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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이 세운 신앙의 본질 이방인에 대한 환대

Jan 15, 2026 ·3분 ·jkyoon · 328

아브라함이 세운 신앙의 본질
이방인에 대한 환대
아브라함은 메소포타미아 북부, 갈대아 우르라는 당대 문명의 중심에서 삶의 뿌리를 내린 정주민이었다. 그의 존재는 질서와 익숙함 속에 깊이 안착되어 있었다.
그러나 야훼의 명령은 그 안일한 정주민의 삶을 부수고 아브라함을 미지의 땅, 가나안으로 내몰았다. 이주는 단순한 지리적 이동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주민의 특권을 벗고 스스로 이방인(Stranger)이 되라는 준엄한 명령이자 훈련이었다.
야훼의 명령에 따라 아브라함은 약 25년 간 이방인이 되어 이방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훈련을 받았다. 나중에 다시 정주민이 되었을 때 이방인을 진정으로 환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스스로 이방인이 되어 그들의 고통을 체화하는 것 외에는 없다는 하나님의 계획 때문이다.
약 25년 간 이방인으로서의 노마드 생활을 통해 가나안 땅에 들어선 아브라함은, 정주민이었던 가나안 사람들에게는 명백한 이방인, 곧 외부자였다. 그는 풀을 찾고 물을 구하며, 때로는 기근에 시달려 이집트까지 피난해야 하는, 뿌리 뽑힌 자의 고통과 불안을 온몸으로 겪었다. 이 수십 년간의 이방인으로 산 훈련을 통해 기존 정주민의 마음속에 내재된 울타리인 배타적 동질성을 허물었다. 이방인의 아픔을 환대하는 마음으로 정주민들을 환대했다. 어느 순간 정주민들의 마음이 허물어졌고 아브라함은 가나안 정주민들에게 굴러 들어온 돌이 아니라 자신들과 같은 정주민으로 존경 받았다.
이주민으로서의 고통을 환대하는 훈련을 통해 낯선 자에 대한 연대 의식을 확립한 아브라함은 가나안에 정착하여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였다. 그는 이제 물리적으로는 정주민이 되었으나, 그의 정신과 기억은 영원한 이방인의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아브라함의 이방인을 환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시험이 아들 이삭을 번제의 제물로 바치기로 작정한 모리아 산 사건이었다. 이는 정주민의 삶이 낳은 가장 소중한 결실(아들, 미래, 정착의 증표)을 이방인(곧 하나님의 명령) 앞에서 완전히 포기하는 행위였다. 이 시험을 통과함으로써 아브라함은 자신의 배타적인 소유와 안녕을 초월하여,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뜻 안에서 이방인을 믿음으로 환대하고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인증받았다. 그는 단순한 민족의 조상을 넘어, 보편적 환대의 정신을 체현한 믿음의 아버지로 공인된 것이다.
이방인의 고통을 제대로 환대할 수 있음을 믿음으로 증명한 아브라함은 오늘날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라는 세계 3대 종교의 원조가 되었다. 그러나 그의 후예인 이 삼대 종교들은 거대한 제도의 틀 속에 갇혀 아브라함이 세웠던 이방인의 고통에 대한 환대의 믿음을 장사지냈다. 종교적 성벽을 쌓고 교리적 경계를 치면서, 종교가 본질적으로 지녀야 할 이방인을 환대하고 이방인이 정주민에게 환대받는 상호 존중의 정신을 상실하였다.
이방인의 고통에 대한 환대라는 신앙의 본질이 제도의 감옥에 갇혀 죽어가는 동안 일반인에게 기독교인(Christian)이란 말은 자신들의 울타리 안에서 자신들만 선민으로 아는 고집불통을 뜻하는 조롱어로 전락했다.
지금 우리가 회복해야 할 아브라함의 유산은 율법이나 교리가 아니다. 정주인을 희망하고 있지안 우리 삶의 본질은 이방인이다. 정주민처럼 살고 있는 지구 입장에서 우리는 잠시 들른 여행자일 뿐이다. 잠시 들른 지구 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은 자신의 고향을 떠난 이방인으로 산다. 삶은 본질이 이방인임에도 마치 정주민처럼 다른 이방인에게 텃세를 부리고 산다. 아브라함을 잊은 종교인들에게 조차 이방인의 고통을 체화하고 믿음으로 낯선 자를 기꺼이 받아들였던 그 근원적인 환대의 정신이 사라졌다.
우리 모두는 이방인이다. 정주민 코스프레과 가면을 벗어버리고 같은 이방인의 아픔에 대한 진실된 환대만이 종교적으로 양극화된 세계를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기독교인이라면 아브라함을 통해 남겨진 신앙과 믿음의 본질을 다시 회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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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