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정체성
여행과 정체성:
극단적 불확실성으로 치닫고 있는 현대인들에 가장 큰 위기는 정체성의 위기인 것 같다. 자신에게 스스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서 질문을 하면 정확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없다. 이와 같은 현상은 바쁘게 열심히 세상을 헤쳐나가며 살아 온데 성공한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삶의 어두운 그림자이다.
21세기 삶을 성공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다른 스타일과 다른 스킬들을 적용해서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 한 마디로 살아 남은 사람들은 변화의 귀재들이다. 상황들에 맞추어서 다른 얼굴들을 보여가면서 맞추어 살다보니 정작 잃어버린 것은 자신의 정체성이다.
이 정체성이 훼손된 삶을 살다보니 이 정체성을 포장해주는데 도움이 되는 것들을 찾아서 소비하는데 치중하게 된다. 명품으로 치장을 해주면 정체성이 보상되는 것 같아서 명품으로도 치장해보고, 옷도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것으로 치장을 해보지만 자신의 잃어버린 정체성을 단순히 꾸며줄 뿐이다. 이것저것으로 치장하는데 공을 들이다 해결되는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결국 마지막 단계가 과시소비이다. 과시소비는 정체성에 더 심한 상흔을 남기고 삶도 더 피폐하게 만들고 종말을 고한다. 벌거숭이 임금님처럼 자신의 정체성이란 유행의 첨단을 걷는 것들로 치장을 해서 찾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을 경우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삶의 장면을 떠나 홀연히 여행을 떠나보는 것이다. 여행은 자신의 지금까지 얽메이며 살아 왔던 삶의 감옥에서 자신을 탈출시켜주고 아무 것도 치장하지 않는 맨몸으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여행은 지금까지 삶에 대한 판단중지를 하고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다시 돌이켜 생각해볼 수 있는 안목을 줄 수 있는 방법으로 가장 탁월한 방법이다.
여행은 준비없이 홀연히 떠나는 여행이 최고의 여행이다. 준비는 자신이 치중했던 삶의 흔적을 굳이 가지고 떠나게 하기 때문에 자신의 내면으로부터의 성찰에 최고의 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