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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본질은 초연결 동시성(Synchronicity) #신세계 #정용진 #리스크
문화의 본질은 보이지 않는 가치 주파수가 보이지 않는 초연결로 동기화되어 조직 전체에 진동으로 영향을 주는 과정이다. 문화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제도를 정비하거나 슬로건을 외치는 데 있지 않다. 문화는 조직이 실제 중요시하는 가치가 시공간을 초월해 보이지 않는 끈으로 초연결된 ‘집단적 흐름과 공명(Synchronicity)’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인과관계가 명확히 설명되지 않더라도, 한 조직 안에서 전혀 다른 업무를 하는 구성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유사한 가치관과 행동 양식을 공유하게 되는 현상이 바로 문화의 초연결 기반의 동시성 때문이다.
동시성의 안테나 역할을 하는 존재가 바로 조직의 최고경영자(CEO)다. 최근 신세계 스타벅스에서 발생한 5·18 관련 탱크 텀블러 출시 사태와 이로 인한 대대적인 사내 감사는, 조직의 최고 리더가 뿜어내는 문화적 시그널이 말단 조직에 어떻게 파괴적인 ‘동시성’으로 발현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극명하고 치욕적인 사례다.
조직 문화는 회사가 명문화한 핵심가치가 있어도 경영자가 일상에서 보여주는 ‘말과 본보기’라는 실제 가치를 먹고 자란다. 회사에 공식적 가치가 있어도 이런 공식적 가치와 무관하게 최고 리더가 평소 어떤 행동에 침묵하고 어떤 행동에 환호하는지는 조직 전반에 강력한 주파수로 발송된다. 멀리 떨어져 일하는 말단 직원들조차 이 주파수에 자신의 안테나를 맞추고 행동을 동기화(Sync-up)한다.
신세계 스타벅스의 사태는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온 실무자의 단순한 일탈이 아니다. 그간 정용진 회장이 보여온 행보였던 보수를 위장한 채 일베적 정서를 넘나들며 논란을 자초했던 언행을 조직 구성원들은 오랜 시간 학습하고 지켜보았다. 리더의 이 같은 행동을 지켜본 직원들은 무의식적으로 ‘이런 식의 행동이 우리 조직에서는 허용될 뿐만 아니라, 실제 중요한 가치이고 따라서 조직에서 살아남고 보상받는 방식일 수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하게 된다. 결국 직원들은 리더가 보낸 왜곡된 시그널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해 업무에 투영했고, 이것이 ‘탱크 텀블러’라는 기괴한 결과물로 발현된 것이다. 조직이 설정한 공식적 가치와는 무관하게 리더에 의해 조직 전체가 문화적으로 가스라이팅을 당한 결과다. 정용진 회장이 공식 결제라인을 통해 시키지 않았어도 암묵적으로 시킨 것이고 암묵으로 공모한 것이다.
스타벅스는 본질적으로 단순히 액체로서의 커피를 파는 회사가 아니다. 제3의 공간에서 커피를 매개로 ‘인간적 유대와 문화적 체험’을 판매하는 브랜드다. 이 체험산업의 핵심은 고객이 그 공간과 브랜드에서 느끼는 정서적 체험이다. 이 정서적 체험을 제공하는 회사가 어려운 순간에도 자신들이 제안한 체험에 대해 순수함과 고결함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헌신의 정도에 따라 전달되기도 하고 오염되기도 한다.
문제는 리더의 일탈된 시그널이 조직 문화의 동시성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훼손하는 순간, 고객이 소비하던 ‘체험’은 순식간에 오염된 체험으로 변질된다. 스타벅스 매장에서 커피를 마시는 행위가 역사의 아픔을 조롱한 리더의 행보를 연상시키고, 사회적 공의(Righteousness)를 저버린 기업의 행동을 상기시킨다면, 그것은 이미 커피 맛 자체를 심각하게 오염시킨 것이다. 가치가 오염된 브랜드는 고객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으며, 이는 스타벅스라는 글로벌 브랜드의 종말을 고하는 서막이 된다.
신세계가 스타벅스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길
사내 감사팀이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경영진이 고개를 숙였지만, 최고 경영자로서 가치의 안테나를 통해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가치를 전달한 원인을 제공한 몸통이 그대로 남아있는 한 이 오염된 동시성의 사슬은 끊어지지 않는다. 안테나가 고장 난 채 계속해서 잘못된 주파수를 발송하고 있다면, 조직은 언제든 제2, 제3의 탱크 텀블러 사태를 재발할 불씨를 안고 갈 수밖에 없다.
정용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지 않는 한, 스타벅스를 통한 진실한 커피 체험은 불가능한 일이 된다. 스타벅스의 본질적인 문제는 문화적 안테나 정용진 회장의 퇴진 없이는 절대 해결될 수 없다. 신세계가 스타벅스라는 브랜드의 남은 가치라도 온전히 지킬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꼬리 자르는 행동을 자제하고 문화적 오염원의 핵심인 정용진 회장 스스로가 스스로를 해고(Fire)하는 것뿐이다.
리더가 책임을 지고 완전히 용퇴하여 잘못된 안테나를 철거하지 않는다면, 신세계는 스타벅스 브랜드를 글로벌 본사에 반납해야 마땅할 것이다. 문화의 동시성은 무섭도록 정확하기에, 원인이 되는 뿌리를 도려내지 않는 한 치욕의 역사는 반복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