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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서고 또 일어서는 간절한 마음 중꺽마 vs 중일마

Jul 4, 2026 ·5분 ·jkyoon · 1
일어서고 또 일어서는 간절한 마음
중꺽마 vs 중일마
중꺽마라는 말은 게임 월드컵에 참여했던 리그 오브 레전드(롤)라는 게임에서 탈락한 DRX의 주장 Deft 선수를 쿠키뉴스의 문대찬 기자가 인터뷰한 영상의 제목을 “”로그전 패배 괜찮아,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단 것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개인이 성공하기 위해 중꺽마의 마음을 가지고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안타깝게도 이들은 역사를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종요한 점은 태풍에 맞서 꺾기지 않는 마음이 아니라 태풍에 쓰러질 수 밖에 없을 때 뜻을 가지고 다시 일어서는 마음이다. 즉 중요한 것은 넘어졌을 때 선한 의도를 앞세워 자신을 지속적으로 일으켜 세우는 <중일마(중요한 것은 넘어섰을 때 지속적으로 일어서는 마음)>다. 중일마가 중꺽마와 다른 점은 생존에 대한 이유를 넘어서 왜 반드시 자신이 생존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더 근원적이고 더 신성한 이유가 일어섬의 원동력이라는 점이다. 선하고 신성한 의도를 실현하려는 중일마만이 역사의 엄혹한 지평을 뚫고 중요한 사건을 발아시키는 번성근력(Antifragility)의 원천이 되었다.
고난과 역경의 폭풍이 몰아칠 때 단순히 넘어지지 않으려고 버티는 근력이나 넘어져도 원복하는 근력은 많은 사람들이 주문처럼 외우는 회복탄력성의 근력이다. 회복탄력성의 근력은 원복할 수 있는 근력이지만 지금과 같은 변화가 상수인 시대에 회복탄력성은 기능보다는 변화를 이끄는 과정에서는 장애로 작용한다. 초뷰카 시대를 사는 현명한 인간이라면 안 넘어지려고 가진 힘을 모두 소진하기보다는 쿨하게 넘어지고 아낀 에너지를 일어서야만 하는 이유를 찾아 일어서는데 쓴다.
초뷰카 시대 요구되는 번성근력은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관된 이유를 가지고 반복적으로 일어설 때 생성된다. 자신이 한 중요한 약속을 상기하고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넘어져도 반복적으로 일어선 사람만 중꺽마가 아닌 중일마의 번성근력(Antifragility)을 만든다. 존재목적과 연동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복적으로 일어선 사람들만 과거의 제자리로 돌아가는 회복탄력성(Resilience) 근력을 극복하고 번성근력(Antifragility)을 생성해낸다.
회복탄력성을 답이라고 생각하고 중꺽마를 훈련한 청년들이 격는 정신질환이 최근 우리 사회 청년들이 경험하는 ‘고기능 우울증(High-Functioning Depression)’이다. 겉보기에는 유능한 직장인이자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사회인이지만, 퇴근 후 현관문을 닫는 순간 걷잡을 수 없는 무력감과 아노미(Anomie)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점점 에너지가 방전되어 고생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정신의학적으로는 지속성 우울장애(Persistent Depressive Disorder, PDD) 또는 감정저하증(Dysthymia)의 한 형태다. DSM-5 기준에서 이 진단은 최소 2년간 우울 기분이 지속되면서도 일상적 기능이 상당 수준 유지된다. 고기능 우울증이 우울증과 달리 무서운 점은 역설적으로 고통이 당장 눈에 띄는 기능적 붕괴라는 가시적 형태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고기능 우울증을 가진 청년은 학점을 유지하고, 직장에 출근하며, 소셜미디어에 정돈된 일상을 게시한다. 주문처럼 “오늘도 행복했어요”를 외치고 퇴근하지만 집으로 돌아와 혼자가 되는 순간 극단적 무력감에 시달린다. 빙산의 수면 아래에는 만성적 공허감, 삶에 대한 낮은 기저 기쁨, 항구적인 피로감, 자기 가치의 침식이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중꺽마를 염두에 둔 회복탄력성에 대한 신봉이 만든 결과다.
회복탄력성을 찬미하는 중꺽마 정신과 번성근력을 단련하는 중일마는 지금과 같은 변화가 상수인 초뷰카시대에는 삶의 분기점을 만들어 주는 가장 중요한 변수다. 중꺽마를 외치는 사람들은 맹목적 생존을 노래하며 시시포스 돌굴기기를 정당화 하지만 종착역은 고기능 우울증과 기력이 소진되면 선택하는 아노미 자살이다. 이들이 주문처럼 외치는 생존논리는 그냥 살아 있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의 덫이 만든 설명이상 이하도 아니다. 동물이 아닌 인간이 지금까지 생존한 이유는 생존을 목적함수가 아니라 번성을 목적함수로 삼고 번성의 약속을 지키지 위해 역풍 속에 쓰러져도 일어서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디폴트로 생존도 구가할 수 있었던 것이다.
동서양 모든 고전에서도 리더가 되는 과정의 핵심을 자신의 존재목적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복적으로 일어서는 번성근력을 만드는 과정으로 설명한다. 리더십에 관한 모든 통찰의 공통점은 존재 목적에 대한 진정성을 중일마로 검증하는 과정에 대한 조언이다.
대표적으로 맹자가 지은 <고자장>과 공자의 손자가 지은 <중용>에 중일마를 가능하게 한 뿌리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맹자는 고자장에서 리더가 존재목적을 세우면 이것을 방해하는 역풍이 생성되고 이 리더가 반드시 목적에 대한 약속을 실현할 수 있는 재목인 지를 역경을 주어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한다.
맹자의 고자장
하늘이 장차 큰 임무를 사람에게 내리려 하면
반드시 먼저 그 마음과 뜻을 괴롭히고
뼈마디가 꺾어지는 고난을 당하게 하며
그 모와 살을 굶주리게 하고
그 생활을 빈궁에 빠뜨려
하는 일마다 어지럽게 한다.
이는 그의 마음을 두들겨서
참을성을 길러 주어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일도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니라
중용 23장에도 세운 존재목적이라는 숨겨진 진실이 구성원의 마음속에 준거로 뿌리를 내리는 중일마 과정을 더 섬세하게 묘사한다. 중용에서는 리더의 존재목적이 구성원의 마음에 정성스럽게 심어져 진정성(眞情性)의 뿌리를 획득하는 과정을 치곡(致曲)으로 설명한다. 치곡의 치(致)는 도달함을 뜻하고 곡(曲)은 굽을 곡이다. 중용에서 다른 사람들 눈에 잘 드러나지 않지만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인 <숨겨진 진실>은 치곡을 통해 우리의 마음, 정신, 몸에 뿌리를 내린다. 온전하게 뿌리가 내려진 모습이 번성근력(Antifragility)의 본질이다.
숨겨진 진실에 진심을 다해야 한다.
진심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형태가 만들어지고,
형태가 만들어지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명백해지고,
명백해지면 남을 감동시킨다.
남을 감동시키면 변하게 되고,
변하면 되어진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
리더로서의 번성근력을 단련하는 다양한 전략은 본인의 저서 <#급진거북이(#잉걸북스)>에서 자세하게 설명되어져 있다. 급진거북이에서 자신이 약속한 존재목적이라는 밀알이 뿌리를 내리는 과정을 중일마의 과정으로 설명한다. 급진거북이는 변화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밀알이 뿌리를 내리는 과정은 빠름의 강도인 속력의 문제가 아니라 변화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속도의 문제라는 것을 안다. 급진거북이는 변화의 초기에 밀알이 담고 있는 방향성을 놓치고 토끼의 빨리빨리 전략에 말려들기 시작할 때 변화를 망칠 수 있음을 경고한다. 변화 과정에서 길을 잃었을 때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조언은 빨리 빨리의 조급증을 내려놓고 변화의 방향성을 다시 잡고 시작하라는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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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