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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나? 매일 사소해지고 있기 때문

Jul 4, 2026 ·2분 ·jkyoon · 1
왜 우리는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나?
매일 사소해지고 있기 때문
초뷰카 시대는 바야흐로 초연결된 모든 것에 센서가 붙어서 이들의 활동이나 거래가 빅데이터로 축적된다.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사람들에게도 센서가 부착되고 여기서 xAPI 데이터가 축적되어 정밀하게 분석된다.
분석 방식은 사회적 범주를 중첩시키는 방식이다. 즉 나를 분석하려면 내가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사회적 범주(성별, 나이, 학력, 직책, 전문성, 가족배경, 결혼유무, 등등)을 분석해서 나의 범주에 해당되는 프로토타입을 만든다. 이런 범주의 날줄이 파악되면 다시 나의 반복적 역사적 데이터를 분석해서 나의 내면에 일관되게 흐르는 전형적 행동과 태도와 정서까지 찾아낸다.
빅데이터를 통해 최대한 많은 외재적 공통 범주와 시계열적 범주를 찾아내서 나의 프로토타입이 분석되면 나의 개별성은 완전히 해체되어 클라우드에 저장된다. 겉으로 보면 빅테이터를 통한 개인 맞춤형 분석이라고 포장되지만 이 분석이 적용되는 순간 한 개인은 완전히 데이터로 해체되어진다. 알고리즘을 통해 나보다 나같은 개별 아바타가 만들어지는 순간 인간성은 완전히 해체되 몰 개성화(Depersonalization) 수순에 들어간다.
몰 개성화의 심각성은 맞춤형 개인의 개성을 위한다는 이름으로 개인들에게서 영혼을 제거해버린다. 이 덫에 포착되어 영혼이 털리면 AI가 만들어낸 아바타가 제시하는 상품이나 서비스 제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알고리즘의 목적은 나의 아바타를 만들어 이것을 광고주에게 맞춤으로 교화가 끝난 고객으로 팔아넘긴다. 플랫폼 회사의 알고리즘이 나의 영혼을 광고주에게 돈 받고 노예로 팔아버린 셈이다.
AI 알고리즘에 노출되어 초개인화라는 맞춤형 작업이 완성되면 나의 주체성은 완전히 상실된다. AI 알고리즘은 이런 방식으로 모든 사람을 사막의 모래알로 만들어 인간도 분절시키고 사회와 공동체도 분절시킨다. 공동체가 사막으로 전환되고 개인이 사막의 모래알이 되면 사무엘 베케트의 희극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모래가 턱 밑까지 차고 올라와서 모래 구덩이에 빠져 죽을 날이 가까워졌음에도 <오늘도 행복했어요>라는 주문을 외우고 산다. 더 큰 문제는 사막의 모래알로 쪼개져 몰개성화되면로 우리는 아주 사소한 사람으로 전락한다.
김수영 시인은 이미 60년대에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라는 시에서 우리가 삶의 큰 맥락과 의미를 잃고 사막의 모래알처럼 사소해지는 일상을 다음처럼 시로 노래했다.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王宮)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같은 주인x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로 가로 놓여 있다
아무래도 나는 비켜서 있다
절정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 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적으냐
정말 얼마큼 적으냐 ……
사막 속 모래알로 전락한 인간들이 자신 감정선의 맥박에서 살아 있음의 단서를 찾아 이미 심각하게 몰개성화된 무가치함과 눈물겹게 투쟁하는 현대인을 그린 드라마도 출현했다. 데이터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조종하는 초분절 사회의 거시적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무가치함에 저항해 싸우는 모래알들은 자신과의 마지막 사소한 싸움에서 이길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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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