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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어떻게 복원할까? 부도난 미래
신뢰 어떻게 복원할까?
부도난 미래
약속어음(promissary note)이란 일정 금액을 미래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장소에서 갚겠다고 약속하는 채권 채무 이행증서이다. 이 약속어음이 있기 때문에 지금 돈이 없어도 반드시 필요한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다. 물론 이 약속어음에는 갚기로 약속한 기간까지 이자가 붙는다. 약속어음에서 약속한 날짜에 채무를 이행하지 못한다면 부도가 난 것이다.
이 약속어음은 경제적 거래에서 생긴 것이지만 금전적 거래를 넘어선 사회적 거래에서도 광범위하게 통용된다. 어떤 사회가 신뢰로운 사회라는 것은 이 사회적 거래에서 이 약속어음이 자유롭게 발행되고 이 사회적 약속어음이 실재로 이행된 기록을 가진 사회를 의미한다.
국회의원이나 정치가들은 어떤 자리에 출마하기 전에 공약이라는 약속어음을 발행한다. 하지만 일단 자리를 차지하고 나면 이 약속을 지키는 정치가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 사회의 신뢰의 잔고가 바닥을 치고 있는 것은 정치가들이 자신이 발행한 약속어음을 부도내는 풍토를 키워왔기 때문이다. 실제 일반 사회조사 자료를 보더라도 정치인들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도가 가장 떨어진다.
리더도 따지고 보면 자신이 리더의 자리에 오를 때 조직의 미래에 대해서 비전을 약속함으로써 약속어음을 발행한다. 하지만 이 약속어음에 대한 책무성을 이행하는 리더는 찾아보기 힘들다. 결국 조직 신뢰의 잔고를 갈가 먹는 일에 리더들이 앞장 서는 것이다. 리더가 조직에게 약속한 미래를 부도내고 있는 것이다.
진성리더(Authentic Leader)란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조직의 미래의 존재이유인 목적을 실현해보겠다는 약속을 통해 구성원의 마음을 결집시키고 구성원들과 협업을 통해 이 미래에 대한 약속을 실현시키는 변화를 완성하는 리더를 의미한다. 부도내지 않고 약속어음을 이행하여 실제 약속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리더가 진성리더이다. 약속이 진실이었음을 변화의 실현을 통해 증거해내는 리더가 진성리더이다.
약속어음은 사회가 신뢰를 통해 미래를 만들어내는 기제이다. 지금 다가오지 않은 모든 미래는 다 약속으로만 존재한다. 이 약속으로 존재하는 미래를 실현시키거나 실재로는 실현시키지 못해도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측은하게 애쓰는 사람들이 사회적 신뢰의 기반을 형성한다. 이런 신뢰가 사라진다면 모든 거래는 지금 당장 가지고 있는 현금을 이용한 소위 현금 박치기 거래로 축소된다. 신뢰가 사라진다면 사회적 부가 반으로 줄어들고 미래의 부를 창출하는 기제가 사라진 것이다.
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인플레이션과 가격 거품은 신뢰가 무너져 미래가 부도난 댓가이다.
대한민국이 지금처럼 왜 부동산 광풍에 시달리는 것일까?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부도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왜 자신의 자녀들을 학원으로 돌려가며 선행학습에 올인하는 것일까?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가 부도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초연결 디지털 쓰나미가 몰아치는 지금도 믿을 것은 알량한 명문대학의 졸업장이라 믿기 때문이다.
사법영역은 사회적 부도를 공정하게 처리해야 할 가장 중요한 영역임에도 변호사 검사 법관을 신뢰하는 국민은 소수이다. 실제로 이 영역에서 부도는 그냥 일상적이고 보편적이라고 국민들은 믿고 있다. 이 부도난 현실에 사회적 신뢰 잔고의 밑바닥 1, 2위를 다투는 정치가들과 검사 장본인들을 보내 신뢰의 문제를 해결해서 사법개혁을 하도록 한다면 이들이 해결할 수 있을까?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이고 스님에게 스스로 머리를 깎도록 위임한 것이다. 결국 자신들의 진영싸움으로 지지부진해진 사법개혁의 속도가 현실을 말해준다.
부도난 미래를 복원할 수 있는 진성리더들이 정치나 사회의 일선에 많이 나서지 않는다면 부도난 미래를 직면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은 녹녹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위 지금 활동하고 있는 리더들이 유예기간 동안 이 부도난 현실을 처리하지 못한다면 다시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