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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기 두드리는 모습을 들키다 신뢰란 무엇인가?

May 15, 2024 ·2분 ·jkyoon · 1,929
계산기 두드리는 모습을 들키다
신뢰란 무엇인가?
신뢰는 상처 받을 개연성(Vulnerability)을 인정하는 행동과 용기에서 생긴다.
예를 들어 친구가 나에게 천 만원을 빌려 달라고 했을 때 내가 천 만원을 못 받을 상처를 각오하고 친구에게 빌려 주었을 때 친구와는 천 만원 범위에서 신뢰 잔고가 형성된다. 내가 친구에게 천 만원을 빌려 달라고 했을 때 친구도 못 받을 상처를 각오하고 친구도 천 만원을 빌려준다면 우리 사이의 신뢰 잔고는 이 천 만원으로 늘어난다. 못 받을 것을 각오했다는 것은 그 만큼의 상처를 감내하겠다는 용기를 인정한 것이다.
개인 간 신뢰는 거래에서 상처를 받을 개연성을 인정하는 용기이지만 리더들의 신뢰는 이런 거래보다는 더 포괄적인 상처 받을 개연성을 인정하는 과정을 통해 형성된다.
리더는 목적에 대한 약속을 하게 되고 이 목적에 대한 약속을 지켜서 변화를 완성하는 것이 책무다. 리더가 자신이 한 약속에 대해서 믿음이 있을 경우 다른 대안을 포기하는 것에서 오는 손해 즉 상처 받을 개연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기회비용이 크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큰 기회비용이 주는 상처 내지는 손해까지 감내하는 모습을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목적이 미래의 진리가 될 것임에 대한 믿음을 증거하는 것이다. 리더는 이미 여기서 오는 손해를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기 때문에 손해를 요구해오는 힘이 설사 손해를 끼쳐도 감내해가며 목적에 대한 약속을 실현하는 일에 헌신한다.
이런 목적에 대해 리더가 보이는 믿음의 진실성을 검증하기를 원하는 구성원들은 리더가 상처받을 개연성을 어떻게 받아 들이는 지를 보고 리더의 진실을 신뢰할 것인지 말 것인 지를 결정한다. 리더가 목적에 대한 믿음으로 상처를 감내하는 용기를 보여주면 이를 보고 있던 부하들은 리더를 신뢰할 뿐 아니라 자신도 목적에 대한 믿음을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부하들도 이것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오는 상처 받을 개연성을 인정하고 접점에 있는 조력자들과의 신뢰 잔고를 늘려가며 협업에 나선다.
지금 대한민국을 뒤 흔들고 있는 해병대 장군들은 이런 점에서 신뢰와는 담을 쌓고 있는 행동에서 솔선수범하고 있는 셈이다. 책임을 부하에게 넘기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인다는 것은 신뢰의 기반인 상처 받을 개연성을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인정이 가져다 주는 범위에서 경계를 확장하고 이 확장된 경계 속에서 부하들이 마음껏 미션을 수행하도록 운동장을 제공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상처를 피하기 위해서 모든 일에서 계산기를 두드리는 모습을 부하들에게 들키는 리더가 리더로서 신뢰를 형성한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 구멍 들어가는 일보다 힘든 일이다. 심지어 뛰어난 장사꾼들도 거래할 때 계산기를 두드리는 모습을 들키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들키는 순간 신뢰잔고가 빠져 나가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리더들이 권한만 누리고 자신의 책임을 방기하고 남에게 떠 넘기고 있다면 이들은 신뢰잔고를 스스로 폐기처분하는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리더들이 앞장 서 신뢰를 폐기 처분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는 윤활ㅈ류가 떨어져 점점 팍팍해지는 것이다. 리더가 앞장서서 각자도생을 외쳐가며 제 무덤을 파고 있는 셈이다.
리더도 감당할 수 있는 상처에 대한 정도의 문제 때문에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고 살 수는 없지만 최소한 미래의 운명을 같이 해야 할 중요한 구성원들에게는 계산기 두드리는 모습을 들키는 우를 범하지는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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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