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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AI 하중을 견딜 ‘부력’이 있는가? : 빙산 모형이 던지는 경고

Jul 4, 2026 ·6분 ·jkyoon · 1
우리는 AI 하중을 견딜 ‘부력’이 있는가? :
빙산 모형이 던지는 경고
바야흐로 AI가 모든 영역에서 삶의 표준으로 급속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위력은 쓰나미급이다. 기업과 개인은 AI라는 거대한 파도에 올라타기 위해 급급해 보인다. 하지만 본인이 예측하기에 쓰나미에 제대로 올라탈 수 있는 기업이나 개인은 15% 미만 극소수다.
최근 AI 업계에 파란을 일으키는 팔란티어의 알렉스 카프(Alex Karp)도 비슷한 경고를 던지고 있다. 그는 조직과 사회가 ‘AI 하중(AI Load)’을 견딜 수 부력이 있는지 냉혹하게 평가해가며 쓰나미에 올라타야 함을 경고한다. 부력이 없는 주체의 경우 인공지능 쓰나미는 기회가 아니라 남보다 먼저 침몰하는 운명을 가져다 줄 것임을 경고한다. 이런 카프의 경고는 본인이 설파하고 있는 빙산 모형을 웅변적으로 대변한다. 데이터와 인공지능 분야에 한정되어 있지만 필란티어는 AI시대 비즈니스의 본질과 표준을 제대로 해석해가며 컨설팅을 제공하는 극소수의 이단아인 셈이다. 본인이 설파하고 있는 빙산모형의 예측대로 카프도 수면 위로 드러난 AI의 화려한 성과(하중)는 수면 아래 감춰진 거대한 조직적 역량과 문화적 토대(부력)가 뒷받침될 때만 유지될 수 있다고 예언한다.
기업에게 비즈니스 모형은 빙산의 윗동이라면 문화적 부력은 빙산의 밑동을 구성한다. 빙산의 문화적 부력은 기업이 가진 AI와 데이터에 관한 철학적 깊이에 의해 결정된다. 철학의 두 축은 존재론(Ontology)과 인식론(Epistemology)이다.
존재론은 날줄인 X축을 결정하고 인식론은 씨줄인 Y축을 결정한다. 동양철학은 존재론이 강한 반면 서양은 인식론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두 축이 모두 높은 지점에 위치한 기업이나 개인을 철학이 있다고 규정한다. 조직개발 관점에서 X축은 각 기능간 수평적 통합을 담당하고 Y축은 기업의 과거와 미래를 현재를 통해 잇는 수직적 통합을 담당한다.
데이터 존재론
데이터 존재론이란 가진 데이터가 자신의 문제와 삶을 반영한 진실성에 관한 문제다. 남들의 데이터나 인공지능이 쓰레기로 만든 가짜 데이터에 기반한 AI 분석은 기법이 아무리 화려해도 본인에게는 전혀 쓸모가 없는 쓰레기 결과를 산출한다. 머리가 뛰어난 사람에게 쓰레기 데이터를 제공하면 가장 훌륭한 쓰레기 결과를 산출하는 원리다. 자신의 삶의 문제를 있는 그대로 반영한 존재론적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 문제다. 데이터 온톨로지는 제공한 데이터가 자신의 삶의 문제를 진솔하게 반영한 진짜 데이터인지의 문제를 다룬다.
AI 도입에 대한 시급성이 데이터 존재론을 오염시키는 주범이다. AI에 혈안이 된 많은 기업이 ‘남들이 하니까 우리도 한다’는 식의 무조건 올라타기에 매몰되어 있다. 이런 기업들은 데이터에 대한 관심보다는 얼마나 현란한 AI기법을 채용하는지에 혈안이 되어 있다. 이들은 유행을 추구하다 벌거숭이가 되는 임금님의 수모를 겪을 운명이다.
진실된 데이터(Ontology) 기반 없이 가짜 데이터나 오염된 정보 위에 쌓아 올린 AI는 모래성보다 위험하다. 밑동의 부력이 사라진 빙산이 침몰하듯 부실한 데이터 기반의 AI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가속화하여 조직을 재앙으로 몰아넣는다. “우리도 AI를 한다”는 발표는 겉으로 보이기에는 화려할지 모르나, 그 하중을 버틸 데이터의 진실성이 결여된 조직에 대한 고백이다. 이런 기업은 가짜 데이터에 근거한 화려한 AI기법의 무게에 짓눌려 회사를 스스로 침몰하게 만든다.
데이터 인식론
자신들의 문제를 반영한 데이터 존재론을 구축했다면 다음 문제는 인식론의 문제다. 데이터 인식론은 기업이 왜 이런 데이터에 초미의 관심을 보이는지 이유에 대해 현상학적으로 접근하고 해석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을 때 도달한다.
기업에서 인식론적 질문의 본질은 자신들이 고객의 어떤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는지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다. 우리 회사는 고객의 어떤 고통을 해결해서 어떤 존재목적에 대한 약속을 검증받는가의 문제에 대한 이해에 도달하는 것이 제대로 된 인식론을 가진 회사의 본 모습이다. 고통에 대한 해석과 이에 대한 솔루션 문제가 제대로 정의 되어 있을 때 AI를 어떤 목적으로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분명히 드러난다.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분명한 인식론적 기반이 있는 회사는 자신들이 해결해야 할 고통이 무엇인지에 대한 분명한 문제 의식과 정의를 마련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는다. 이런 회사가 혁신의 선두기업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올바른 문제정의를 벗어난 일들을 가짜일로 치부하고 제거하기 때문이다. 이런 인식론적 혁신이 가동되는 조직은 빙산 밑동이 부력을 얻게 되고 AI 실험에서 초래되는 다양한 하중을 견뎌낸다. AI 쓰나미 속에서도 지속가능한 기업이 된다.
인식론적 기반을 잃어버리는 이유는 대부분 조직에 누 적된 관료제라는 하중 때문이다. AI는 초단위로 수만 개의 의사결정을 내린다. 이 엄청난 속도의 하중을 견디기 위해서는 ‘책임지는 문화’라는 부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조직은 책임 회피와 절차 뒤에 숨는 관료제 문화에 갇혀 있다. AI가 내린 결정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그 알고리즘의 불투명성을 핑계 삼아 의사결정의 주도권을 방치한다. 이런 관료제 조직에, AI는 이익이 아닌 독이 된다. 진실된 인식론적 부력이 없는 회사에서 AI는 책임 전가의 도구로 전락하며, 이는 곧 조직의 통제 불능 상태를 의미한다. 하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이를 떠받칠 부력이 없다면 빙산은 조만간 침몰할 것이다.
AI 산업의 속성은 경쟁우위 논리에 따라 최적화 되기 때문에 경쟁이 초래하는 결과는 생각보다 냉혹하다. 제대로 된 경쟁우위를 갖춘 단 한 개의 회사가 시장의 모든 이익을 독식하는 구조다. 문화적 부력 없이 유행을 쫓아 AI를 도입한 회사들은 결국 불필요하게 부과된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침몰할 것이다.
필란티어가 파장을 일으키는 이유는 AI 존재론과 인식론을 통합해 회사가 직면한 본질적 문제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회사를 수평적으로도 통합하고 수직적으로도 통합해 온전한 한 회사로 작동하게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그간 기업 소프트웨어 시장은 마케팅, 피플, 채무, 로지스틱, 유통 등으로 분절되어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었고 이 각 영역을 세일즈포스 등 영역 소프트웨어 전문회사들이 토굴을 파고 장악하고 있었다. 팔란티어가 시도한 것은 이런 토굴 속에 숨겨진 영역별 존재론을 연결해 통합된 데이터 온틀로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런 수평적 통합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회사가 고객의 무슨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수직적 인식론적 통합에 대한 설득력 있는 논리를 가지고 영역 속에 독립적으로 숨어있던 분절된 존재론적 데이터의 주권자들을 설득해 서로를 연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수평적 통합과 수직적 통합을 통해 온전하게 통합된 전체를 만드는 원리는 개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스스로의 가치관과 철학은 빙산의 아랫부분에서 자신이 자신과 남들의 어떤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론적 질문을 던진다. 고통의 문제가 정확하게 정의되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인식론적 툴이 떠올라 수직적 통합을 달성한다. 또한 존재론적 관점에서 자신의 삶에 관한 데이터도 몸, 마음, 정신 데이터로 분절되어 소통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각성해 존재론적 통합을 시도한다.
본인이 설파하고 있는 진성리더십(Authentic Leadership)도 리더십 빙산의 관점에서 설파된다. 지금까지 리더십은 자신이 가진 리더십의 본질적 문제를 외면하고 기술 역량 스킬 등 남들도 가진 것들을 복제해 빙산의 윗통의 하중을 키우는데 총력을 기울여왔다. 자신이 어떤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는지인 리더십의 충분조건이자 밑둥의 부력을 무시하고 쌓아올린 리더십 스킬 등은 필요조건을 충족하기보다는 리더십 하중만 증가시켜왔다.
인공지능이 표준이 된 시대에 내면의 인식론과 존재론의 부력을 갖추지 못한 개인은 AI가 제공하는 정보의 하중에 휩쓸려 존재감을 상실하게 된다. 반면, AI가 내놓은 결과물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인식론과 존재론의 철학적 ‘부력 있는 개인’만이 AI 시대에 존재 우위를 점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구가할 것이다.
우리가 가진 빙산의 밑동은 안녕한가?
AI는 마법의 지팡이가 아니라 거대한 무게를 가진 강철 엔진이다. 이 엔진을 장착하기 전,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우리 조직은, 그리고 나 자신은 이 AI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진실된 존재론과 인식론이라는 철학적 부력을 가지고 있는가?”
수면 아래의 철학적 밑동이 부실한 빙산은 윗동이 화려하게 빛날수록 더 빨리 침몰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최신 알고리즘 도입도 중요하지만 데이터를 대하는 정직함과 결과에 책임지는 진성(Authentic) 문화를 재건하는 일이다. 그것만이 AI라는 거대한 하중 속에서 우리를 뜨게 할 유일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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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