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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의 세 모습
주인공, 관객, 감독:
자아의 세 모습
21세기 리더십 패러다임의 골격은 리더가 자신을 제대로 인식하는 자아이해(self awareness) 능력에 있다. 변화가 빨라지고 예측 불가능해짐에 따라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맥락에 처해 있는지를 놓치고 시시각각으로 길을 잃는다. 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길을 잃어서 이 능력에 엉뚱한 곳에 사용된다면 결국 탈선하는 기차가 된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 리더가 추락하는 것은 능력의 부재 때문이 아니라 능력은 넘치는데 삶의 철로에서 탈로(derailment)한 것이다.
상황에 맞춰 자신의 리더십을 정의해내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이 필수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잘 알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자신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자아가 작동되는 메커니즘과 동학이 일반사람이 이해하기에도 복잡하고 다이내믹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21세기 리더십에서는 자신을 제대로 아는지의 자기이해가 핵심으로 떠오른 것이다.
자아는 성찰적 자아(self for itself), 즉자적 자아(self in itself), 반영된 자아(reflected self)로 구성된다.
자신을 주인공으로 생각하며 자기 욕망과 멋에 따라 살아가는 자아가 즉자적 자아다. 즉자적 자아는 주어진 환경에서 즉자적 욕망을 표출하는 행동과 태도를 보이며 산다. 즉자적 자아가 욕망만 표출하는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거울에 해당하는 원칙과 가치도 이다. 즉자적 자아가 이용하는 거울은 정신모형이라고 부른다. 정신모형은 과거의 성공적인 삶을 통해서 성공한 방식을 기록해놓은 나만의 비밀지도이다. 무의적으로 이 지도이자 거울에 의지해가면서 내가 구성한 세계에서 욕망의 주인공으로 산다. 그렇지만 즉자적 자아가 이 거울을 의식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주인공이 있다면 조연도 있다. 반영된 자아는 주인공인 자신이 다른 조연들 모습에 비춰진 모습이다. 주인공은 조연들에게 주인공으로 비춰져야 하기 때문에 조연들의 모습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에 신경을 많이 쓴다. 반영된 자아는 다른 사람에게 비춰진 나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 것인지를 자신이 평가하고 상상한 모습이다. 반영된 자아는 실제로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와는 거리가 있다. 반영된 자아는 Cooley에 의해서 발견되어 Looking Glass Self라고 이름이 붙었다.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비춰질 것이야라고 내가 생각하는 모습과 실제 거울로 작동하는 다른 사람들이 보는 나의 모습은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진정성 가지고 살고 있다고 믿고 있다면 이 자아는 즉자적 자아이고, 내가 생각하기에 다른 사람도 나를 진정성 있다고 믿고 있는지는 반영된 자아이다. 실제로 다른 사람이 나를 진정성 있다고 생각하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반영된 자아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 것인지를 내가 추정한 모습이다. 이 갭이 크면 클수록 나는 비현실적인 삶 속에 갇혀서 혼자 영화를 찍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내가 삶의 주연배우로 캐스팅되었음에도 다른 사람들 모습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에 너무 신경을 쓰다보면 오히려 나보다 다른 사람이 보는 나가 더 중요해져서 다른 사람이 삶의 주연이고 나는 그냥 명목상의 주연배우로 전락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내 삶의 주인공 상태를 잃어버린 것이다. 대부분의 모범생들은 반영된 자아에 너무 신경을 쓰다가 주연 역할을 빼앗긴 사람들이다.
여기서 중요한 중재자 자아가 등장한다. 감독의 역할을 수행하는 성찰적 자아다. 사람들에게 성찰적 자아는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사실 성찰적 자아 근육의 원판은 모든 사람에게 있어도 이것을 평소 단련해놓지 못해서 어린이 근력정도라면 없는 것과 같다. 성찰적 자아의 유무가 자아의 자기이해와 주인공으로서의 제대로 된 역할을 복원할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
성찰적 자아가 사용하는 거울은 피드백이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들이 생각하는 나의 차이를 극복하게 해주는 것은 나에 대한 타인으로부터의 피드백을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다. 타인들이 나에 대한 깨끗한 거울을 가지고 있다면 다른 사람들의 모습에 비춰진 나에 대한 나의 생각도 정확할 수 있지만 어떤 이유로 타인들이 나를 비춰주는 거울이 깨끗한 거울이 못될 때 나는 잘못된 나를 나로 알고 살게 된다.
성찰적 자아는 남들이 생각하는 자신에 대해 더 객관적 피드백을 얻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는 역지사지를 동원해서 전두엽의 거울세포를 깨끗하게 닦아낸다. 성찰적 자아는 거울세포를 닦에내는 근력을 통해 주연과 조연사이에 오가는 피드백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메타인지 능력을 가지고 있다.
성찰적 자아의 또 다른 능력은 모든 것을 총 지휘하는 감독으로서 제대로된 대본을 써내는 대본 능력이다. 감독은 주연과 조연의 피드백을 취합해서 제대로 된 주연이 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이것을 새 역할을 통해서 실현시키려면 스크립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의 대본능력을 가지고 있다. 감독으로서 성찰적 자아는 남의 의견에 마음을 빼앗겨서 조연으로 전락한 자신을 다시 주연으로 세우기 위해서 역할을 통해 삶을 어떻게 일인칭화하는지를 가르친다. 성찰을 담당하는 감독이 없다면 나는 주연이면서 항상 조연으로 사는 삶을 벗어나지 못한다.
진성리더란 성찰적 자아를 통한 자기인식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다. 피드백 거울로 찾아낸 자신에 대한 진실된 삶의 모습과 이것을 구현하는 모습을 지켜본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의 모습이 수렴하도록 노력하는 리더를 의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