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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주권시대 초우량 기업의 조건 가격을 넘어 가치를 팔다

Oct 11, 2021 ·4분 ·admin · 2,838

소비자 주권시대 초우량 기업의 조건
가격을 넘어 가치를 팔다
기업이 운영되는 방식을 방정식으로 쉽게 표기하면 아래와 같은 공식이 될 것이다.
가치(value) – 가격(price) > 가격(price) – 비용(cost)
왼쪽은 외부자인 고객의 관점이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가격보다 자신에게 가져다 주는 효용 즉 가치가 더 클 때 서비스나 상품을 구매한다. 가치가 극대화된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고객의 욕망이다. 오른 쪽은 공급자인 회사관점이다. 회사는 가격과 비용의 차이를 늘려 이윤을 극대화하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경영을 잘한다는 것은 가격 대비 비용이라는 이윤의 관점에서 주로 평가되어 왔다. 기술혁신이 진행될수록 부등호의 왼쪽에서 비용은 절감된다. 비용이 절감됨에도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여기서 절감된 비용은 회사의 이윤으로 축적된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이런 기술수준이 포화상태에 이르러서 낮춰진 비용을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 품질이 유지되고 있는데 가격이 낮아진 것은 가성비이다. 공급자인 회사가 통제햐서 승부할 수 있는 것은 가성비이다.
문제는 지금처럼 초연결 플랫폼 사회로 전환되어 기술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거나 필요한 기술을 쉽게 아웃소싱을 쉽게 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가격대 품질 차이인 가성비를 가지고 승부할 수 있는 시대가 지났다. 가격 대 비용의 관점을 이끄는 전통적 경영전략인 가격기반 품질기반 차별화 전략이 더 이상 먹혀들지 않는 시대로 돌입한 것이다. 이런 전략이 먹히지 않는 상황에서도 고객에게 효용이 되지 않는 스펙을 상품과 서비스에 덧붙여 가격을 높히는 방식으로 자신의 경영성과를 극대화하는 경영자는 고객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유기하는 경영자들이다. 고객에게 설익은 과일을 화려하게 과대포장해서 전달하는 방식으로 경영하지만 이런 방식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
지금과 같은 시대에 초우량기업인지는 오른쪽 공식이 아니라 가치 대 가격의 차이를 통해서 결정된다. 이때 가치를 측정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상상적으로 실험하는 방식으로 측정할 수 있다. 즉 고객에게 지금 팔고 있는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어느 정도까지 오르면 이들이 상품이나 서비스 이용을 포기할 것인가의 관용가격을 물으면 된다. 지금 애플의 아이폰을 100만원에 팔고 있는데 고객이 150만원까지 올라도 사겠다고 생각한다면 관용가격은 50만원이고 이 50만원에 가격을 더한 값인 150만원이 가치가 된다. 애플과 경쟁하는 회사의 관용가격이 20만원이라면 이 제품의 가치는 120만원이 된다. 같은 제품이라도 회사는 이 관용가격을 반영하여 가격을 설정한다. 관용가격이 높아서 실제 높은 가격을 설정할 수 있으면 이 회사의 이익은 경쟁사를 뛰어넘는다.
가치를 판다는 것은 가성비를 넘어 체험을 판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치는 품질과 서비스가 포화상태에 있다는 것을 전제로 계산되기 때문에 결국 가치를 높히는 방법은 이 상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에서 느낄 수 없는 <체험>을 할 수 있는지에 의해서 결정된다. 우리 회사가 제폼과 서비스를 통해 전달할 수 있는 우리만의 체험은 회사가 추구하고 있는 사명과 목적을 상품과 서비스에 녹인 것을 통해서 구현된다. 회사가 사명과 목적이 없다면 만들어낼 우리만의 체험도 없으므로 결국 가격이나 품질로만 승부해야 하는 시장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지에 운명을 맡기는 회사로 전락한다. 회사가 목적을 가지고 있어서 이 목적을 제품과 서비스에 성공적으로 끼워넣으면 이 회사는 목적가치에 대한 체험을 파는 회사가 된다.
니체는 가격을 매긴 모든 것들은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규정하지만 니체가 살던 시대에 모든 경제는 가격과 품질로 결정되는 시대였기 때문에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본다. 오히려 품질이 따라오지 못하는데 가격이 부풀려져 가치와 가격의 차이가 마이너스인 시대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결론을 내렸다고 본다.
지금처럼 품질과 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포화상태인 시대에는 목적을 팔 수 있는 기업들만 초우량기업이다. 이들은 가격이 아닌 목적가치가 담긴 체험을 팔기 때문이다. 이들이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파는 목적가치가 고객의 체험을 통해 이들의 영혼과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상품과 서비스가 소명(calling)의 원천이 된 것이다. 아이폰이 출시되면 고객들이 텐트를 치고 밤새 떨며 줄을 서고 기다리는 이유는 애플이 가격이 아닌 가치를 팔기 때문이다. 자사의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체험 때문에 고객들 마음과 영혼에 떨림을 만드는 회사가 초우량 기업이다.
MZ세대가 소비를 주도하는 세대로 등장하는 것도 변수이다. 이들은 가격소비자들이 아니라 가치소비자들로 알려졌다. 또한 이들은 기업들로부터 자신의 소비주권을 지키기 위해 실제로 움직이는 행동주의자들이다. 이들이 소비주권을 장악하면 결국 가성비만을 가지고 초우량기업이 될 개연성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IPO(기업공개)로 공모주 시장이 들썩였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빅히트의 수요예측에 1420개 기관이 참여해 1117.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 13만 5천원보다 더 높은 가격을 설정해도 공모주를 청약하겠다는 사람이 차고 넘친다. 결국 주식시장에서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가격이 아닌 가치를 파는 회사로 인식되고 있다는 뜻이다.
회사의 구성원으로 내가 회사에 파는 전문성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회사가 나를 고용하는 이유도 가치가 시장의 노동가격보다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를 고용할 것이지만 가치가 노동가격보다 낮다고 생각되면 나를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생각할 것이다. 나의 가치는 회사의 사명과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대체불가능한 전문성을 가지고 기여하고 있는지이다. 내가 회사를 이직한다고 통보할 때 회사는 나의 몸값을 얼마나 높여서 나를 잡을 것인지가 내가 회사에 기여하는 가치일 것이다.
넷플릭스와 같은 회사는 구성원들에게 적극적으로 밖에서의 몸값이 얼마인지를 알아보도록 격려하는 정책을 가지고 있다. 기업의 경쟁력이 가격이 아니라 구성원이 창출하는 가치에 의해 결정된다는 HR 철학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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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