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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색안경을 끼고 산다는 사실을 잊고 산다

Nov 17, 2012 ·2분 ·jkyoon · 5,026

우리 모두는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본지만 색안경을 끼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산다.

우리의 뇌는 세상을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지도를 그려내고 수정한다. 뇌의 지도를 그리는 능력이 없다면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세상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우왕좌왕하다 필요한 행동을 도출해내지 못한다. 뇌는 변화하는 세상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강박관념을 가질 정도로 지도를 만들어낸다. 이런 뇌의 성향은 인간의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어서 사람이라면 아이이든 어른이든 노인이든 다 정신적 지도를 가지고 있다. 뇌의 이런 지도를 그려내는 능력이 없다면 세상에서 들어오는 불확실성을 통제하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아서 결국 사망하게 되어 있다. 

이와 같은 정신적 지도를 정신모형이라고 칭한다.

 정신모형은 세상사람들에게 세상을 어떤 각도로 해석해야 하는지를 인도해주는 색안경 하나씩을 제공해준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도로시 처럼 세상이라는 초록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초록안경을 써야 하는데 일단 초록나라에 들어가서 오래 살다보면 자신이 초록색 안경을 끼고 있다는 사실을 잃어버리고 세상은 처음부터 초록색이었다고 주장하게 된다.

지도를 그리는 과정에서 착안해야 할 점은 창조적이고 개방적인 자세로 모든 가능한 길들 중요한 길들을 지도에 포함시켜야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어느 순간 세상의 변화속도에 밀려서 여기에 맞는 지도를 업데이트 못하는 우를 범하곤 한다. 자신의 지도를 그려내는 능력이 세상의 변화속도를 따라 잡지 못하여 끈을 놓아버리는 일이 생긴다.

이와 같은 우를 범했을 때 사람들이 보이는 성향은 두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로 제자리를 맴돌며 산다는 점이다. 똑 같은 이야기를 하고 똑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만 절대로 돌파구를 찾아내지 못한다.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지 않는다면 여기를 벗어날 방법이 없다. 군대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군대라는 경험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했던 군대 이야기를 하고 또 하는 현상도 이와 같은 현상이다. 꼭 치매에 걸린 노인과 같은 행태가 삶에 나타난다. 술에 만취해서 필름이 끊어졌을 때 했던 이야기를 계속 반복하는 현상이 생긴다. 둘째는 명백히 자신의 지도가 틀려서 실수의 근원이 됨에도 자신의 지도가 자꾸 맞다고 우겨대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실수를 지적하면 변명하기에 바쁘고 어떤 경우는 상대를 공격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원리를 방호기제가 발동한다고 이야기한다. 본능적으로 쓸모가 없어진 자신의 정신모형을 지킴에 의해서 자신의 존재를 지켜보려는 무모한 노력이다. 이와 같은 현상들이 지속되어 나타날 경우 주변사람들이 더 이상 깊은 관계를 하려하지 않는 성향을 보인다. 정신모형의 유용성을 잃은 사람은 피드백이 끊어지고 세상으로부터 잊혀지고 소외되어간다. 직장으로부터 퇴출 당하기도하고 배우자로부터 이혼을 당하기도 한다. 공부는 잘하지만 이유없이 취업에 실패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역경에 빠진 자신을 구해내는 제 삼의 길이 있다. 자신의 초록색 안경을 끼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 초록색 안경을 벗어 던지고 대신 세상을 더 멋지게 조망할 수 있는 더 멋진 색안경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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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