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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 선한 사람, 아름다운 사람 어떤 차이가 있을까?
착한 사람, 선한 사람, 아름다운 사람
어떤 차이가 있을까?
우리 학생들과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을 많이 듣는다. 왜 착한 사람보다는 선한 사람이 되려는 지를 질문하면 착한 사람들은 남들에게 호구 잡혀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변한다. 선함과 착함을 서로 대립하는 개념으로 설정하고 있는 셈이다.
학생들이 왜 착함과 선함을 대립하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는지 그 근원을 추적해보았다.
착한 사람은 통상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윤리적인(Ethical) 사람을 의미한다. 윤리적인 삶은 사회는 남들과 어울려 사는 세상임을 인지하고 자신의 행동이 남들에게 미치는 영양을 생각하며 사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이 행동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작은 영향도 생각해가며 설사 법적으로 문제가 없어도 이들에게 해가 되는 행동이라면 자제하는 삶을 사는 것이 착함의 정수다. 착함은 법 없이도 상식만 가지고도 살 수 있는 삶을 뜻한다. 법의 처벌이 없어도 상식적 수준에서 남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사는 삶을 착한 삶이라고 규정한다.
선(善)함이란 이 착한 마음의 밭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만의 고유한 진실과 가치가 무엇인 지를 파악하고 이 진실과 가치의 씨앗을 밀알로 심어 가꾸는 삶을 의미한다. 착한 마음에 밀알을 심고 가꾸어 결실을 얻고 이 결실을 남들에게도 맛보도록 나눠주는 삶을 의미한다. 선함이란 기본적으로 착한 마음의 밭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진실의 밀알을 심어서 열매를 산출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착한 마음의 밭은 선함의 필요조건이고 여기에 심을 진실의 밀알은 충분조건이다. 착함이라는 비옥한 밭이 준비되지 못한 사람이 진실의 열매를 심는다면 이 열매는 선한 열매라기보다는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선한 열매로 포장한 것이다.
착함이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윤리(Ethics)의 문제라면 선함은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을 넘어 자신만의 진실로 세상을 더 이롭게 하는 도덕(Morality)의 문제다. 이 문제를 가장 깊이 있게 연구한 칸트는 자신의 묘비명에서 윤리를 넘어선 도덕의 본질을 다음처럼 기술했다. “두 가지가 양심을 채우니, 생각하면 할수록 항상 새롭고 넘치는 감탄과 존경으로 가득 차게 한다. 하나는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이요, 다른 하나는 내 마음 안에 떠 있는 도덕 법칙이다.” 하늘에 빛나는 별은 진리이고 여기서 채취해온 마음의 별이 도덕이다.
윤리적이지만 아직 자신을 입증할 진실의 씨앗을 가져와 자신의 따뜻한 마음에 심지 못해 텅 빈 밭만 가지고 사는 착한 사람들의 공통으로 겪는 어려움이 있다. 사기꾼이 넘치는 세상에서 이들은 사기꾼들의 먹잇감으로 쉽게 전락한다는 사실이다. 사기꾼들은 착한 사람의 마음의 밭이 텅 비어 있음을 호시탐탐 노리는 사람들이다. 텅 빈 비옥한 밭을 목격하고 여기에 자신이 준비한 씨앗을 심으면 대박을 터트릴 것이라고 유혹한다. 밭을 놀릴 거면 자신이 대박을 터트릴 씨앗을 많이 가지고 있으니 밭을 빌려 달라고 요구한다. 이 요구에 굴복해 보증도 서고 어려움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사기꾼은 소출이 생기자 마자 챙겨서 야반도주한다. 물론 잘못한 주범은 사기꾼이지만 마음씨 착한 사람들도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착한 마음의 밭만 가지고 있었지 자신을 선함을 증명할 수 있는 자신만의 고유한 진실의 밀알을 직접 심는 농부의 역할을 하지 못했던 과오가 있다.
윤리적으로 착한 마음을 가지고 사는 선배들이 사기꾼에 의해 탈취 당하는 모습을 보며 청년들은 직감적으로 결심한다. 적어도 선배처럼 나는 착하게는 살지 않을거야라고 결심하지만 사기꾼의 현란한 사기술에 넘어가지 않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자신의 밭에 진실의 밀알을 열심히 키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사기꾼이 꼬여들 이유가 없다.
세상에 지속가능한 성공은 착한 마음의 밭에 자신의 진실을 심어 소출을 남들과 나눌 수 있을 때다.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선한 영향력을 끼쳤다고 평가한다. 선한 영향력을 행사한 댓가로 자신이 투입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환류 받을 때에 가치가 생성된다. 선함을 만들기 위해 자신이 투입한 에너지와 이에 대한 댓가로 환류받은 에너지의 차이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자신이 고유하게 창출한 가치다. 지속가능한 성공은 가성비를 넘어 자신만 고유하게 창출할 수 있는 가치의 질에 의해 결정된다.
진선미(眞善美)도 같은 맥락이다. 착한 마음의 밭에 자신만의 진실을 의미하는 밀알을 심고 이것이 열매를 맺어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눠줄 수 있는 단계가 선한 영향력 속에 담긴 선의 본질이다. 자신만의 밀알에 해당하는 진이 존재해야 선함에 도달한다. 마지막 단계인 미란 이런 착함과 선함을 지향하는 삶이 삶의 국면 국면과 만나 많은 일관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이것들이 하나의 조화로운 꽃 밭이 되어 후세에게도 남겨질 때 달성된다. 자신에 대한 진실이 삶에서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가 되어 온 몸에 체화된 삶을 목격할 때 사람들은 착하고 선한 사람을 넘어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칭송한다.
진과 선을 몸, 마음, 정신으로 체화했을 때 진실한 아름다움이 탄생한다. 진과 선이 없는 미는 산업사회가 꾸밈, 연기, 화장술, 성형 등으로 만든 가짜 아름다움이어서 아무리 화려해도 후세에게 유산으로 전수할 방법이 없다. 진과 선을 통해 피워낸 아름다움만 유산으로 전수된다. 오드리 햅번의 진실을 담은 아름다움과 김건희가 연출한 아름다움의 차이다.
지금은 인공지능이 기승을 부리는 시대다. AI에 의해 꾸며진 화려함을 넘어 인간이 자신의 몸, 마음, 정신의 밭에 진실을 키워 만들어낸 아름다움이 넘쳐 “참 아름답다”라는 감탄사가 여기 저기에서 만발하는 세상을 염원한다. 진짜 아름다움은 인공지능이 아닌 인간만이 만들 수 있음을 각성하자.
