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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없는 리더가 선장이 되면 배는 반드시 난파한다
용기 없는 리더가 선장이 되면
배는 반드시 난파한다
어제 SC 컨벤션 센터에서 있었던 진성리더십 포럼(2024년 10월 26일)에 경희대학교의 김재인 교수의 <AI 시대 인문학> 토론에 참여하면서 플로어로부터 소위 사 짜 이름이 붙은 의사, 변호사, 판사, 회계사, 검사 등의 직업이 정말 대체될 것인 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시간 제약 상 충분하게 논의할 시간은 없었지만 기술적 진보와 이런 직업군이 하는 기능으로만 보면 지금이라도 대체가능한 직업들이다. 단서는 이들 직업군이 자신의 업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감내할 용기가 있는지에 따라 대체가능성에 속도가 결정된다는 것이 본인의 제시하는 결론이다.
진성리더십은 21세기의 말미에 이르면 <민주화의 민주화>가 달성될 것으로 전망한다. 민주화란 디지털 혁명이 Multi modal AGI와 휴머노이드 로봇이 결합되는 특이점 수준에 도달하면 좋은 머리와 재능 있는 몸을 가져야 개발할 수 있던 기술적 예술적 전문성이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접근 가능한 알고리즘이 된다. 마치 휴대폰을 휴대하듯이 이런 기술적 전문성을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다. 당연히 기술이란 효율성과 가격을 겨냥하고 개발되는 것이어서 자신의 기술에 대해 비싼 가격을 불어왔던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등이 가장 먼저 디지털 기술에 의한 민주화의 대상이 된다.
진성리더십에서 설파하는 민주화의 민주화란 대부분 전문성의 알고리즘이 개발되어 평준화되고 보편화 되었을 때 이런 도구로서의 전문성에 종속되는 삶을 극복하고 이런 민주화된 전문성을 도구로 이용해 자신을 자신 삶의 주인으로 세우고 소구할 수 사람만 대체불가능한 존재우위를 확보한다는 명제다.
문제는 이들 직업군이 제도 상으로 만들어 놓은 허들을 성처럼 지켜가며 자신의 밥그릇을 방어할 경우 기술이 촉발하는 전문성의 민주화의 행로는 늦추어질 것이다. 마치 무인 전투기가 보편화 되고 있는 지금과 같은 시점에도 대부분의 전투 조종사는 남성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이유다. 그럼에도 결국은 모든 사 짜 이름이 붙은 전문가들이 AI나 로봇에 의해 대체되는 운명을 벗어날 수는 없다.
토론이 진행되는 과정에 반론이 제기되었다. 기술은 중립적이고 기술이 잘못된 의도를 가진 사람들에 의해 잘못 사용될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은 결국 사람이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이들 사 짜 이름이 붙은 직업군에 해당하는 전문성이 민주화 되더라도 이들 사 짜 직업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기계는 책임질 수 없지만 인간만이 책임질 수 있다는 중요한 지적이었다. 의사나 판사는 모두 인간의 생존과 관련한 중요한 책임이 있는 직업이기 때문에 특히 설득력이 있는 반론이다.
문제는 이런 직업군이 사건 사고가 생길 때마다 손해에 대한 책임을 감수해 왔는지의 문제다. 이런 직업군이 사고가 생겼을 때 나서서 책임을 지기보다는 책임을 손해보험이나 법에 위임할 경우 책임은 제도를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문제이지 인간의 문제는 아니다. 보험의 영역에서 다룰 수 없는 문제가 생겼을 때 이들 직업군은 스스로 나서서 책임을 지는 행동을 하기보다는 법에 의존할 개연성이 높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면 책임을 져야 할 영역의 내용도 확대된다. 법과 보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책임의 영역은 점점 늘어난다. 보험이나 법으로 책임질 수 없는 영역이 많아질 경우 이런 직업군에 있는 사람들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으로 믿거나 믿지 못하는 것이 이들이 세운 방호 성벽의 정당성을 결정해준다.
시대가 변화해서 모든 것이 예측불가능한 초뷰카 시대로 진전되면 책임(Responsibility)은 제도적인 문제나 법적 문제로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대부분 인간의 도덕적 용기의 문제가 된다. 제도나 법은 문제가 생긴 후에 인간이 개입해서 사후적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변화가 상수인 세상에는 장본인이 타인에게 상처를 주었을 경우 이 장본인이 상처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인지가 모든 신뢰의 근간이 된다.
책임의 본질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생긴 상처를 숨기거나 덮어놓는 문제가 아니라 상처를 직시할 수 있는 용기의 문제다. 책임에서 재발 방지에 대한 약속을 한다는 것은 상처를 덮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들춰내서 용기 있게 직면하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근본적 원인에 대해서 진정성 있게 솔루션을 내겠다는 약속이다. 초뷰카 시대 예측할 수 없이 시시각각으로 찾아오는 상처를 직면할 용기가 없는 리더는 상처에 반창고를 처방하거나 상처에 대해 꼬리 자르기를 한다. 이러는 과정에서 상처에는 구더기가 생기고 상처는 더 큰 상처로 번져 결국 리더를 무너트린다.
본인이 강조하는 초뷰카 시대의 책임감은 법과 제도의 문제를 넘어서 상처에 대한 도덕적 용기의 문제다. 상처에 도덕적 용기로 처방하지 않고 꼬리 자르기나 거적 덮기로 처방해온 리더의 용기 부재는 구성원에게 전염된다. 어느 순간 리더 뿐 아니라 모든 구성원은 책임질 일을 외면하고 작은 책임도 힘없는 타자에게 떠 넘겨 조직과 사회를 각자도생의 동물의 왕국으로 만든다.
뛰어난 리더는 공동체의 목적을 정하고 이 목적을 실현하는 책무를 실행하는 구성원이 실수로 책임질 일을 만들어도 책무를 인정하고 공인해준 장본인이 자신이었음을 용기 있게 인정하고 부하가 책무수행에서 생긴 상처를 자신이 떠 맡는다. 평소 이런 리더를 보고 훈련한 구성원은 모든 책임을 리더가 져서는 안 된다는 긍휼감이 발현된다. 리더에 대한 긍휼감이 발현되면 구성원도 책임을 공유하겠다고 자발적으로 나선다. 공유된 책임이 새로운 규범으로 작용하는 조직이나 공동체가 가장 도덕적이고 용기 있는 건강한 집단이다.
AI나 로봇이 발전해도 이들은 도구이기 때문에 책임을 질 수 없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이들에게 책무를 부여한 장본인이 나서서 생긴 상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도덕적 용기인 책임감이 없다면 로봇과 AI의 발전은 인간의 살상 하는 무기로 전용될 개연성이 크다. 이런 책임에 대한 용기가 성숙되지 못한 사회는 기술적 유용성을 앞세워 도구와 기계의 무한 개발을 허용하는 것은 자살 폭탄을 만들어내는 공장일 뿐이다.
책임은 인간만이 집행할 수 있는 고도의 도덕적 정서다. 상처를 바라보고 치유할 용기 없는 리더가 이끄는 배는 반드시 난파한다. 이들에게 AI나 로봇 등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일 뿐이다.
대한민국의 큰 배가 침몰하는 이유도 이런 상처에 대한 아픔을 자신의 아픔과 책임으로 직시할 수 있는 용기 있는 리더를 리더로 세우지 못한 업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