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earning
다양성과 포용의 사회
다양성과 포용 사회를 위한 실험실:
뉴질랜드
재선에 성공한 재신다 아던(Jacinda Ardern) 뉴질랜드 총리는 11월 2일자로 새 내각을 구성했다. 첫 번째 내각을 구성할 때는 자신이 속한 노동당이 소수당이고 연정으로 총리에 당선된 상태여서 자신의 속내를 내각구성에 반영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노동당이 120석 중 64석을 획득해서 1당으로 등극한 상황이어서 자신의 의도가 그대로 반영된 내각을 구성했다.
뉴질랜드가 코비드 방역에서 성공사례로 꼽히면서 총리로서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최근 발표된 지지율에서도 60%대로 세계 정치 지도자 중 가장 인기가 높다.
이번 내각의 특색은 다양성이다. 20명 내각 중 여성은 8명, 원주민 출신은 5명, 동성애자 3명, 소수당인 녹색당원 2명이다. 외무장관이 된 마후타는 여성이자 원주민 출신이다. 부총리 겸 재무장관에 임명된 로버튼은 동성애자이다. 아던 총리 자신은 1980년 생으로 밀레니얼 과 X세대 간 경계에 서 있다. 얼마 전 동거인과의 사이에 아이를 출산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산하 연구기관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매년 민주주의 지수를 발표하는데 2019년 뉴질랜드는 순위는 4위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스웨덴이 각각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23위이다. 아던 총리는 비교적 일찍 여성 대통령을 배출했음에도 선출된 분이 다양성으로의 역주행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한국 민주주의에 상처를 남겼던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크다.
아던의 과제는 다양성의 역설을 극복하는 일이다. 다양성의 역설은 다양한 배경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다양성을 죽이는 역할을 한다는 주장이다. 예로 북유럽의 나라들이 성 다양성과 성평등을 제도화하는데 어떤 나라보다 앞서 있지만 이 제도화를 통해 여성에게 직업 선택의 자유를 부여하자 여성들은 자발적으로 사회적으로 더 낮은 직종의 직업을 더 많이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런 국가들의 직업 통계치에 실제로 그렇게 나타난다. 여성해방을 위한 제도화가 직업 간 불평등을 더 심화시켰다. 다양성의 역설은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로 사회를 구성하는 것은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시작점이지 성숙한 시민사회의 종착점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다양성의 핵심은 제도나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같은 장소와 같은 시간에 모아 놓는 것이 아니다. 다양성의 본질은 포용과 협업이다. 다양한 구성원들이 서로를 포용해가며 사회의 더 큰 목적을 위해서 자발적으로 협업하는 분위기가 핵심이다.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모아 놓은 것은 다양성이 넘어야 할 3부 능선 정도를 넘은 것에 불과하다. 다양성의 7-8부 능선은 포용과 협업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지의 문제다.
이런 어려움에도 아던 총리가 사회적 범주 간 차별과 균열을 엮어서 범주적 차이가 해소된 민주화된 사회의 태피스트리를 구성한 점은 높이 평가해야 할 것이다. 재선된 아던 총리가 포용과 협업으로 다양성 사회의 7-8부 능선을 넘어 뉴질랜드를 성숙한 시민사회의 표준으로 만들 수 있기를 기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