슐츠는 이런 계단을 같이 오르기로 작정한 스타벅스의 파트너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계단오르기로 회고했다.
내가 보기에는 슐츠가 깨달은 계단의 진실이 더 삶에 근접한 진실로 보인다. 계단을 차근차근 올라가면서 자신의 근육을 단련하는 사람들만 실족하지 않고 오를 수 있는 꼭데기까지 오를 수 있다. 간혹 시절과 부모를 잘 만나 같은 목적지를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행운을 누린 사람들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도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엘레베이터로 쉽게 올라간 만큼 추락하는 고통을 맞보는 것이 인생이다. 삶의 각 국면은 지나치게 불공정하게 보이지만 마지막 순간에 제대로 결산하면 결과적으로는 비교적 공정한 게임이다. 결국 늦게 나마 삶을 각성하고 엘레베이터가 아닌 계단을 올라가는 삶을 택하는 사람들만 미래에 유산을 남긴다.
사는 것이 계단임을 깨닫지 못하고 롤러코스트 타고 오르는 것처럼 굴곡진 삶을 산 사람들도 어느 시점에 올라가서 자신이 살았던 길을 내려다보면 변곡점과 변곡점이 연결되어 있고 결국 이 연결된 점들과 점들 사이의 실체는 계단이었음을 깨달는다. 스티브 잡스도 슐츠로 인생을 회고해보면 삶은 정점을 중심으로 연결한 일직선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이 정점과 정점은 계단으로 이어져 있었음을 고백한다.
짐 케리가 주연한 트루만 쇼에도 세트장인 세상을 탈출하여 자신만의 변화여정을 시작하려는 트루만이 근원적 변화에 대한 시도를 계단으로 상징하는 장면이 나온다. 자신이 스스로 만들고 세운 계단을 올라 근원적 변화의 문을 통과하기 전에 자신의 삶을 만류했던 사람들과 작별인사를 나눈다. 이 작별인사가 좀 특이하다. 내일 혹시 나를 못 볼지도 모르니 미리 인사하겠다면서 Good morning, Good afternoon, Good evening까지 하는 장면이다.
트루만의 인사는 사실 과거의 자신과의 작별인사다. 자신의 계단을 스스로 디자인해서 이 계단을 올라와 미래의 근육을 형성한 사람들만이 이런 멋진 작별인사를 할 수 있다.
누구든지 지금까지 살았던 삶을 회고해보면 정점과 정점이 연결된 일직선처럼 보이지만(connecting dots) 이 연결된 점의 허상 속에 숨겨진 실상은 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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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