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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에서도 사랑의 황금률을 적용하라! 지위 공정성 이슈
조직에서도 사랑의 황금률을 적용하라!
지위 공정성 이슈
지금은 경기가 붐을 일으키던 신자유주의 시대와는 다른 불확실성이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초뷰카 시대다. 초뷰카 시대는 ‘L자 불황’이라 불리는 성장 없는 장기 침체가 특징이다.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못한다면 모두가 죽음을 향해 달리는 지속가능성을 해결할 수 있는지가 초유의 관심사다. 또한 초뷰카 시대는 인공지능을 비롯한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일 자리를 위협하며 대체가능성에 대한 불안이 가중된다. 이런 초뷰카 시대는 성과 기반 보상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나눠줄 치즈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 누가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계산해 배분하는 분배공정성은 제로섬 정치싸움의 소재가 되어 사회적 분열과 불신을 초래한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 보상의 불확실성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고육지책으로 등장한 것이 절차 공정성(procedural justice)이다. 절차공정성은 기여 분에 따라 충분한 보상이 주어질 수 없는 상황에서 최소한 보상의 분배 과정에 사용하는 절차가 일관되고 투명한 지에 대한 문제다. 절차가 공정하게 운영될 경우 분쟁의 소지는 없앨 수 있어도 공정성이 삶의 드라이브로 걸리는 문제를 막을 수는 없다.
공정성은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이 아니라 나누는 과정에 관련된 문제여서 가치를 창출하는 드라이브가 사라진 상황에서 대신 드라이브로 걸리면 사회적 갈등과 반목의 원인이 된다. 공정성은 제로섬 게임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사회는 플러스 섬의 철학을 기반한 미래의 공동 가치 창출이 드라이버이자 끌개로 작용하고 창출된 공유 가치를 공정하게 개인에게 나누는 공정성이 강화제가 되어 뒤어서 밀어주는 밀개로 작용할 때 건강하게 작동한다. 사회주의가 멸망한 이유는 평등이란 이름의 공정성을 드라이브로 걸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가 양극화로 위기에 처한 이유는 가치창출이라는 드라이브는 있는데 창출된 가치를 승자독식하게 해 공정성의 강화제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한 사회에 공정성이 큰 이슈가 되었다는 것은 오랫동안 미래에 대한 가치 창출에 실패해 불확실성이 극대화었다는 의미다. 공정성이 드라이브로 걸린 사회는 사회주의가 처했던 운명처럼 쇠퇴의 막다른 골목에 다달했다는 시그널이다.
이런 맥락에서 본인이 또 다른 대안적 공정성으로 제기한 개념이 지위 공정성(status justice)이다. Social Justice Research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위 공정성의 가치를 주창하고 세상이 어려워질 때일수록 지위 공정성 가치는 극대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래전 연구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기업에서 “지위 공정성이 직무만족에 가장 강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밝혀졌다.
지위공정성은 조직과 구성원간 사랑의 황금률을 적용하는 문제다. 조직이 구성원에게 사랑 받고 싶다면 마찬가지로 조직도 구성원을 인간으로 대접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월급을 준다는 명목하에 구성원을 물건으로 취급하고 계산기를 두드리는 분배공정성이나 분쟁의 소지가 생기지 않도록 절차공정성에만 신경 써가며 대우한다면 구성원도 조직을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이용해먹을 대상으로만 생각한다. 지위 공정성이란 조직이 나를 ‘도구’가 아니라 의미 있는 구성원으로 인정해주는가이다. 누구로부터 사랑 받는 것만큼 그 대상으로부터 자신이 인정받고 있음을 증명하는 방법은 없다. 조직과 구성원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L자 불경기는 단순한 경기 침체가 아니다. 그것은 기존의 사회적 계약이 무너지고,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위치와 의미를 재정의해야 하는 시대적 전환기다. 인공지능이 인간 노동을 대체하고, 조직은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성과를 요구하며, 인간은 ‘쓸모’라는 기준으로 생존을 강요받는다. 이 시대의 핵심 질문은 “내가 얼마나 일 잘하는가”가 아니라, “내가 여전히 이 조직의 운명을 결정하는데 소중한 구성원으로 대접받고 있는가”이다.
지속가능성은 기술이나 전략만으로 달성되지 않는다. 인간은 언제든 대체 가능한 자원이 아니라, 조직의 의미와 문화를 함께 짓는 공동체적 주체로 대우 받을 때 몸, 마음, 정신을 바쳐 기여한다. 자신들이 조직에 의해서 한 인간으로 인정받고 존중 받는다는 생각이 불확실성 속에서도 조직과 함께 걸어갈 이유다.
분배 공정성에 대한 지나친 강조는 계산하는 구성원을 만든다.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조직이 계산기만 두드리는 구성원에 의해 채워졌다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상황이다. 눈에 보이는 보상을 넘어 구성원과 조직 간의 관계를 사랑 받는 인간으로 대우해주는 사랑의 형평성이 절실하다.
공정성은 그저 ‘제대로 보상하라’는 구호가 아니라, “구성원을 진심으로 사람으로 인정하고 사랑라”는 윤리적 명령이다. 그것만이 초뷰카 시대에서 조직과 사회가 지속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비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