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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민주화
유튜브와 조선의 명암
소통의 민주화
시사인이 지난 9월 칸타코리아에 의뢰해 대한민국 19세 이상 성인 1000명에 조사한 신문방송에 대한 신뢰도 조사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로 유튜브가 꼽혔고 가장 불신하는 매체로 조선일보와 TV 조선을 꼽았다. 조선 미디어 그룹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는 정파성 때문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신뢰하는 언론기관 목록에 포함하지 않았지만 독자들이 불신하지 않는 매체의 순위에 페이스 북이 포함되어 있다. 일반사람들은 유튜브와 페이스 북을 언론매체로 규정하고 있고 이들의 공신력을 기존의 언론방송보다 높게 평가하고 있다. 또한 방송매체 중 JTBC의 신뢰도가 급하강하는 것이 눈에 띈다. 손석희가 하차하자 보수와 진보의 균형을 구사하던 매체의 힘이 사라지고 중앙일보의 보수 프래이밍 쪽으로 힘없이 무너진 결과로 보인다. 요즈음 처럼 초연결 디지털 플랫폼 시대에 진보도 마찬가지지만 기존의 보수가 미래를 보여줄 수 있다고 믿는 독자나 청중들은 없다.
이와 같은 전통적 신문 방송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본인이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소통의 민주화>가 심화되는 추세를 반영한 당연한 결과이다.
소통의 민주화란 일방적으로 소비자에 불과했던 독자와 청중들이 유튜브나 페이스북 인스타 같은 SNS 플랫폼의 등장으로 자신의 스토리를 방송하고 보도할 수 있는 툴을 제공받아 정보의 소비자에서 정보의 생산자로 등극하는 현상이다. 소통의 민주화는 기존의 전통적 청중과 독자를 모두 방송 PD와 신문기자로 만들었다. 전통적 방송이나 신문매체의 기자나 PD들은 자신의 고객과 경쟁하는 형국이다. 이런 형국에서도 기자나 PD들은 소통의 민주화 이전 시대의 패러다임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독자와 청중을 일방적으로 가르쳐야 되는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소통의 꼰데질을 지속해왔고 이런 꼰데질에 화가 난 일반독자나 청중들이 자신의 SNS 매체에 자신이 기자나 PD가 되어 이들의 갑질을 성토하는 싸움을 벌이거나 아니면 최소한 이들과 거리를 두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난국에서 전통적 신문방송은 자신들의 사명이었던 정론이 아니라 일단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정파성이라는 시끄러운 피리소리를 창출해서 생존하는 극약처방을 하고 있는 것이 오히려 이들의 몰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팩트체크라는 용어도 요즈음 신문방송보도는 전화 한번이면 할 수 있는 팩트체크도 없이 정파성에 올인하기 때문 생긴 용어다. 한 마디로 매체 사이에 정론경쟁은 사라지고 정파성이라는 자중질환 싸움에 승부를 걸고 있다. 이들의 미래는 피투성이의 붉은 바다에서 동력을 잃고 표류하는 배이다.
또한 이런 상황에서 전통적 신문방송은 독자와 청중을 어린이 취급해가며 일방적으로 기사를 쏱아붓는 오래된 습관을 정작 자신들에게도 적용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도내용의 의미를 해석하고 독자들과 이것을 공론화하려는 정론의 노력보다는 정작 힘있는 기관들이나 정파성이 강한 진중권 유시민 등 몇몇 개인의 페이스북에 귀를 쫑그리고 있다가 이들이 일방적으로 내뱉는 기사거리를 그대로 특종이니 단독보도니라는 이름을 붙여 보도하는 소위 기레기 행태에 신문기자이고 PD인 일반사람들이 더 이상 귀와 눈을 주고 신뢰할 이유가 없다.
소위 전통적 신문방송을 레거시(Legacy) 미디어라고 칭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거대 신문방송은 자신의 정체성인 미디어의 레거시(유산)를 상실함으로 미래를 창출할 수 있는 동력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이들을 통해서는 더 이상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레거시가 보이지 않으니 일반시민들이 자신의 방송기구인 SNS를 이용해 기자로 방송인으로 레거시 만들기에 나섰다.
전통적 신문방송은 지금이라도 노이즈 만들기에서 벗어나 소통을 비롯해 모든 프로세스가 플랫폼 시대로 전환되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으면 한다. 전통적 미디어는 사업의 패러다임을 네트워크 플랫폼 사업쪽으로 방향전환할 수 있을 때 그나마 생존을 구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도 읽어주지 않고 들어주지 않는 마음의 울림을 만들지 못하는 미디어는 이미 죽은 미디어이다.
페이스북에는 오늘도 기자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상황과 주변에 대한 기사에 온 열정을 다해 기사를 쓰고 있고 유튜브에는 PD 역할을 자청하는 사람들이 혼신을 다해 제보방송을 만들고 있다. 방송국과 신문사의 PD와 기자들에게 이런 돈받지 않고도 열성적인 시민들의 자발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 자발성도 중요하지만 더 무서운 사실은 이들은 남들의 정보를 받아쓰는 사람들이 아니라 정보의 원천에서 기사를 쓰고 방송을 한다는 점이다. 제대로된 정보가 데이터로 이입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머리좋은 컴퓨터 같은 기자들이나 PD가 매스컴에 많이 포진해 있어도 이들이 가공한 정보는 쓸모없는 쓰레기일 뿐이다.
당분간 유일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방송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영방송 밖에 없다. 공영방송의 문제도 시간문제이다. 미국의 PBS나 영국의 BBC 정도의 공영방송으로 업그레이드 하지 못하고 지금처럼 정체성을 잃고 헤맨다면 국민들은 공영방송을 마음에서 지우기 시작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