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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의식 왜 안 생길까? 종업원 체험의 부재
주인의식 왜 안 생길까?
종업원 체험의 부재
회사와 종업원의 관계도 따지고 보면 교환관계이다. 회사는 돈을 주고 노동력을 사면 종업원들은 자신들이 돈을 받은 만큼 신의를 가지고 열심히 일해주어야 한다. 시장 교환관계다.
사회적 교환이 회사라는 빙산의 밑둥에 해당된다면 경제적 교환은 빙산의 드러난 부분이다. 회사가 떠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사회적 교환이라는 교환이 충분히 신뢰의 잔고를 축적해서 경제적 교환을 원활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사회적 교환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종업원들은 경제적 교환에 올인해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한다. 계산기를 두드리는 종업원이 많아지면 회사는 점점 침몰한다.
지금처럼 L자 저성장 국면으로 경기가 어려워지기 전 경기가 살아 있을 때 종업원과 회사와의 사회적 교환을 규정하던 모형은 조직몰입(organizational commitment) 모형이었다. 회사가 평생을 보장해주는 대신 구성원은 조직에 충성을 다할 것을 요구 받는다. 조직몰입모형은 회사가 사회적 교환을 주도하는 모형이다.
L자 불경기가 심화되자 이런 사회적 교환을 규정하는 모형이 조직몰입에서 조직지원의식(Perceived Organizational Support) 모형으로 바뀌고 있다.
조직지원의식이란 조직몰입과는 달리 종업원 스스로가 지각하는 회사의 태도다. 종업원 각자가 생각하기에 회사가 자신에게 몰입하는 모습을 보이는지에 대한 개인적 지각이 조직지원의식이다. 조직몰입이 종업원의 회사에 대한 commitment라면 조직지원의식이란 회사의 종업원에 대한 commitment다. 회사의 종업원에 대한 몰입은 회사가 어려워질 때도 자신을 중요한 구성원으로 생각하고 환대해주는지의 문제다.
종업원을 가족으로 편입시켜 놓고 상대를 가족 구성원 취급하지 않고 노예취급하거나 가정부 취급한다면 조직지원의 의무를 위배한 것이다. 암묵적 사회적 교환에 대한 계약이 지켜지고 있지 않은 것이다.
지금처럼 L자 경기가 깊어지고 회사도 더 이상 종업원에게 평생고용을 약속할 수도 없고 이전처럼 종업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인센티브도 충분하지 않지만 그래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기업들은 조직몰입이 아니라 조직지원의식을 종업원 체험의 본질이라고 규정한다. 이런 회사는 조직지원의식을 높히기 위한 종업원 여정을 세밀하게 디자인한다.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 구성원에게 조직몰입을 요구하는 회사는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회사로 인지된다. 종업원의 인게이지먼트는 이런 조직몰입과 열정페이가 아니라 회사가 먼저 나서서 종업원을 중요한 구성원이자 주인으로 생각하는지에 의해서 결정된다.
L자 불경기 시대 사회적 교환을 주도하는 기제가 공급자 방식인 조직몰입에서 수요자 방식인 조직지원의식으로 바뀌었다. 조직지원의식을 체험하는 종업원들만 회사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종업원 체험(eX: employee experience)을 하게 되고 회사의 일에 열정을 잃지 않고 몰입한다.
종업원 체험이란 회사가 종업원을 위해 회사에 지원(candidacy), 입사(onboarding), 자리잡음(performance), 성장(growth), 퇴직(exit)에 이르는 국면마다 일관되게 의미 있는 진정한 구성원이자 주인으로 환대 받으며 성장체험을 제공 받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종업원 체험이란 어느 시점에는 서로 헤여질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떠날 때까지의 체험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모형이다. 어느 시점에 이르러 회사를 떠날 때 이 회사에서 자신에게 주인처럼 환대해 주었기 때문에 자신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고백할 수 있는 직원들이 많아진다면 이 회사는 종업원 체험을 제대로 관리하는 회사이다. 회사를 떠나는 직원이 일관되게 이 회사에 근무했던 기간이 자신에게는 잃어버린 세월이었다고 회사를 욕하고 떠난다면 종업원 체험에 문제가 있는 회사다.
종업원 체험이란 구성원이 회사를 떠날 때까지는 존경받는 주인으로 환대 받는 체험이다. 회사 대부분 구성원들이 조직몰입을 강요당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조직지원의식을 체험할 때 종업원 체험의 잔고가 유지된다. 조직지원의식이라는 종업원 체험을 제공해 종업원을 주인으로 취급해보지 못한 회사가 종업원에게 사정이 어려우니 주인처럼 일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종업원에게 주인의식을 요구하기 전에 회사가 해야 할 일은 종업원을 주인처럼 환대해주는 일이다. 구성원의 회사에 대한 몰입을 캐묻기 전에 회사가 진정 종업원에 몰입해가며 주인으로 대접하고 있는지를 먼저 물어보자.
지금처럼 L자 불경기가 지속되고 변화의 쓰나미가 일상이 된 초뷰카시대는 조직몰입이 아니라 조직지원의식(Perceived Organizational Support)이 주인의식을 불사르는 숨겨진 부싯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